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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45891
    작성자 : Toxin
    추천 : 3
    조회수 : 1255
    IP : 91.103.***.2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4/18 13:12:43
    http://todayhumor.com/?panic_45891 모바일
    [자작 단편] Others (스압)
    <p>안녕하세요.. </p><p><br></p><p>하드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10여년전에 썼던 단편이 나오더군요.. </p><p><br></p><p>보고 나니 왜 본인스스로 창피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p><p><br></p><p>그 창피함을 나누려.. 글을 올립니다 ^^</p><p><br></p><p>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있을수 있으나.. 용서하세요 중학생이 뭘 알았겠어요 ^^;</p><p><br></p><p>장르는 중2병 + 짬뽕물입니다.</p><p><br></p><p>재밌게 읽어주세요 :)</p><p><br></p><p>(혹시라도 3편 기다리시는 분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쓰는중이에여)</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p><p>.</p><p>.</p><p>.</p><p>.</p><p><br></p><p><br></p><p><br></p><p>쏴아아아.....<br><br>"철컥"<br><br>하늘의 구멍이 뚫린듯 세차게 내리는 비도 리볼버의 장전소리를 삼키지는 못했다.<br><br>"훗"<br><br>총을 겨눈 사내의 비웃음과 같은 소리가 들리자 맞은편에 있던 사내는 천천히 등을 돌렸다.<br><br>'휘이이잉~'<br><br>25층 아래의 풍경은 여느때와 다르지 않았다.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 차들...<br><br>사내는 서서히 난간위로 올라섰다.<br><br>"어...어엇...."<br><br>총을겨눈 사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내는 조그마한 풍경위로 몸을 던졌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쿵!!!!!<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어이, 일어나!!"<br><br><br>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에 난 눈을 떴다.<br><br><br>"어휴.. 이제야 일어났냐!"<br><br><br>"넌...누구냐?"<br><br><br>눈을뜨자 그 앞에는 하얀옷을 입은... -마치 드레스와도 같은-...<br><br>소녀가 앉아서 나에게 핀잔을 주고 있었다.<br><br><br>"난.. 분명 뛰어내렸는데? 난 죽지 않았나?"<br><br><br>"에이... 너도 어리버리야?"<br><br><br>소녀는 조용히 옆걸음질 치며 자신의 등뒤에 풍경을 보여줬다.<br><br>그 풍경은 참으로 잔혹했다. 머리는 터져 뇌수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고, 눈알은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새카만 구멍만 <br><br>보일뿐이었고, 목도 이상한 형태로 굽어져 있었다.<br><br><br>"저거... 나야?"<br><br><br>퍽!<br><br><br>"아야... 왜때려!!"<br><br><br>"이자식봐라.. 난 이래뵈도 너보다 100배는 더 사신 분이다. 존댓말 못하냐!"<br><br><br>"저..저거.. 나에요?"<br><br><br>앳된 외모에 비해서 꽤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난 나도모르게 존댓말을 써버렸다.<br><br><br>"그럼 임마, 보고도 모르냐?"<br><br><br>"그럼 난 뭐야...요? 난 어떻게 된거에요? 당신은 저승사자인건가요?"<br><br><br>"뭐.. 그렇게도 부르지..."<br><br><br>씨익 미소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소녀는 이어 말했다.<br><br><br>"어리버리한 너를 위해 특별히 설명해주지. 넌 죽었어. 그리고 넌 지금 영혼만 있는 상태야."<br><br><br>"그렇게 말해도..."<br><br><br>나를 노려보며 다시 등뒤를 가리키는 소녀때문에 난 다시 내 시체를 보게 되었다.<br><br><br>"우욱... 