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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Toxin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08-08
    방문 : 1709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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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45891
    작성자 : Toxin
    추천 : 3
    조회수 : 1254
    IP : 91.103.***.2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4/18 13:12:43
    http://todayhumor.com/?panic_45891 모바일
    [자작 단편] Others (스압)

    안녕하세요.. 


    하드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10여년전에 썼던 단편이 나오더군요.. 


    보고 나니 왜 본인스스로 창피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창피함을 나누려.. 글을 올립니다 ^^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있을수 있으나.. 용서하세요 중학생이 뭘 알았겠어요 ^^;


    장르는 중2병 + 짬뽕물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


    (혹시라도 3편 기다리시는 분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쓰는중이에여)









    .

    .

    .

    .

    .




    쏴아아아.....

    "철컥"

    하늘의 구멍이 뚫린듯 세차게 내리는 비도 리볼버의 장전소리를 삼키지는 못했다.

    "훗"

    총을 겨눈 사내의 비웃음과 같은 소리가 들리자 맞은편에 있던 사내는 천천히 등을 돌렸다.

    '휘이이잉~'

    25층 아래의 풍경은 여느때와 다르지 않았다.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 차들...

    사내는 서서히 난간위로 올라섰다.

    "어...어엇...."

    총을겨눈 사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내는 조그마한 풍경위로 몸을 던졌다.




























    쿵!!!!!














































    "어이, 일어나!!"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에 난 눈을 떴다.


    "어휴.. 이제야 일어났냐!"


    "넌...누구냐?"


    눈을뜨자 그 앞에는 하얀옷을 입은... -마치 드레스와도 같은-...

    소녀가 앉아서 나에게 핀잔을 주고 있었다.


    "난.. 분명 뛰어내렸는데? 난 죽지 않았나?"


    "에이... 너도 어리버리야?"


    소녀는 조용히 옆걸음질 치며 자신의 등뒤에 풍경을 보여줬다.

    그 풍경은 참으로 잔혹했다. 머리는 터져 뇌수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고, 눈알은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새카만 구멍만

    보일뿐이었고, 목도 이상한 형태로 굽어져 있었다.


    "저거... 나야?"


    퍽!


    "아야... 왜때려!!"


    "이자식봐라.. 난 이래뵈도 너보다 100배는 더 사신 분이다. 존댓말 못하냐!"


    "저..저거.. 나에요?"


    앳된 외모에 비해서 꽤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난 나도모르게 존댓말을 써버렸다.


    "그럼 임마, 보고도 모르냐?"


    "그럼 난 뭐야...요? 난 어떻게 된거에요? 당신은 저승사자인건가요?"


    "뭐.. 그렇게도 부르지..."


    씨익 미소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소녀는 이어 말했다.


    "어리버리한 너를 위해 특별히 설명해주지. 넌 죽었어. 그리고 넌 지금 영혼만 있는 상태야."


    "그렇게 말해도..."


    나를 노려보며 다시 등뒤를 가리키는 소녀때문에 난 다시 내 시체를 보게 되었다.


    "우욱... 아.. 알겠다고요... 근데... 이제 뭘 어쩌자고요?"


    그래... 나 죽었다. 25층에서 뛰어내리고 산게 더 이상한거지....


    "난 안내자일뿐이야... 넌 죽게되어 영혼상태로 있게 되었으니... 이쪽세계의 룰을 설명해주러 온거야"


    "흥..."


    "퍽!"


    코방귀를 뀌며 비웃는 나를 한번더 쥐어박은후에 소녀는 말을 이어갔다.


    "사람은 선한사람과 악한사람이 있지...? 선한사람은 영혼이 되면 다시 재탄생의 기회가 주어지지..."


    "헤에...? 환생...? 그런게 정말 있긴있었네..."


    말을끊는 나를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던 소녀가 날 다시 쥐어박았다.


    "야. 말끊지 말고 잘 들어. 한번더 끊으면 바로 지옥으로 보낸다"


    "풋"


    인상을 험악하게 쓰고 진지하게 말하는 소녀의 말을 듣다가 난 나도모르게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지옥? 그런게 어딨어... 난 무신론자라고요..."


    내 말을 듣고 소녀도 미소를 머금으며 무서운 표정으로 말했다.


    "흥... 너희들이 알아듣기 쉽게 말한것뿐이야 그건... 그곳에 가게되면 넌 차라리 죽게 해달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고통을 말이지... 2천번을.. 받고 그보다 배의 고통을 2만번, 또 그 배의 고통을 2억번 받게되지...

    그리고는 무(無)... 넌 무(無)로 돌아가는거야. 뿅! 하고 사라진다는 말이지 그게 무슨말이지 알아?"


    흥...

    도대체 무슨소릴 하는거야...


