<P> </P> <P>일단 정황설명:</P> <P> </P> <P>지금 사는 집이 다세대주택 반지하, 어설픈 1.5룸이구요. </P> <P><STRONG>부엌(방 바깥) 창문에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늘 한뼘 반 정도 강제오픈</STRONG>;; 되어있어요.</P> <P>집에는 1년 넘게 키워온 고양이가 두 마리 있구요.</P> <P> </P> <P>올 5월 초부터 울 애들 사료라던가 먹다 남은 통조림 등을 조금 덜어서 건물 뒷편 마당에 놔뒀었구요,</P> <P>(사람들이 오고가지 않기 때문에 길냥이들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거든요.)</P> <P>그리고 6월 초쯤, 수컷 두 놈?이 마주쳤는지, 새벽에 울고불고 싸운 일이 딱 한번 있었는데</P> <P>그 탓에 주인아주머니가 뒷마당 급식소를 발견하시고(그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당;;) </P> <P>길고양이 배급 금지령을 내리셨어요... 그래서 안타깝지만... 급식소를 없앴습니다.</P> <P> </P> <P>그때 밥 먹으러 오던 애들 중 임신한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요. (얘가 본글의 주인공이네요 ㅎ)</P> <P>당시 덩치로 보아 아직 청소년 고양이였다고 추정됩니다. 진짜 비쩍 곯아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어요.</P> <P>걔가 6월 초에 출산을 했구요 (매일 오던 애가 그 무렵 한 3-4일 안 오다가 재등장했는데 배가 홀쭉해졌더라고요)</P> <P>급식소에 오던 고양이 너댓 마리 중 유일하게 걔만, 급식소 치운 이후에도 밤만 되면 왔거든요.</P> <P>아까 언급한, "닫을 수 없는 창문" 앞에서 집안을 들여다 보며 진짜 다 죽어가는 소리로 밥구걸을 하곤 했어요.</P> <P> </P> <P>갓 출산한 꼬꼬마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더라구요.</P> <P>저도 그때 막 첫아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서, 같은 엄마;; 입장이 되니깐 괜히 더 감정이입 되고 ㅠ 아무튼;; </P> <P>그래서 얘한테만은 밥을 주게 됐어요;;; (삥 뜯겼다고 해도 되겠네요 ㅋㅋ)</P> <P>어쩌다보니 이름도 지어줬네요, 봉춘이라고.</P> <P> </P> <P>그래도 사람 손은 절대 타지 않았고요. </P> <P>한때는 봉춘이를 미행해서 새끼들까지 찾아다가 다 구조해 볼까 싶어서 시도는 해봤는데, </P> <P>구조한다한들 저도 키울 여건은 안되는데다가</P> <P>봉춘이도 뭐 길냥이 나름의 삶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상 친해지려고 하지 않았어요.</P> <P>그냥 밥셔틀만 한 거죠.</P> <P> </P> <P>그런데 여름이 되니까 얘가 체력이 조금 붙기 시작했는지</P> <P>방충망을 뜯고, 어느 순간부터 집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_- Po셀프급식wer;;;</P> <P>물론 호기심만땅인 집안 고양이놈들도 방충망 뜯기에 일조했구요ㅠ </P> <P>방충망을 고쳐놓으면 또 뜯고 또 뜯고 하기를 반복한 끝에... 걍 포기했어요.</P> <P>들어온다한들 뭘 크게 어쩌는 게 아니라, 그냥 밥만 먹고 휙 가버리니깐... </P> <P>창틀 가까운 데 밥그릇 하나 놔두고, 비워지면 채워놓는 정도?</P> <P> </P> <P>그러더니 급기야 9월쯤인가?부터는 새끼들까지 같이 와서 밥을 먹더라구요 ㅋㅋㅋ ㅠㅠ</P> <P>3-4마리 되는데, 새끼들은 자주 안 오는 걸로 알아요. 진짜 어쩌다가 한번? </P> <P>먹을 걸 전혀 못 구해서 죽을 지경이다 할 때 정도만 오는 것 같더라구요.