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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15826
    작성자 : 가택연금술사
    추천 : 1
    조회수 : 431
    IP : 108.162.***.14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8/14 18:36:46
    http://todayhumor.com/?baby_15826 모바일
    주저리 넋두리 (반말 혼잣말 주의)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나 자신 젊은 시절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렸을 때 엄마 껌딱지였던 건 어렴풋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았었다던가 하는 기억은 없다
    어쨌든 늦둥이 외동딸로 자랐으니 오냐오냐 크긴 했겠지

    암튼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원래 아기도 아이도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그래도 조카가 태어난 후 살짝 모성애 비슷한 걸 느꼈고 
    어른들이 니 배 아파 낳은 새끼는 이쁜 법이다 하시는 걸 곧이곧대로 믿었다

    근데 웬걸
    아기가 조금만 보채고 힘들게 해도 짜증이 치밀었다
    소중하지 않다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 소중하고, 없어선 안될 존재라는 건 분명했는데도
    아이가 커서 말도 하고 생각도 하고 자기주장도 하면 할수록
    아이가 말을 듣지 않거나 버릇없게 굴거나 가르친 걸 기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화가 나고, 화를 넘어 분개하고, 막말도 하게 되고, 급기야 저번에는 빈방에 데리고 들어가 우는 아이 입을 틀어막으며 몇 대 때려주고 말았다.

    그래도 아이는 여전히 어깃장을 놓는다.
    신박한 말과 기발한 행동으로 즐거움을 주는 일이 많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내 마음은 매일 조금씩 더 아이에게 질린다는 느낌에 가깝다

    지겨워

    내리사랑이라고, 둘째에겐 훨씬 더, 부지불식 간에, 다정하게 대하게 되는데, 그마저 요즘은 아이가 커가고 고집과 떼가 늘어갈수록 힘에 부치고 버겁다

    오늘은
    작은 방(애기 재우는 방)에서 번잡스럽게 제멋대로 노는 두 아이를 데리고 버둥버둥 애를 먹고 있다가 
    갑자기 너무 화가 치밀면서 내면에서 뭔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만
    벌떡 일어나서
    "난 이제 니들 그만 볼래
    너무 힘들고 싫다
    니네 둘이 알아서 있어"
    그러고 나와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기묘할 정도로 ㅡ 무슨 유체이탈해서 타인의 시각으로 보는 느낌으로 ㅡ 조용하면서도 덤덤한 목소리였는데   
    말귀 알아듣는 네살박이 첫째는 당황해서 얼음이 되더니 이내 울고불고 일어나 거실로 가버리고
    말귀도 못알아듣는 9개월 둘째는 악을 쓰며 울어댔다
    결국 발걸음 돌려 방에 가서 둘째를 안아들었지만

    몇시간 지난 지금
    내 마음에도 응어리로 남아버렸다

    넘나 피곤한데도 잠이 오질 않는다
     
    나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갈수록 자신이 없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8/14 22:26:59  118.127.***.171  뷔페가고싶따  59398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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