    "그건 됬고...요... 아까 설명하던거나 마저 해주시죠"


    이제야 이야기의 주제가 어긋낫다는걸 알아차렸는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소녀는 말을 이었다.


    "흠..아까 어디까지 말했지? 아... 재탄생... 선한영혼은 재탄생의 기회가 주어지지....

    하지만...넌... 악한영혼같구만... 생전에 죄를 많이 지었네? 뭐 여기서 일일히 나열하진 않겠지만말야...

    아무튼... 악한영혼이 재탄생의 기회를 받으려면 조건이 필요하지...더구나 넌 자살.....

    자살을 한 사람은 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 재탄생을 하려면 말야"


    "흠... 그게 뭔데요?"


    "한명의 영혼을... 데려와야해."


    "헹.. 어떻게요?"


    "쟤처럼"


    소녀가 가리키는곳을 쳐다보자 이상한 광경을 보게되었다.

    어느 이쁘장한 소녀의 뒤에 어떤 음침하게 생긴녀석이 따라붙고 있었다.

    세상에서 말하는 귀신... 그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


    "저렇게?..요? 저게 뭔데요..."


    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거야...


    "영혼이 된 네가 보통 사람과 접촉할수있는건 꿈뿐이야. 만약에 네가 그냥 죽은 보통 영혼이라면 말이지. 그런데 넌 상황이 틀려.

    자살을 했기 때문이지... 자살을 한 영혼은 아주 악질이 되버린다구...."


    정말 싫다... 라는 표정을 한번 짓고는 소녀는 말을 이었다.


    "자살을 한 영혼은.. 특별히 '기회'를 쓸수있어... 단 한번, 단 한사람에게만..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를 의지대로

    느끼게 할수있다 이거지..."


    "헤에..."


    "다시 저길보라고"


    다시 자세히 보니 아까 그 음침한 녀석은 그 소녀의 귀에다 대고 뭔가 계속 소근소근 대고 있었다.

    그 소녀는 얼굴이 점점 창백해 지더니 결국 귀를 막고는 줄행랑을 쳐버렸다.

    음침한 녀석은 신난듯이 그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


    "저게?...요?"


    "응. 저 놈은 저 소녀에게 '기회'를 쓴거야. 단 한번의 '기회' 말이지."


    "헤... 그건 어떻게 쓰는데요?"


    "그냥 생각만 하면되. 이 사람에게 '기회'를 쓰겠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 될거야."


    "헤..."


    멍하니 듣고 있던 나에게 소녀는 강조하는듯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이야..! 잘들어...!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49일이야.... 알겠어?

    넌 악한영혼이니... 49일이 지나면 넌 아까 내가 말한 지옥으로 가게되... 알겠어?"


    "흠... 알았어요. 그러니까 즉 한명만 자살시키면 된다.. 이소리죠?"


    노골적으로 말하는 나를 보며 소녀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뭐... 그렇지... 아무튼.. 수고해! 난 바빠서 이만!"


    소녀는 점점 희미해지는듯 하다가 사라져버렸다.


    '흠... 이젠 뭘하지?"


    어느새 왔는지 경찰들이 내 시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구경꾼들을 제지하며 천같은것으로 가려놓았다.


    '흥.. 내가 보기에도 역겨운걸... 수고하셔'













































    터벅터벅...

    이렇게 길을 걷고 있자니 도저히 아까전에 죽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금방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나 말고도 죽은사람이 꽤 많은가보다. 보통사람보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나처럼... 그건 즉 영혼이란 소린데... 세상에서 말하는 귀신들....

    헤에... 귀신이 보이다니... 하긴... 나도 귀신이 된 판인데...

    다행히도 영혼들은 죽은 그대로의 모습은 아닌것 같아보인다. 휴.. 얼마나 다행이야...

    죽은 모습 그대로였음... 난 토악질을 하느라 몇일을 소비했을걸....


    '힐끔'


    참 민감한 아가씬가보다. 걸어가다가 내 앞에 서있던 남자영혼이 있는 방향을 쳐다본다.

    잠시 그쪽을 쳐다보던 여자는 뭘 잘못봤나 하는 표정으로 가던길을 간다.

    그런데 내 앞에 서있던 남자는 그 여자를 슬슬 따라간다.

    어휴.. 아가씨 어쩌나... 그러게 왜 쓸데없이 쳐다봐가지구....고생길이 훤하겠구만...

    저 남자도 자살한 영혼인가...?

    난 따라가서 어찌 하는지 구경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


    '흥... 됐다... 무슨....'


    다시 난 가던길을 재촉했다. 이왕 죽었으니 해보고싶었던거나 다 해버릴까? 여탕에 들어가볼까?

    아님..? 헤.... 상상만으로 흥분되는구나...


    '엇?'


    아까전의 그 여자애다.

    여전히 그 음흉하게 생긴놈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고...

