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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7616
    작성자 : Toxin
    추천 : 10
    조회수 : 889
    IP : 210.121.***.25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05/15 09:51:55
    http://todayhumor.com/?panic_47616 모바일
    [단편] 붉은책 -2
    <p></p><p></p><p><br></p><p>차에 오르자 다시 취기가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p><p><br></p><p>"짝! 짝!"</p><p><br></p><p>아직 알딸딸한 기운을 떨쳐내고자 뺨을 두번세게 쳤다.</p><p><br></p><p>얼얼한 느낌이 밀려오자 조금 정신이 맑이지는듯 했다.</p><p><br></p><p>"....."</p><p><br></p><p>휴대폰을 잡고 자그시 바라보던 나는, 다시 휴대폰을 보조석에 던져놓고</p><p><br></p><p>시동을 걸었다.</p><p><br></p><p>김철민...</p><p><br></p><p>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p><p><br></p><p>중,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이런저런 짓들을 많이도 했었다.</p><p><br></p><p>부유한 가정, 왕성한 호기심등.. 조건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p><p><br></p><p>우리는 통하는 것이 많았고, 그것으로 인해 첫만남부터 십년지기 친구처럼 </p><p><br></p><p>친해져서는 항상 붙어다녔다.</p><p><br></p><p>철민이의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거의 집에 들어오시지 않았다.</p><p><br></p><p>어머니가 어릴때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그게 이유인지는 알 수 없었다.</p><p><br></p><p>나 역시 부보님 두분이 거의 외국에 나가 계시기 때문에 철민의 마음을 </p><p><br></p><p>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p><p><br></p><p>철민의 아버지가 내 아버지랑 틀렸던 점은  집에 어쩌다가 올때는 자신이 수집하는 </p><p><br></p><p>고서를 몇 박스나 가지고 온다는 점이었다.</p><p><br></p><p>철민의 집은 나와 마찬가지로 2층으로 된 주택이었는데, 서재만큼은 2층까지 </p><p><br></p><p>뚫려있는 구조로 아주 컸다. 그 큰 서재를 책들이 꽉 채우고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p><p><br></p><p>2층높이까지 책이 쌓여있기에 위에 있는 책을 보기 위해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했다.</p><p><br></p><p>난 그날도 철민이의 집에서 둘이 아버지의 양주를 몰래 따서는 홀짝홀짝 먹다가 </p><p><br></p><p>심심해서 서재로 들어섰다.</p><p><br></p><p>"야.. 이건 언제봐도 정말 장관이다.. 언제 이렇게 모으셨대냐.."</p><p><br></p><p>"어휴.. 물어보는게 벌써 몇번째냐? 그래봐야 읽을것도 별로 없는데 뭐"</p><p><br></p><p>말 그대로 세계 곳곳의 고서들이 모여있는 책장이기에 우리 읽을만한 책은 </p><p><br></p><p>별로 없었다. 그래도 가끔씩 책을 뒤지다 보면 그림만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p><p><br></p><p>책도 간간히 있었다. 방중술 따위의.. 그리고 난 그 서재가 웬지 마음에 들었으므로 </p><p><br></p><p>자주 들어오는 편이었다.</p><p><br></p><p>"흐음.. 오늘은 저 위에 칸을 검사해 보실까?"</p><p><br></p><p>난 눈에 띈 책장을 보며 사다리를 가져와 올라갔다.</p><p><br></p><p>철민이 녀석은 이런 내 행동을 하도 봐서 질리는지 딴짓을 하고 있었다.</p><p><br></p><p>"....어? 이건 뭐지.."</p><p><br></p><p>천천히 책장의 책들을 둘러보던 나는 기묘한 책을 발견했다. </p><p><br></p><p>책표지가 붉은 색이었는데,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붉은색이 아니었다.</p><p><br></p><p>무언가 기묘한.. 난 그 기분에 이끌려 그 책을 꺼내 들었다.</p><p><br></p><p>'흠칫'</p><p><br></p><p>그 책의 표지는 가죽으로 되어있었는데, 그냥 일반 가죽이 아니었다.</p><p><br></p><p>뭔가 폭신폭신한.. 한번도 만져본적 없는 가죽이었다.</p><p><br></p><p>"철민아~ 이거봐봐"</p><p><br></p><p>난 딴짓을 하고 있던 철민을 불렀다.