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친절히 안사하는 점원을 뒤로 한채, 나는 서둘러 개를 차에 실었다.

책에는 내가 모르는 동물들이 차례로 제물로 쓰여야 한다고 써있었다.

뭐..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와 사진을 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그쪽에 다녀올 시간이 없었다. 

여기선 살 수도 없는 동물이고 말이다.

고육지책으로 구할수 있는 동물중에 비슷한걸로 골라서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의식을 한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한번 제물을 바치기 시작하면 초기의 7일의 제약은 사라지고,

그대신 3일에 한번씩, 제물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나와있었다.

우선 처음에 쓸 토끼는 충분히 구비해 놓았고, 

송아지 대신 쓸 대형견들을 서울 시내를 이잡듯이 뒤져 

3마리를 구해 놓았다. 아무리 차가 큰 편이라지만 대형견 3마리가

있으니 차안이 꽉 차는 느낌이었다.

"....."

아니, 이게 끝이 아니다. 

제일 중요한 사냥이 남아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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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숙자는 뒤를 힐끗 바라보더니 말했다.

"나 말요?"

나는 최대한 착한 얼굴을 하고선 말을 이었다.

"아.. 사실은 제가 급하게 인부가 필요해서 그러는데..

간단한 일하고 일당 받아볼 생각 없으신가요?"

노숙자는 갸우뚱 하더니 말했다.

"아니 사람이 필요하면 일하고 싶은사람이 쎄고 쎘는데 

왜 나한테 지랄이여..?"

나는 자칫하면 포커페이스를 잃을 뻔했다.

이런식으로 거절한 노숙자가 이미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여러명이 모여있는 노숙자들은 증인이 많아질것 같아 힘들고,

가끔 혼자 움직이는 노숙자들을 노렸건만, 일을 하기 싫어할 뿐더러,

경계심도 엄청나게 높았다.

'쳇.. 쓰레기들 주제에...'

난 한번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말이죠.. 나머지 인부는 다 구했는데 딱 한명이 모자라서 말이죠...

정말 급해서 그래요.. 아니.. 그럼 선불로 일부를 드리면 어떨까요?"

난 싱긋 웃으며 5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들었다.

이 전의 노숙자는 내가 열장을 꺼내들었더니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다가 

그냥 가버렸기에 한장만 꺼낸것이다.

"어때요? 일을 다 마치고 나면.. 두장 더 드릴게요"

노숙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아마, 술맛을 본지 꽤 된 모양이었다.

거의 빌다시피 해서 이 쓰레기를 내 차에 겨우 태울 수 있었다.

차 문을 닫자마자 악취가 코를 찔렀지만 그것을 느낄 수 없을정도로

나는 긴장해 있었다.

"아니.. 이건 뭔 개요? 차에 꽉 채워놨구만"

노숙자는 차를 타자마자 개에 정신이 팔려 상체가 거의 뒷자석으로 

넘어갈 정도가 되었다.

이것을 노리고 개를 사온것은 아니었지만, 잘 되었다.

개 덕분에 내가 스턴건을 꺼내는 것을 들키지 않았으니 말이다.

"악!!!!!!"

노숙자는 한동안 경련을 일으키다가 푹 쓰러졌다.

선팅은 충분히 되어 있었고, 방응도 충분히 되어있었다.

생각보다 비명이 컸지만, 개 짖는소리도 시끄러웠기 때문에 

걱정할 만큼은 아니었다. 

"좋아.. 이제 시작이야..."

나는 떨리는 손으로 핸들을 부여잡았다.

.

.

.

.

얼마나 바라보고 있었을까. 

마른 나무가지 처럼 말라있던 그녀는 서서히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부패가 진행될것 같았던 그녀의 몸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듯

서서히 생기를 되찾고 있었다.

"다영아.. 정말 나에게 돌아와주는거니...?"

난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에 입맞춤을 하려고 했다.

"쾅!! 쾅!! 쾅!! 으아아~~~ 사람 살려~~~~~~!!!!!"

갑작스런 큰 소리에 그녀만 보이던 내 시선이 방안으로 넓어졌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방안을 둘러보았다. 

마치 지옥도를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모습이었다.

온갖 털과 피자국만이, 이곳에 다른 생물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직 제물로 쓰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아 지하실에 가둘때 

음식과 물을 조금 넣어주었더니, 그게 너무 많이 준 모양이었다.

가두어 놓은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저렇게 힘이 넘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아저씨..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까..."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한뒤 밖으로 나왔다.

.

.

.

마침내 그날이 왔다. 

사실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이 돕는지, 제물은 힘이 다 빠진 모양이었다.

날짜는 다가오는데, 저항을 하면 어떻하나.. 하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엇는데 말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스럽게 지하실 문을 열었다.

기본적으로 지독한 냄새에 그동안 지려놓은 똥오줌때문에 형언할수 없는

악취가 풍겨왔다.

"욱.."

나는 서둘러 문앞에 자빠져 있는 제물의 코에 손가락을 대어 봤다.

미세하게 바람이 새어나오는걸 보니 아직 숨을 붙어있는것 같다.

"좋아..."

나는 제물을 화장실로 질질 끌고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냄새나는 것을 그녀에게 그대로 줄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정성스럽게 제물을 씻어준후에 그녀의 방으로 끌고 올라갔다.

얼굴을 꽉 쥐어 입을 벌린뒤에 스프를 먹이기 시작했다.

"커...커걱.....커..."

이미 숨이 거의 떨어진 상태라 그런지 별 말썽없이 진행되었다.

아직 미세하게 부들부들 떨고있는 제물을 내려놓고 나는 단검을 

꽉 움켜 쥐었다. 

"....."

아직 사람은 한번도 찔러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망설임이 다소 느껴졌다.

"에잇"

나는 이를 꽉물고 단검으로 제물을 내리 찍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임은 이내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느 동물보다도 확실히 피가 엄청나게 튀었다.

나는 다시한번 그녀를 쳐다본 뒤에 얼굴에 뭍은 피를 털어내고 

방 막으로 나왔다.

.

.

.

그녀의 모습은 생전의 그것과 같아지기 시작했다.

얼굴엔 생기가 점차 돌기 시작하고,

차갑게 식었던 손엔 서서히 온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휴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사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물을 아직도 못구했기 때문이다.

인간을 잡아들이긴 너무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간을 잡아들여 그녀가 살아났을때 내가 곁에 

있을 수 없다면 안하느니만 못한 일이 되는것이 아닌가.

노숙자 쓰레기들은 어디서 소문을 주워들었는지

극도로 처음보는 사람을 경계했다.

처음에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했어야 했다.

휴우... 하지만 놀고만 있을 수도 없는 심정이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채 하루가 남지 않았다.

"이런 제기랄!!" 

나는 주먹으로 벽을 세게 때렸다.

그녀가 점차 살아나는 것을 볼수록, 그녀를 보기 위해선

꼬리를 잡혀 구속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했다.

아니, 그것보다도 내가 없으면 그녀가 살아날 수가 없는것이다.

"...."

.

.

.

.

시간은 어느덧 6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있자면.. 

절대 이것을 멈춰서는 안된단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쩔수 없다. 납치라도 강행하는 수밖에..'

최후의 생각을 하고서 집밖으로 나서려 하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뭐지..?'

화면을 보니.. 

부모님이었다.

도대체 몇년만인거지...?

그래도...하하....

나는 문을 열고는 부모님을 반갑게 맞이 했다.

"다녀...오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