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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7634
    작성자 : Toxin
    추천 : 10
    조회수 : 734
    IP : 210.121.***.25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5/15 13:40:07
    http://todayhumor.com/?panic_47634 모바일
    [단편] 붉은책 -4
    <p><p>다짜고짜 내가 무릎을 꿇자 철민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p><p><br></p><p>"아니.. 뭔데 그래? 우슨 안으로 들어와.."</p><p><br></p><p>나는 부축받듯이 집안으로 들어가서는 설명을 시작했다.</p><p><br></p><p>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p><p><br></p><p>어쩔수 없었다. </p><p><br></p><p>그리고 번역본이 없다면 .. </p><p><br></p><p>미련도 별로 없었다.</p><p><br></p><p>"...."</p><p><br></p><p>한참을 조용히 듣던 철민이는 내가 설명을 다 마치자</p><p><br></p><p>조용히 입을 열었다.</p><p><br></p><p>"사실.. 번역본이 있어"</p><p><br></p><p>나는 나도 모르게 철민이의 손을 움켜잡을 뻔했다.</p><p><br></p><p>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건 철민이기 때문에 섯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p><p><br></p><p>혹시라도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p><p><br></p><p>"그런데 너.. 정말 해볼생각인거야? 너는 원래..."</p><p><br></p><p>"알아.. 철민아.. 그런데.. 방법이.. 다른방법이 없어...</p><p><br></p><p>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고.."</p><p><br></p><p>애원하는 눈빛으로 철민이를 바라보았다.</p><p><br></p><p>"....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p><p><br></p><p>철민이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향했다.</p><p><br></p><p>'부들부들'</p><p><br></p><p>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p><p><br></p><p>그녀를 다시 살릴수도 있다는 환희인지, 다른 무엇때문인지는 </p><p><br></p><p>잘 모르겠지만..</p><p><br></p><p>한참이 지나도 철민이는 서재에서 나오지 않았다.</p><p><br></p><p>이윽고 참지 못하고 서재로 따라 들어가려는 찰나, 철민이가 </p><p><br></p><p>서재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p><p><br></p><p>그의 손에는 연습장 몇권과, 어떤 물건이 들려있었다.</p><p><br></p><p>"이건.. 뭐야?"</p><p><br></p><p>"아.. 내가 이 책을 번역하다가 말야.. 주술사들이 의식에 쓰는 </p><p><br></p><p>단검이 있다고 하는걸 봤거든.. 실제로 쓰이기도 하고 말이야.</p><p><br></p><p>그리고나서 우연히 골동품점에서 발견해서는.. 사서 가지고 있었어."</p><p><br></p><p>".... 크흑.. 철민아.."</p><p><br></p><p>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p><p><br></p><p>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p><p><br></p><p>그런짓을 했던 나에게.. 도움을 주다니...</p><p><br></p><p>나에게 책과 단검을 건네주다 말고 철민이는 말을 하였다.</p><p><br></p><p>"네가 워낙 그러니까 준다마는.. 이제 너와 나는 모르는사이다"</p><p><br></p><p>... 그렇다 내가 책을 보고 따라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범죄일것이다.</p><p><br></p><p>"그리고 웬만하면 하지는 않길 바란다... "</p><p><br></p><p>이 책의 내용을 알고있는 철민이가 냉정하게 쳐다보며 말하자 </p><p><br></p><p>나는 일순 움츠러 들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p><p><br></p><p>"아아.. 알았어. 아무튼 이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으마.."</p><p><br></p><p>어짜피 이게 없었으면 곧 없어질 목숨이었다.</p><p><br></p><p>나는 번역본을 꽉 쥐고 차로 향했다.</p><p><br></p><p>.</p><p><br></p><p>.</p><p><br></p><p>.</p><p><br></p><p>그 책의 내용은 내 생각보다도 훨신 이상하고 잔인했다.</p><p><br></p><p>하지만 그것보다도 나를 죄어오는건 시간이었다.</p><p><br></p><p>필요한 물품을 거의 다 모으는데 이틀이 꼬박 걸렸다.</p><p><br></p><p>그나마도 돈을 엄청나게 뿌려댄 결과였다.</p><p><br></p><p>"자.. 그럼.. 이걸 그리고..."</p><p><br></p><p>사실 의식 자체는 간단했다.