</P> <P> </P> <P>그리고, 최근. </P> <P>찬바람 불기 시작했잖아요.</P> <P>이제 봉춘이네 식구들이 밤 되면 와서 밥을 먹고, 밥그릇 옆 구석에 가서 밤새 잡니다;;</P> <P>밤중에 부엌에서 뭔가 부스럭거린다 싶어서 방문 밖으로 빼꼼 내다보면, </P> <P>새끼 한 두 마리 정도가 잽싸게 창틀 쪽으로 튀더라구요 ㅋㅋ</P> <P>즉 어두운 부엌 구석에 짱 박혀 있다가 사람 기척 나면 도망치...는 척만 하고 또 기척이 없다 싶으면 도로 들어와서 쉬는 거죠.</P> <P>봉춘이는 아 밥셔틀 아줌마 왔수? 하는 얼굴로 무심하게 쳐다보구요 -_- </P> <P>어쩌겠어요... 걍... 집괭들 쓰던 무릎담요 한 장 깔아줬죠...</P> <P>새끼들은 도망치지만, 봉춘이는 이제 </P> <P>제가 팔을 한껏 뻗어서 이마 두세번 쓰다듬는 정도는 허락해 줍니다.</P> <P>그 이상 접근하려고 하면 나가버릴 듯한 태세를 취하지만요.</P> <P> </P> <P>그리고 오늘. </P> <P>느즈막히 10시 넘어 아침을 먹을까 하고 부엌으로 나가보니깐 </P> <P>봉춘이가 아직도 졸린 얼굴로 구석에 누워있네요.</P> <P>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늘 이른 새벽이면 가버리는데 왠일인지 모르겠어요.</P> <P> </P> <P>이제 여기부터 본격 고민입니다.</P> <P> </P> <P>제가... 월말에 멀리 이사를 가게 됐어요. </P> <P>(원래대로라면 최소 내년 이맘때까지는 이집에 있을 거였는데,</P> <P>그저께 급작스럽게 결정된 일입니당.)</P> <P>아... 봉춘이는 어째야 하나요???</P> <P>빼도박도 못할 겨울인데... 나 아니면 밥 챙겨줄 사람도 없을 테고...</P> <P> </P> <P>데려다가 키울 수 있는 여건은 안 되고. (집괭들 중 한마리가 얘한테 질투를 좀 해요. 같은 삼색이끼리 -_-)</P> <P>임보해 줄만한 사람이 하나 있긴 있는데 타지역 사람이고.</P> <P>새끼들은 이제 6개월령 청소년인데다가 어차피 인간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았으니까 각자 알아서 살아가겠지만,</P> <P>그래도 최근까지는 어미랑 같이 지낸 놈들인데, 억지로 떼어놓는 것 같아 찜찜하고.</P> <P>무엇보다도, 봉춘이가 인간 전반적으로 친화적인 건지, 아니면 우리집만 만만하게 생각하는 건지 판단도 안 서구요.</P> <P>혼자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이 될른지, 사람이 거둬줘야만 할 상태인지를 모르겠어요.</P> <P>일단 겉으로 보기에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은데, 우리집 드나들면서 </P> <P>길고양이 특유의 생존력을 상실한 건 아닌지 궁금하네요. </P> <P> </P> <P>최대한 상세히 설명해야 답도 나올 것 같아서 상세히 썼습니다만,</P> <P>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요약본 들어갑니다:</P> <P> </P> <P><STRONG>- 저한테 밥과 잠자리를 제공 받아온 길냥이가 있습니다.</STRONG></P> <P><STRONG>- 저는 이제 월말이면 이사를 가야 합니다.</STRONG></P> <P><STRONG>- 제가 없어져도 이 길냥이가 살아갈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질 않아요. </STRONG></P> <P><STRONG> 임보를 맡겨야 하나요, 알아서 살라고 냅둬야 하나요?</STRONG></P> <P> </P> <P>고양이 잘 아시는 분들의 도움을 구합니다. 부탁드려요 ㅠ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