아.. 알겠다고요... 근데... 이제 뭘 어쩌자고요?"<br><br><br>그래... 나 죽었다. 25층에서 뛰어내리고 산게 더 이상한거지....<br><br><br>"난 안내자일뿐이야... 넌 죽게되어 영혼상태로 있게 되었으니... 이쪽세계의 룰을 설명해주러 온거야"<br><br><br>"흥..."<br><br><br>"퍽!"<br><br><br>코방귀를 뀌며 비웃는 나를 한번더 쥐어박은후에 소녀는 말을 이어갔다.<br><br><br>"사람은 선한사람과 악한사람이 있지...? 선한사람은 영혼이 되면 다시 재탄생의 기회가 주어지지..."<br><br><br>"헤에...? 환생...? 그런게 정말 있긴있었네..."<br><br><br>말을끊는 나를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던 소녀가 날 다시 쥐어박았다.<br><br><br>"야. 말끊지 말고 잘 들어. 한번더 끊으면 바로 지옥으로 보낸다"<br><br><br>"풋"<br><br><br>인상을 험악하게 쓰고 진지하게 말하는 소녀의 말을 듣다가 난 나도모르게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br><br><br>"지옥? 그런게 어딨어... 난 무신론자라고요..."<br><br><br>내 말을 듣고 소녀도 미소를 머금으며 무서운 표정으로 말했다.<br><br><br>"흥... 너희들이 알아듣기 쉽게 말한것뿐이야 그건... 그곳에 가게되면 넌 차라리 죽게 해달라는 말이 <br><br>나올정도의 고통을 말이지... 2천번을.. 받고 그보다 배의 고통을 2만번, 또 그 배의 고통을 2억번 받게되지...<br><br>그리고는 무(無)... 넌 무(無)로 돌아가는거야. 뿅! 하고 사라진다는 말이지 그게 무슨말이지 알아?"<br><br><br>흥... <br><br>도대체 무슨소릴 하는거야...<br><br><br>"그건 됬고...요... 아까 설명하던거나 마저 해주시죠"<br><br><br>이제야 이야기의 주제가 어긋낫다는걸 알아차렸는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소녀는 말을 이었다.<br><br><br>"흠..아까 어디까지 말했지? 아... 재탄생... 선한영혼은 재탄생의 기회가 주어지지....<br><br>하지만...넌... 악한영혼같구만... 생전에 죄를 많이 지었네? 뭐 여기서 일일히 나열하진 않겠지만말야...<br><br>아무튼... 악한영혼이 재탄생의 기회를 받으려면 조건이 필요하지...더구나 넌 자살.....<br><br>자살을 한 사람은 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지... 재탄생을 하려면 말야"<br><br><br>"흠... 그게 뭔데요?"<br><br><br>"한명의 영혼을... 데려와야해."<br><br><br>"헹.. 어떻게요?"<br><br><br>"쟤처럼"<br><br><br>소녀가 가리키는곳을 쳐다보자 이상한 광경을 보게되었다.<br><br>어느 이쁘장한 소녀의 뒤에 어떤 음침하게 생긴녀석이 따라붙고 있었다.<br><br>세상에서 말하는 귀신... 그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다.<br><br><br>"저렇게?..요? 저게 뭔데요..."<br><br><br>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거야...<br><br><br>"영혼이 된 네가 보통 사람과 접촉할수있는건 꿈뿐이야. 만약에 네가 그냥 죽은 보통 영혼이라면 말이지. 그런데 넌 상황이 틀려. <br><br>자살을 했기 때문이지... 자살을 한 영혼은 아주 악질이 되버린다구...."<br><br><br>정말 싫다... 라는 표정을 한번 짓고는 소녀는 말을 이었다.<br><br><br>"자살을 한 영혼은.. 특별히 '기회'를 쓸수있어... 단 한번, 단 한사람에게만.. 자신의 모습과 목소리를 의지대로 <br><br>느끼게 할수있다 이거지..."<br><br><br>"헤에..."<br><br><br>"다시 저길보라고"<br><br><br>다시 자세히 보니 아까 그 음침한 녀석은 그 소녀의 귀에다 대고 뭔가 계속 소근소근 대고 있었다.<br><br>그 소녀는 얼굴이 점점 창백해 지더니 결국 귀를 막고는 줄행랑을 쳐버렸다.<br><br>음침한 녀석은 신난듯이 그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br><br><br>"저게?...요?"<br><br><br>"응. 저 놈은 저 소녀에게 '기회'를 쓴거야. 단 한번의 '기회' 말이지."<br><br><br>"헤... 그건 어떻게 쓰는데요?"<br><br><br>"그냥 생각만 하면되. 이 사람에게 '기회'를 쓰겠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 될거야."<br><br><br>"헤..."<br><br><br>멍하니 듣고 있던 나에게 소녀는 강조하는듯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br><br><br>"그리고.. 