</p><p><br></p><p>"야 이거 좀 이상하지 않냐?"</p><p><br></p><p>"음.. 글쎄.. "</p><p><br></p><p>"이거 봐봐.. 가죽도 좀 특이하고.. 이 빨간색도 특이하잖아.. 히히'</p><p><br></p><p>기묘한 느낌.. 그것은 불안함과 호기심이 섞인 것이리라.</p><p><br></p><p>나이가 나이인 만큼 호기심이 앞선 나는 농담을 섞어 철민의 관심을</p><p><br></p><p>끌기 시작했다.</p><p><br></p><p>그것까진 좋았는데, 아무래도 책에 써있는 문자는 영어도 아니고, </p><p><br></p><p>알아볼 수 없는 언어였다.</p><p><br></p><p>"야 근데 이거 어느나라 말이냐.. 알아볼수가 없네"</p><p><br></p><p>"흠.. 이거 프랑스어 같은데.."</p><p><br></p><p>"오~ 잘됬다. 너 제2외국어 불어잖아~ 한번 읽어보자~ 흐흐"</p><p><br></p><p>난 워낙 오컬트나 괴담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 책이 나에게</p><p><br></p><p>즐거움을 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p><p><br></p><p>더구나 영어가 아니라 읽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마침 철민이</p><p><br></p><p>공부하고 있는 프랑스어라니.. 더 기분이 좋았다.</p><p><br></p><p>"음.. 잠깐만 있어봐"</p><p><br></p><p>철민은 금세 호기심이 동했는지 프랑스어 사전을 가지러 갔다.</p><p><br></p><p>난 그 사이에 책을 대충 넘기며 구경을 했는데, 책 사이사이의 </p><p><br></p><p>그림속의 사람들은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p><p><br></p><p>마치 좀비같은...</p><p><br></p><p>'뭐야.. 옛날에도 공포소설 같은게 있었나보지?'</p><p><br></p><p>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동안 철민은 어느덧 사전을 가지고 와선</p><p><br></p><p>내 옆에 앉았다.</p><p><br></p><p>"자 이리 줘봐"</p><p><br></p><p>철민은 이내 집중을 해서는 정신없이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다.</p><p><br></p><p>난 철민이 이런식으로 집중하면 몇시간이고 꿈쩍 않는걸 알기 때문에</p><p><br></p><p>잠시 시켜보다 거실로 나왔다. </p><p><br></p><p>이번에는 어떤 재밌는 내용이 나올지 기대하며..</p><p><br></p><p>얼마나 지낫을까..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던 나는 서재에서 나오는 철민을 발견했다.</p><p><br></p><p>시계를 보니 한시간이 채 안지난 시간이었다.</p><p><br></p><p>"철민아 잘 안돼?"</p><p><br></p><p>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는 것은 일찍 끝났거나, 잘 안되었거나 둘중에 하나일텐데,</p><p><br></p><p>프랑스어를 생각보다 일찍 번역했을리가 없으므로 나는 이렇게 물었다.</p><p><br></p><p>"응.. 앞에 조금밖에 번역못하긴 했지만.. 한번 볼래?"</p><p><br></p><p>난 OK를 외치며 서재로 쪼르르 달려갔다.</p><p><br></p><p>번역한 것을 보니 한시간을 매달린것 치고는 분량이 없어보였다.</p><p><br></p><p>내 눈빛에서 그 생각을 읽은듯, 철민은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기</p><p><br></p><p>시작했다.</p><p><br></p><p>"아.. 이게 프랑스어이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해.. 오래되서 그런지.."</p><p><br></p><p>머쓱하게 웃는 철민을 바라보던 나는 이내 번역을 한 종이로 시선을</p><p><br></p><p>옮겼다.</p><p><br></p><p>완벽한 문장이라기보단 해석이 된 단어 위주로 말을 짜맞추어 </p><p><br></p><p>놓은듯 했다.</p><p><br></p><p>이것은... 아이티... 일주일안에.. 시체.. 주술... 소생...방법...</p><p><br></p><p>소생?</p><p><br></p><p>"야 그럼 이거.."</p><p><br></p><p>철민은 눈빛을 빛내며 내 말을 받았다.</p><p><br></p><p>"그래, 이거.. 소생술을 알려주는 교본같아"</p><p><br></p><p>난 아까 전에 보았던 삽화들을 돌이켜 보았다.</p><p><br></p><p>그래.. 좀비같은것들.. 그게 시체 였나?</p><p><br></p><p>"아.. 바보같아"</p><p><br></p><p>원래 괴담이란 즐길수 있는 한도내에서 즐겨야 재밌는 법이다.