    골목으로 뛰듯이 걸어가는 여자아이를 난 따라갔다.

    헤... 이런곳에 무당집이 있었나?

    내가 눈치100단이 아니더라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난 금방 눈치 챌수있었다.

    여자애 뒤에 있던 음흉하게 생긴녀석이 나를 바라보고는 씨익 웃는다.


    '우웩...'


    여자는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총총걸음으로 그 무당집으로 들어갔다.


    "무슨일로 찾아왔느뇨..?"


    무당으로 보이는듯한 아줌마가 묻는다.


    "저... 매일 꿈에서 귀신이 나타나다가... 요즘엔 꿈속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 귀신이 보이고... 때론 환청까지들려요.."


    말하는 도중에도 그 여자애의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지고 있었다.


    "흠...귀신이 씌였어...귀신이...!!"


    "暗食貴節構骨舞..........."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지껄이던 무당아줌마가 말했다.


    "결혼을 못해서 죽은 총각귀신이야..! 내 부적 하나 써주지..! 그럼 괜찮아 질거야..!"


    "풋...낄낄낄..."


    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지금 말하는 동안에도 음흉한얼굴을 한 녀석이 얼굴이 닿을정도로 가까이서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무당아줌마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될까?































    "자 여기 부적이야"


    "네.. 감사합니다..."


    난 부들부들떨리는 손으로 부적을 건네받는다.

    벌써 귀신이 보이고 환청이 들리기 시작한게 몇일이 지났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난 너무 힘들고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제발 이 부적이 효과가 있기를...


    ".....어"


    부들부들....

    희미하게 들려오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듯한 말이 들려오자 내 몸은 즉시 반응을 보였다.


    "소용..없...어"


    "끼아아아악~~~~!!!!"


    난데없이 소리를 지르는 나를보며 무당아주머니가 되려 겁을 먹은 모양이다.

    복채를 받을 생각도 안하고 하얗게 질려 나를 쳐다보고있는다.

    그러다가 눈을깜박이는 찰나의순간... 어느새 그 남자는 무당아주머니 뒤에 서 있었다.

    내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대고, 온몸이 짜릿짜릿할정도로 전율이 흘렀다.


    "으..으...."


    이젠 비명소리조차 나지 않는다.

    겁에질린 눈초리로 무당아주머니머리위를 계속 바라보자 무당아주머니는 소리쳤다.


    "빠...빨리 나가!!"


    난 쫓겨나다시피 그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


    빤히 쳐다보던 부적을 바닥에 던져놓고는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나를 쫒아오는 목소리까지 던져놓고 올수는 없었다.


    "죽....어.....그럼....편해져......"





















































    터벅터벅

    사소한 볼일을 마친 나는 아직도 하염없이 걷고있었다.

    죽은몸이라 그런지.... 여탕엘 들어가봐도 별 감흥이 나질 않았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지나가는 중학생을 보고는 고개를 내밀어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았다.


    4월 12일 (월) 7:50


    벌써... 3일째인가...

    피곤하지 않은 몸뚱아리를 이끌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3일이란 시간이 지나버렸다.


    '46..일...남았군'


    자는시간이 없으니 하루가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꾸 저승사자 소녀가 말했던 '지옥'이라는 곳이 맘에 걸린다.

    어느정도의 고통이길래.. 그렇게 정색을 하면서 말을하는건지... 바늘이 손톱사이로 파고드는 아픔보다

    고통스려울려나...?


    "킥"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나를향해 한번 비웃음을 날려주고는 난 가던걸음을 재촉했다.














































    "죽...어....죽...어...."


    매일같이 듣는소리에 익숙해질법도 하지만 난 그런 인간이 되지 못하나 보다.

    정말 죽을것만같은 공포... 잠을자면 더욱 시달리게 되는걸 뻔히 알기에...

    벌써 잠을설친지3일째... 귀신이 붙기전에는 제법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나지만...

    거울을 쳐다보니 뼈만앙상하게 남아 공포어린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인만 있을뿐이었다.


    "흑....흑흑...."


    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왔다.

    왜 나에게? 도대체 왜 이런일이...

    이것이 꿈이라면 당장 깨고싶었다.

    하지만 이건 현실이었고 잔인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훌쩍...민준아..."


    나도모르게 민준이 생각이 들고 말았다.

    언제나 나를 지켜주겠다며 미소짓던 그....

    눈물을 글썽이는 나에게 매몰차게 이별이란 말만 주고는 가버린 그....

    난 깊은 슬픔에 매일을 보냈었고...

    마침내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다.

    하지만 깨어보니 병원이었고...

    그 고통을 되뇌어 보니 다시 자살을 시도할 용기조차 들지를 않았다..

    그때부터였다.. 나에게 귀신이 씌였던건...