</p><p><br></p><p>책에있는대로 어떤 주문식같은 것을 따라그리고나서, </p><p><br></p><p>그 위에 시체를 놓고, 예의 그 단검을 박아넣은 제물을 옆에 놔두고</p><p><br></p><p>밀실을 만들어 주면.. 되는것이다.</p><p><br></p><p>단지 그에 해당하는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었다.</p><p><br></p><p>갓잡은 닭의 생 피를 물감으로 쓴다던지, 제물에게는 동물의 내장과 여러 </p><p><br></p><p>향신료, 독이 뒤섞인 걸죽한 스프를 먹여야 했다.</p><p><br></p><p>사실 여러가지 의문점이 마구 샘솟았지만 의구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다.</p><p><br></p><p>모든 준비를 다 마친뒤, 우리에 들어있던 토끼 한마리를 꺼냈다. </p><p><br></p><p>우선 주사기를 꺼내 스프를 한가득 머금었다. 그리고나서 토끼에게 천천히 </p><p><br></p><p>먹이기 시작했다. </p><p><br></p><p>이 작업은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했다. </p><p><br></p><p>여러가지 독이 들어있을뿐더러, 정체를 알수 없는 액체였으니까..</p><p><br></p><p>어느정도 스프를 먹이자 토끼를 잠시 발광을 하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p><p><br></p><p>그리고 나서 받은 단검을 주워들었다. </p><p><br></p><p>손잡이가 마치 태아처럼생긴.. 섬뜩하고 뭉툭한 단검이었다.</p><p><br></p><p>그것을 토끼에게 찔어넣은후, 사랑하는 그녀 곁에 놔두었다.</p><p><br></p><p>"...."</p><p><br></p><p>우선 일차적인 준비는 다 끝났다.</p><p><br></p><p>긴장의 끈이 조금 풀렸을까.</p><p><br></p><p>'내가.. 왜 이런걸 하고 있지?'</p><p><br></p><p>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다.</p><p><br></p><p>심지어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서.</p><p><br></p><p>하지만 그것은 물에 빠졌을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랄까.</p><p><br></p><p>막상 준비를 마치고 방안의 모습을 보니 허무함이 밀려왔다.</p><p><br></p><p>물에 빠져서 지푸라기를 잡다가 결국 물속 깊에 빠져들어가는 사람처럼..</p><p><br></p><p>"욱..."</p><p><br></p><p>갑자기 토악질이 밀려왔다.</p><p><br></p><p>나는 급히 방을 나와서는 화장실로 달려갔다.</p><p><br></p><p>"우웨엑...!!!"</p><p><br></p><p>최근 먹은것이 없어 위액만 계속 흘러나왔지만, 토악질은 멈추지 않았다.</p><p><br></p><p>한참을 변기를 붙잡고 있다가 일어났을때, </p><p><br></p><p>무슨 소리가 들렸다.</p><p><br></p><p>"까드득.. 까드득..."</p><p><br></p><p>반사적으로 그녀가 있는 방쪽을 쳐다보았다.</p><p><br></p><p>이상하게도 문은 닫혀있었다.</p><p><br></p><p>'내가 문을 닫고 나왔었나?'</p><p><br></p><p>라는 생각을 할 정신도 없었다. </p><p><br></p><p>온갖 생각이 머리속으로 밀려들어왔다. </p><p><br></p><p>'설마... 설마....'</p><p><br></p><p>책에서 말하길 밀실이 된 후 1시간 후에는 들어가도 좋다고 나와있었다.</p><p><br></p><p>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다시 거실로 나와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p><p><br></p><p>알수없는 환희와 두려움이 속이 아프다는것은 뒷전으로 밀어내 버렸다.</p><p><br></p><p>이윽고 한시간이 지나고,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가 있는 방의 문을 열었다.</p><p><br></p><p>'맙소사...'</p><p><br></p><p>토끼는 온데간데 사라져있었다.</p><p><br></p><p>그 자리엔 단지 피자국이 있을뿐.</p><p><br></p><p>그 피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그녀의 입이 보였다.</p><p><br></p><p>'하....하하하하.....'</p><p><br></p><p>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p><p><br></p><p>정말.. 정말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p><p><br></p><p>하지만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게 사실이라는것을 말해주고</p><p><br></p><p>있었다.</p><p><br></p><p>잠시 멍하니 있다가 번쩍 정신이 들었다.</p><p><br></p><p>'그래.. 이 책이 정말 사실이라면, 이러고 있을대가 아니야'</p><p><br></p><p>나는 서둘러 외출준비를 한 후에 차 키를 잡았다.</p><p><br></p><p>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하고, 잡기 힘든 제물을 잡아야 하니까..</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
    Toxin의 꼬릿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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