마지막이야..! 잘들어...!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49일이야.... 알겠어?<br><br>넌 악한영혼이니... 49일이 지나면 넌 아까 내가 말한 지옥으로 가게되... 알겠어?"<br><br><br>"흠... 알았어요. 그러니까 즉 한명만 자살시키면 된다.. 이소리죠?"<br><br><br>노골적으로 말하는 나를 보며 소녀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br><br><br>"뭐... 그렇지... 아무튼.. 수고해! 난 바빠서 이만!"<br><br><br>소녀는 점점 희미해지는듯 하다가 사라져버렸다.<br><br><br>'흠... 이젠 뭘하지?"<br><br><br>어느새 왔는지 경찰들이 내 시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br><br>구경꾼들을 제지하며 천같은것으로 가려놓았다.<br><br><br>'흥.. 내가 보기에도 역겨운걸... 수고하셔'<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터벅터벅...<br><br>이렇게 길을 걷고 있자니 도저히 아까전에 죽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br><br>그러나 금방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br><br>나 말고도 죽은사람이 꽤 많은가보다. 보통사람보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br><br>나처럼... 그건 즉 영혼이란 소린데... 세상에서 말하는 귀신들....<br><br>헤에... 귀신이 보이다니... 하긴... 나도 귀신이 된 판인데...<br><br>다행히도 영혼들은 죽은 그대로의 모습은 아닌것 같아보인다. 휴.. 얼마나 다행이야...<br><br>죽은 모습 그대로였음... 난 토악질을 하느라 몇일을 소비했을걸....<br><br><br>'힐끔'<br><br><br>참 민감한 아가씬가보다. 걸어가다가 내 앞에 서있던 남자영혼이 있는 방향을 쳐다본다.<br><br>잠시 그쪽을 쳐다보던 여자는 뭘 잘못봤나 하는 표정으로 가던길을 간다.<br><br>그런데 내 앞에 서있던 남자는 그 여자를 슬슬 따라간다.<br><br>어휴.. 아가씨 어쩌나... 그러게 왜 쓸데없이 쳐다봐가지구....고생길이 훤하겠구만...<br><br>저 남자도 자살한 영혼인가...?<br><br>난 따라가서 어찌 하는지 구경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접었다.<br><br><br>'흥... 됐다... 무슨....'<br><br><br>다시 난 가던길을 재촉했다. 이왕 죽었으니 해보고싶었던거나 다 해버릴까? 여탕에 들어가볼까?<br><br>아님..? 헤.... 상상만으로 흥분되는구나...<br><br><br>'엇?'<br><br><br>아까전의 그 여자애다. <br><br>여전히 그 음흉하게 생긴놈은 뒤에서 따라오고 있고...<br><br>골목으로 뛰듯이 걸어가는 여자아이를 난 따라갔다.<br><br>헤... 이런곳에 무당집이 있었나?<br><br>내가 눈치100단이 아니더라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난 금방 눈치 챌수있었다.<br><br>여자애 뒤에 있던 음흉하게 생긴녀석이 나를 바라보고는 씨익 웃는다.<br><br><br>'우웩...' <br><br><br>여자는 두리번 거리다가 이내 총총걸음으로 그 무당집으로 들어갔다.<br><br><br>"무슨일로 찾아왔느뇨..?"<br><br><br>무당으로 보이는듯한 아줌마가 묻는다.<br><br><br>"저... 매일 꿈에서 귀신이 나타나다가... 요즘엔 꿈속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 귀신이 보이고... 때론 환청까지들려요.."<br><br><br>말하는 도중에도 그 여자애의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지고 있었다.<br><br><br>"흠...귀신이 씌였어...귀신이...!!"<br><br><br>"暗食貴節構骨舞..........."<br><br><br>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지껄이던 무당아줌마가 말했다.<br><br><br>"결혼을 못해서 죽은 총각귀신이야..! 내 부적 하나 써주지..! 그럼 괜찮아 질거야..!"<br><br><br>"풋...낄낄낄..."<br><br><br>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br><br>지금 말하는 동안에도 음흉한얼굴을 한 녀석이 얼굴이 닿을정도로 가까이서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br><br>무당아줌마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될까?