    "죽....어...."


    귓가에서 맴도는 목소리에 난 더욱더 흐느끼며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썼다.

    소용없는걸 알면서도.....
















































    '......'


    걷다가 문득 그 여자애 생각이 들었다.

    왜 가끔 그 얼굴이 떠오르는거지..?

    아... 맞다...

    난 비로소 내 머리속에 있던 자료와 그 여자애의 얼굴을 일치시켰다.

    그 애는... 민지와... 많이 닮았구나...

    나에게도 가슴아픈 첫사랑의 추억은 존재하고 있었고...

    그 주인공은 민지였다.

    언제나 해맑은 웃음으로 나에게 행복을 안겨주었던 그녀...

    하지만 그 웃음은 거짓이었고

    난 그것을 알아버렸다.

    그때부터였나? 내가 사랑이라는것을 믿지 않은게...


    '피식'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벌써 몇년전 일인데... 아직도 그 생각이 나다니...

    이런 생각에 빠져 길을 걷다보니 익숙한 길이 나왔다.


    '어?'


    이곳은... 내가 죽었던 그곳이군...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니 다시 그곳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혹시 그 애를 다시 만날수 있을까?

    쓸데없는 생각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나였다.














































    죽음이야 말로.... 나의 유일한 안식일것이다.....

    요즘 내가 겪는 일은 한달이 채 안되어 나에게 이런 생각을 심어주었다.

    오랜만에 집을 나서 거리를 걸었다.


    "....."


    그의 소원대로 죽으려는 마음을 먹어서일까. 그 너무도 싫은 속삭임은 들리지 않았다.

    그냥 마음가는 대로 걷다보니 난 어느 건물 옥상에 올라가 있었다.


    ".....이제 모든게 편해질거야"


    죽음을 앞두고 격양되어 있기때문일까. 이상하게도 공포스럽지 않았다.


    '탁'


    난간에 다리를 딛고 올라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무섭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짜피 난 한번은 죽은 인간...

    드디어 하늘나라로 가는구나.....

    뛰어 내린다는 생각이 들자 내 고요한 마음과는 반대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잠깐!!"



















































    그 여자애가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자

    난 속으로 아차 싶었다.

    그 기집애가 말하던 그 '기회'라는것... 난 그걸 써버린건가?

    제기랄.. 난 기회를 쓰겠다는 생각따윈 가지지 않았었다구...

    그녀는 날 딱 봤을때 나 역시 사람이 아니라것따윈 금방 알아차렸으리라..

    큰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이내 옆에 서있던 음흉한 놈을 보고선 이내 공포가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뛰어내릴 타이밍을 뺏겨버린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그저 공포에 떨 뿐이었다.


    "이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리 오라구"


    그녀는 마치 내말에 이끌리듯 난간에서 내려왔다.

    동시에 내 말이 끝나자마자 음흉하게 생긴녀석이 나를 째려보던것을 멈추고 내 쪽으로 달려오기시작했다.


    '퍼억!'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벌써 귀신생활에 익숙해져버렸는지, 나도모르게 주먹이 그냥 통과할거라 생각하고는 멍하니 있었던게

    문제였다. 음흉하게 생긴녀석의 비리비리한 펀치는 그대로 내 얼굴에 클린히트해버렸고

    무방비상태로 날라가버린것이다.

    그 기세를 몰아서 넘어진 나를 발로 이리저리 차던 그 녀석의 급소를 발로 차버렸다.

    그 녀석은 움찔하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나에게 달려왔다.


    '헤에... 이런 공격은 영혼한테는 먹히지 않나보군'


    하지만 그 약간의 시간은 내가 재정비를 할수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c발... 내가 이래뵈도 한주먹하는 놈이었다구..."


    예상대로 그 놈은 싸움이라곤 한번도 안해본듯한 비리비리한 녀석이었다.

    나는 그녀석을 흠씬 밟아주었지만 영혼은 대미지를 안입는듯이 나에게 계속 달려들었다.

    하긴.. 나도 아까 아프진 않았어..

    그렇게 난 그녀석을 때려눕히고, 그 녀석은 다시 일어서서 달려들고...

    그러던 와중이었다.

    그 녀석이 갑자기 움찔하더니 여자애 쪽을 쳐다봤다.

    지금 무슨일이 일어나는건지 영문도 모르는채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던 그녀는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다.


    "뛰어.. 뛰어내리라고...!! 시간이 없어..."


    그 녀석은 여자애쪽으로 급히 뛰어가며 외쳤다.

    아직도 멍하니 난간쪽에 서있던 그 여자애는 이 녀석이 뛰어가자 어쩔줄 모르고 당황하는 눈치였다.


    '탁'


    난 그녀석의 머리를 붙잡고는 저 옆으로 던져버렸다.