</p><p><br></p><p>괴담을 해주는데 강의처럼 해준다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p><p><br></p><p>이내 흥미가 떨어진 나는 말을 돌렸다.</p><p><br></p><p>"그런데.. 아이티?"</p><p><br></p><p>"응, 아마 프랑스의 식민지 였던 모양인데.. 그쪽에 이런 주술이 </p><p><br></p><p>발전해 있는 모양이야. 그래서 프랑스어로 번역되어서 책으로 만들어</p><p><br></p><p>진것 같아"</p><p><br></p><p>"에휴.. 이걸보느니 차라리 좀비영화를 몇편보는게 낫겠다"</p><p><br></p><p>"그래? 난 재미있을것 같은데.."</p><p><br></p><p>"아 됐고, 우리 다른거나 하자"</p><p><br></p><p>내가 고집을 부려 이내 서재를 정리하곤 또다른 것을 하러 갔다.</p><p><br></p><p>그러던 어느날, 우리는 많은 것이 비슷했기에 친해졌지만..</p><p><br></p><p>비슷해선 안되는 것이 겹쳐버렸다. </p><p><br></p><p>바로 이상형이었다.</p><p><br></p><p>철민은 내가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를 오랜동안 짝사랑했던 모양이다.</p><p><br></p><p>결국 내 여자친구는 철민에게 가버렸고, </p><p><br></p><p>그것을 나에게 조용히 고백하던 철민을 한대 후려치고는 내 앞에서 </p><p><br></p><p>사라지라는 말을 내뱉었다.</p><p><br></p><p>사실 지금 그녀에 비한 내 마음에 비하자면, 먼지같은 사랑이었다고 </p><p><br></p><p>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그 당시엔 그게 정말 화가 났었고,</p><p><br></p><p>매일 붙어다니듯이 친했던 우정은 균열 하나로 인해 붕괴되고 말았다.</p><p><br></p><p>다시 철민을 보게 된것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어느날이었다.</p><p><br></p><p>미친듯이 문을 두드려 대는 어떤놈때문에 밖에 나가보니, </p><p><br></p><p>철민이 울부짖듯이 말했다. </p><p><br></p><p>내 여자친구였던 여자.. 아니 철민의 부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p><p><br></p><p>심하게 다쳤는데, 7일이내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평생 장애인으로 살수밖에 </p><p><br></p><p>없다는 이야기였다.</p><p><br></p><p>"...."</p><p><br></p><p>난 내 바지가랑이를 붙잡을듯이 이야기하는 철민을 바라보았다.</p><p><br></p><p>그때 나는 어떤 눈빛을 하고 있었을까.</p><p><br></p><p>과연 그 액수는 상당히 많았다. 철민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p><p><br></p><p>다른 친구에게 얼핏 듣기로는 가업이 좀 기울어져 다른 재산도 모두 정리했고</p><p><br></p><p>남은 것은 집뿐이라고 했으니.. 아마 그 금액을 만들수 없었으리라.</p><p><br></p><p>"제발.. 부탁이다.. 동욱아..."</p><p><br></p><p>사실 우리집은 그 사이에도 꾸준히 재산을 늘려왔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p><p><br></p><p>액수는 아니었다. </p><p><br></p><p>그순간,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왔다.</p><p><br></p><p>너의 부인..? 내 여자였는데.. 네가 뺏어간 여자잖아...!!!</p><p><br></p><p>"미안하다. 요새 우리집도 사정이 좀 안좋아서.."</p><p><br></p><p>난 귀찮다는듯이 날 붙잡고 있는 철민을 떼어내고는 이내 문을 닫아버렸다.</p><p><br></p><p>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후  나는 우연히 운명적인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p><p><br></p><p>그리고.... 현재까지 다다른 것이다.</p><p><br></p><p><br></p><p>"......."</p><p><br></p><p><br></p><p><br></p><p>"끼익"</p><p><br></p><p>과거를 추억하다 보니 어느덧 철민의 집에 도착했다.</p><p><br></p><p>10여년만에 찾은 철민의 집은..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였다.</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p><p></p>
    Toxin의 꼬릿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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