    '쿠당탕탕'


    그 녀석은 구르면서도 시선은 여자에게서 떼지 않고 계속 뛰어내려..뛰어내려.. 이렇게 외쳤다.

    그때였다.

    그 녀석의 뒤에서 시커먼 구멍같은것이 생기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 구멍은 이내 사람크기만큼 커져서는

    그 녀석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으...으아아악!!"


    그 녀석은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쳤지만 그 상황을 막을수는 없었다.

    그녀석은 구멍에 먹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내 정적만이 감돌뿐이었다.


    '털썩'


    난간쪽을 바라보니 그 여자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난간에 기대어 주저앉아버렸다.

    난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봐"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좋은구경을 했으면 대가를 지불해야될것아냐..."


    그녀는 눈이 커짐과 동시에 더듬거리며 겨우 대답을 했다.


    "어..어... 어떤...거요?"


    "네 영혼"


    난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미 그녀는 내 말을 듣자마자 또 패닉상태에 빠진모양이다.


    '귀엽다...'


    나도 모르게 그런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생각을 바꾸고 말을 툭 던졌다.


    "이봐 아가씨"


    이젠 눈물까지 그렁그렁맺힌다. 아우.. 더이상은 못봐주겠구만..


    "얼른 가보라고? 방금 봤다시피 널 괴롭히던 놈은 사라져버린 모양인데?"


    그녀는 주춤주춤 일어선다. 머리속으론 지금 정신없겠지...

    눈빛엔 아직 공포감과 의심이 배어있었다.


    "이봐.. 나도 악령이라구... 빨리 안꺼지면 나도 확 붙어버린다?"


    그녀는 내말을 듣자 이내 자세를 추스르고는 옥상입구로 뛰어갔다.

    아니 뛰어가려했다. 이미 풀려버린 다리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고, 휘청휘청거리며

    거의 반은 뛰고 반은 기는듯이 옥상입구를 향해 내달렸다.


    "킥.."


    난 우스꽝스런모습에 피식 웃고말았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사라져버렸고 다시 정적이 흐를 뿐이었다.


    "휴우...담배 한대가 생각나는구만..."


    난 난간에 기대어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젠 모두 끝인가보다. 머리속에선 그녀를 따라갈까.. 아니면 다른사람의 꿈속에서라도...

    이런생각이 샘솟았지만 별로 내키지 않았다.


    "에이.. 모르겠다.."


    난 눈을 감았다.














































    "헉...헉....헉....."


    난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마치 마라톤 완주를 한듯한 나의 모습을 신기한 듯이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을뿐.


    "끼-익-"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내 방에 돌아와 침대에 앉았다.

    비로소 살아있다는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뚝..뚝..'


    눈물이 샘솟기 시작했다.

    그 눈물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으며 난 통곡을 하듯 엉엉 울었다.

    우는 이유는 알수없었다. 그냥. 울음이 나오는것뿐이었다.


    "...."


    일어나보니 깜깜한 밤이었다.


    '꼬르륵'


    갑자기 허기짐이 몰려왔다.

    난 반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도 없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난 힘없이 일어나 냉장고문을 열었다.

    냉장고엔 제대로된 반찬은 거의 없었다. 밥통을 열어보니 역시 노랗게 쉰 밥만이 있을뿐이었다.

    지난 몇주일간을 회상해보았다. 제대로 밥을 먹었던적이 있었던가..


    "휴우..."


    나는 한숨을 쉬며 어쩔수없이 밥을 퍼내어 공기에 담았다.

    냉장고에선 대충 먹을수 있을만한것들 몇개를 꺼내어 놓았다.


    "우물우물..."


    맛있었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밥보다 맛있었다.

    살아있다는... 내가 살아있다... 그런 생각이 내 머리속을 지배했다.

    지금까지의 일은 마치 꿈을 꾸고 일어난듯 했다.


    "흑....흑흑...."


    난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문득 그 남자가 떠올랐다. 내가 죽기 직전에 나를 구해주었던 그 남자...

    아니.. 과연 구해주려는 것이었을까.. 나는 고개를 크게 저었다.

    이젠 그런것 따윈 죽을만큼 싫었다.

    난 또다시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었다.














































    "헉...헉....헉...."


    탁탁탁... 하이힐소리가 급한듯이 소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찾아온곳은 막다른 골목이었다.


    "터벅. 터벅. 터벅"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뒤에선 누군가 다가오고있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히..히익.. 도.. 도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


    이미 그녀앞으로 다가선 남자는 가슴에서 단도 하나를 꺼내었다.


    "사...살려주세요!!"


    눈물범벅이되어 비명을 지르는 그녀에게 그는 한걸음 더 다가섰다.


    푹-


    그녀는 곧 인형처럼 얌전히 바닥에 뉘여졌다.


    '하아....하아....'


    미세하게 들리는 숨소리만이 그녀가 아직 숨이 붙어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푹-


    그는 거리낌 없이 누워있는 그녀에게 단도를 쑤셔넣었고

    그녀의 미세한숨소리 마저 곧 사라져버렸다.

    그는 단도를 그녀의 옷으로 잘 닦은후에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슥 잘라내었다.

    그리곤 자신의 코에 가져와 냄새를 맡았다.


    "크으...크...."


    그는 마치 오르가즘을 느끼는듯이 온몸을 떨었다.

    그러나 곧 미리 준비해온 기름종이를 꺼내어 머리카락을 잘 싸서는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

    칠흙같이 어두운, 달님도 볼수 없었던 그런 밤이었다.














































    짹.. 짹짹...

    나는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었다.

    몇일이 지났을까...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일어자마자 주위를 살핀다. 그리곤 안도의 한숨을 쉰다.


    "휴우.."


    하루하루가 이렇게 소중한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 하루하루를 보낼수록 그 남자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얼른 가보라고? 방금 봤다시피 널 괴롭히던 놈은 사라져버린 모양인데?"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를 본것은 고작 몇분 사이지만 그가 이상하게도 나에게 호의적이었던것 같은건 사실인것 같았다.

    아직도 나에게 나타나지 않은걸 보면말이다.


    "스윽"


    난 결심한듯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어서는 몇일전의 그 옥상으로 향했다.

    그는 과연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

    물론 그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난 그 건물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저....저기...."


    난 눈을 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난 손하나 움직이지 않고 이자리에서 계속 누워있었다.

    그냥 새소리와 다른 소음들을 벗삼아 가만히 아무생각없이 누웠는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옥상입구 저 쪽에서 그녀가 서있다.

    아직 삐쭛삐쭛하게 긴장하고있는 그녀를 보자 다시 웃음이 터져나왔다


    "픕...하하하하"


    하지만 곧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다시왔어... 이젠 너한테는 볼일이 없다구"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는 듯 멍하니 서있었다.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 저를 왜 살려주신거죠?"


    어느새 내 옆으로 왔는지 내 옆에서 말하는 소리가 내 귀로 들어왔다.

    난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


    "일부러 그런거 아냐... 난 너땜에 딱한번있는 '기회'까지 써버렸다구... 얼른 가...너한테 붙기전에.."


    그녀는 또 잠시 말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다. 뭔가 골똘히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저.. 그래도... 절 도와주셨으니... 뭐 도울 일이라도..."


    참 답답한 인간이다.

    저러니 귀신이 붙지...


    "야! 너한테 확 붙어버릴까? 왜이렇게 잔말이 많아!"


    참.. 멍청하도록 착한 여자다.

    도울게 없냐니...


    "풋"


    내가 소리 지르자 겁먹은듯이 움츠려있던 그녀가 웃음소리를 듣고 의아한듯이 나를 쳐다본다.


    "그래... 한참동안이나 사람이랑 말을 못했더니 나도 심심하던 차였어... 운 좋은줄 알라구..."


    난 내가 죽은 후에 일어난 일을 주욱 - 말해주었다.

    그동안 아무와도 대화를 할수 없던점이 나를 수다쟁이로 만들어 주었다.

    대충 설명이 끝나고 이젠 그녀에겐 다른 귀신이 붙을일 없으니 안심하라는 말까지 이어졌다.


    "....."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흠.. 이유없이 당했던 일보단 이렇게 이유를 설명해주면 납득이 가겠지..


    "그럼 아저씨도.. 자살?"


    난 누워있던 상체를 일으켜 세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봐.. 누가 아저씨야! 난 이래뵈도... 에.. 아니다"


    난 다시 털썩 누웠다.


    "풉.."


    그녀의 웃음소리에 난 다시 발끈해 한마디 하였고

    그녀는 다시 작은소리로 웃었다.


    "야! 왜 자꾸 나한테 다가서는거야.. 난 귀신이라구! 쳇.. 그러니까 귀신따위가 들러붙지..."


    그녀는 갑자기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잠시후에 어깨가 들썩 거리는걸로 봐서 뭘 하는지는 나도 알수 있었다.


    "아... 이런 제길... 알았다고...."


    난 상체를 일으켜 그녀의 옆에 앉았다.















































    시끌시끌....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없었다.


    "재밌죠?"


    난 생글거리며 조용히 말했다.


    '흥.. 갑자기 무슨 영화야.. 난 살아있을때도 영화따윈 쳐다보지도 않았다구'


    "헤에.. 아깐 완전 영화에 빠져서 정신없이 보던데요?"


    '무...무슨!! 아니야!"


    굳이 손까지 내저으며 강하게 내젓는 그.

    나는 그런 그를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지었다.


    "...."


    우리는 말없이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 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있죠. 오빤 무지 잘생긴거 알아요?"


    '흥. 당연하지'


    "헤... 그렇게 하늘높은줄 모르는 콧대도 비슷하네요..."


    난 앗차 싶은 마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 그런놈 따윈 다 잊어버리라고'


    그를 만나러 갔던 그날... 우리는 밤을 새워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

    내가 자살을 시도했던것도.. 그후에 귀신이 씌였던것도..

    내가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냥 덤덤하게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난 너무 고마웠다.


    '... 죽고나니깐 영화값이랑 밥값은 굳어서 좋다. 그치?'


    갑자기 튀어나온 그의 생뚱맞은 소리에 난 다시 미소를 머금을수 있었다.


    "하하하....앞으론 데이트는 귀신이랑만 해야겠네요"


    '농담으로라도 그런소리 하지마라...에휴...'



































    .... 그녀와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

    그녀와의 시간은 내가 굳게 닫고 있었던 마음을 열만큼 내게 충만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


    "오빠... 기일이... 4월 9일이라고 했죠?"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알고있는것이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오빠...."


    "됐어. 내일 뭐할지 궁리나 하자"


    난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금방 울음을 터트릴것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

    마치 끝없는 행복일것 같았던 시간은 점점 끝으로 치닫고 있었다.












































    '잘잤어?'


    잠에서 깬 나를 향해 그는 조용히 말을 붙인다.


    "응.... 저기 있잖아..."


    난 말을 하려다 말고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올려다보니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간밤에 꿈을 꾸었다.

    시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그와 영원히 같이 지내는꿈...

    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나도모르게 한숨이 나와버린것이다.

    나는 하다만 말을 이어갔다.


    "오빠.. 혹시 오늘 내 꿈에 들어왔었어? 꿈에 오빠가 나왔었거든..."


    '아니? 내가 들어가려면 매일 들어갔겠지.. 근데 내가 들어가면 니 몸에도 무리가

    가기때문에..왜? 무슨꿈이길래..'


    "아니... 아니야"


    난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도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우리 둘다 알고 있었다. 오늘은 49일째..

    오늘이 마지막 이라는걸..


    "오늘은 우리 거기로 가자"


    싱긋 웃어보이며 난 속삭였다.

    어디라고 정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약속한듯이 그 곳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처음만난 그 옥상으로..

    우리는 말없이 마주 앉아있었다.

    서로 얼굴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난 결심한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는 갑자기 일어난 날 보고 놀란듯이 쳐다보았다.

    난 천천히 난간위로 올라섰다.


    "야..!! 너....너...!!"


    그는 당황해 소리친다.

    난 난간에 올라선채로 뒤를 돌아 그를 쳐다보았다.


    "오늘 ... 마지막이잖아..."


    내 말에 뭔가를 직감한듯한 그는 연신 나를 끌어내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저 내몸을 통과할 뿐이었다.


    "어짜피.. 난 죽은 목숨이었어.."


    그는 내 말은 신경도 쓰지 않는듯 내 몸만 휘저을 뿐이었다.

    난 천천히 뒤를 돌았다.

    불과 얼마전에 본, 그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하지만 난 행복했다. 어짜피 타의에 의해 몇번씩이나 버리려고 했던 목숨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내 뜻대로. 지금 이곳에 서있다.

    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보이지 않으려 했던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사랑했어요...."


    난 두눈을 질끈 감았다.


    "안돼애애애애애~~~~~~~~~~~"















































    "선배, 승진 축하드려요 ...헤헤"


    이 능글맞은 후배놈이 웃으며 축하를 건네자 난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그렇게 뛰어내릴줄이야...놀라셨죠?"


    "아니... 너무 분했다. 그녀석은 그렇게 쉽게 죽어도 될정도로 착한녀석이 아니야..."


    난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그 녀석은 너무나 똑똑했고, 또한 순수한 악 그자체였다.


    "하아... 죽은 놈은 그렇다 쳐도 이번에 새로 날뛰는 녀석때문에 골치 아프시겠어요"


    후배녀석이 화재를 돌려놓자 그것 나름대로 내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요즘엔 왜이리 쓰레기 같은 녀석들이 많은지 원...."


    "쓰레기에다.. 변태죠... 거기다 똑똑하기까지... 증거도 하나도 없이 그렇게 깨끗한놈은

    그녀석이후로 처음이네요... 피해자의 머리카락만 도려내가지 않는다면 동일범이라는것도

    모를뻔했어요"


    "....."


    "서...선배...."


    후배녀석은 내가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것을 알아채고는 입을삐죽거리며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

    역시 웬지 개운치가 않다.

    지난밤 꿈에나온 그녀석때문인가... 그녀석은 내 꿈에서 의기양양하게 헛소리를 지껄여댔다.


    "선배 다왔어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집까지 다 와버렸다


    "고맙다.. 잘가라"


    "하하.. 뭘요 선배도 얼른 차하나 뽑으시라구요"


    부웅-


    떠나가는 차를 바라보다가 난 물끄럼히 하늘을 쳐다보았다.


    "만약 하늘에 신이 있다면...... 현세에서 못받은 벌을 다 받게 해주쇼..."













































    "......"


    "푸...풋.....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정말 바보아니야? 푸하하하하!!!"


    한참을 더 신나게 웃은 후에야 그는 뒤에 서있던 나를 발겼했다.


    "응? 넌.. 그때 그..."


    "이제야 알아차리는군"


    "벌써 시간이 다 되어가는건가? 후후후"


    마치 다른사람이 되어버린듯한 모습이었다.

    난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이제 인도받을 시간이다.."


    "크...크크크.... 그런가? 이걸어쩌지.. 난 게임에서 이겨버렸는걸..."


    연신 크게 웃으며 그는 말한다.


    '쉬-익'


    작은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새까만 공간이 열렸다.


    "자.. 이리로.."


    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는 그곳으로 다가섰다.


    "크크크... 이거 아쉬운걸.. 너에게 설명해주고 싶엇는데 말이지... 그 긴박한 순간을 말야..."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어두운 공간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공간이 닫히는것을 보며 나즈막히 말을 했다.


    "난.. 다 알고있었어. 네가 손에 땀을 쥐고 긴장했었다는것도..."


    "네가 마지막날 그녀의 꿈에 들어갔던것도..."


    "그녀에게 네가 일부로 접근했다는것도..."


    그를 처음봤을때부터 난 그를 유심히 볼수밖에 없었다.

    그는 날 단순히 저승사자쯤으로 생각해버렸지만

    내 일은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천사라고도 부른다. 다만 난 관리자일뿐...

    그를 처음봤을때 그의 영혼을 보고는 놀랐다. 그렇게 새카만 영혼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혼의 어둠의 정도로 그 사람의 악함을 알수있기때문에...

    틈이 날때마다 그를 봐두었고 그가 언제부터 이 '게임'을 계획했는지는 알수없지만..

    그가 뭘 하려는지는 똑똑히 알수 있었다.

    내가 좀 심술이 나서일까. 난 약간의 '기적'을 일으켜버렸다.

    뭐 그리 큰 기적은 아니다. 마침 솜이불을 가득 싣고 이동하던 대형트럭이 이 건물 밑에 잠시 주차를 하게

    됐다는것 정도?


    "그곳에 가선... 죄를 뉘우쳐보라고..."














































    "이봐요!! 이봐요!!!!"


    다급히 부르는 소리에 난 눈을 떴다.


    "여기는...?"


    눈을뜨자 주위엔 구경꾼들이 죄 모여있었고 어느 남자가 날 줄기차게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휴... 다행이네요"


    그는 씨익 웃으며 땀을 닦았다.


    옆을 쳐다보니 대형트럭이 있었고 안에 들어있던 이불같은것들은 죄다 어지러져 밖으로 쏟아져있었다.


    '난 살아있는건가....'


    난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는 없었다.


    "아...아아...."


    이제야 어떻게된 상황인지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난 울먹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휘청


    높은곳에서 떨어져서일까, 몸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아이쿠, 조심하셔야죠"


    아까 나를 깨우던 그 남자였다.

    그 와중에도 내 주위에선 구경꾼들이 와글와글대고 있었다.


    "이런.. 이마에 피가..."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수건을 꺼내 내 이마를 닦아주었다.

    하지만 난 그것을 느낄수 없었다.

    그가.. 사라졌다는 것만이 내 머리속에서 메아리 칠 뿐이었다.


    "괜찮으세요? 어디 아픈덴 없으시고요?"


    주위에 웅성거림을 상관없이 그는 나를 부축하고 있었다.


    "삐뽀삐뽀"


    저 멀리서 응급차 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았다.

    점점 이성이 돌아오고 있었다.

    경찰이 오면 난 이리저리 불려다니겠지 그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그를 찾을수없어..

    하지만 아직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는난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빨리 아무데나 저좀 데려가 주세요"


    그 남자는 알았다는듯이 나를 들쳐업고는 모여있는 인파를 뚫고 재빨리 이동했다.

    그리곤 나에게 나지막히 속삭였다.


    "저... 아가씨는.. 참 머리결이 좋으시네요...."








    End

    Toxin의 꼬릿말입니다
    또다른 단편 :

    택시-상편
    택시-하편
    반복


    여러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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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18 13:30:38  121.182.***.214  지야  1179
    [2] 2013/04/18 14:08:10  223.62.***.196  밤일꾼  346087
    [3] 2013/04/20 05:02:28  110.35.***.211  작은햅영  2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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