<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자 여기 부적이야"<br><br><br>"네.. 감사합니다..."<br><br><br>난 부들부들떨리는 손으로 부적을 건네받는다.<br><br>벌써 귀신이 보이고 환청이 들리기 시작한게 몇일이 지났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br><br>난 너무 힘들고 미쳐버릴것만 같았다...<br><br>제발 이 부적이 효과가 있기를...<br><br><br>".....어"<br><br><br>부들부들....<br><br>희미하게 들려오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듯한 말이 들려오자 내 몸은 즉시 반응을 보였다.<br><br><br>"소용..없...어"<br><br><br>"끼아아아악~~~~!!!!"<br><br><br>난데없이 소리를 지르는 나를보며 무당아주머니가 되려 겁을 먹은 모양이다.<br><br>복채를 받을 생각도 안하고 하얗게 질려 나를 쳐다보고있는다.<br><br>그러다가 눈을깜박이는 찰나의순간... 어느새 그 남자는 무당아주머니 뒤에 서 있었다.<br><br>내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대고, 온몸이 짜릿짜릿할정도로 전율이 흘렀다.<br><br><br>"으..으...."<br><br><br>이젠 비명소리조차 나지 않는다.<br><br>겁에질린 눈초리로 무당아주머니머리위를 계속 바라보자 무당아주머니는 소리쳤다.<br><br><br>"빠...빨리 나가!!"<br><br><br>난 쫓겨나다시피 그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br><br><br>"....."<br><br><br>빤히 쳐다보던 부적을 바닥에 던져놓고는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향해 달려갔다.<br><br>하지만 나를 쫒아오는 목소리까지 던져놓고 올수는 없었다.<br><br><br>"죽....어.....그럼....편해져......"<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터벅터벅<br><br>사소한 볼일을 마친 나는 아직도 하염없이 걷고있었다.<br><br>죽은몸이라 그런지.... 여탕엘 들어가봐도 별 감흥이 나질 않았다.<br><br>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지나가는 중학생을 보고는 고개를 내밀어 핸드폰 액정을 쳐다보았다.<br><br><br>4월 12일 (월) 7:50<br><br><br>벌써... 3일째인가...<br><br>피곤하지 않은 몸뚱아리를 이끌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3일이란 시간이 지나버렸다.<br><br><br>'46..일...남았군'<br><br><br>자는시간이 없으니 하루가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br><br>자꾸 저승사자 소녀가 말했던 '지옥'이라는 곳이 맘에 걸린다.<br><br>어느정도의 고통이길래.. 그렇게 정색을 하면서 말을하는건지... 바늘이 손톱사이로 파고드는 아픔보다<br><br>고통스려울려나...?<br><br><br>"킥"<br><br><br>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나를향해 한번 비웃음을 날려주고는 난 가던걸음을 재촉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죽...어....죽...어...."<br><br><br>매일같이 듣는소리에 익숙해질법도 하지만 난 그런 인간이 되지 못하나 보다.<br><br>정말 죽을것만같은 공포... 잠을자면 더욱 시달리게 되는걸 뻔히 알기에...<br><br>벌써 잠을설친지3일째... 귀신이 붙기전에는 제법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나지만...<br><br>거울을 쳐다보니 뼈만앙상하게 남아 공포어린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인만 있을뿐이었다.<br><br><br>"흑....흑흑...."<br><br><br>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왔다.<br><br>왜 나에게? 도대체 왜 이런일이...<br><br>이것이 꿈이라면 당장 깨고싶었다.<br><br>하지만 이건 현실이었고 잔인하게 나에게 다가왔다.<br><br><br>"훌쩍...민준아..."<br><br><br>나도모르게 민준이 생각이 들고 말았다.<br><br>언제나 나를 지켜주겠다며 미소짓던 그....<br><br>눈물을 글썽이는 나에게 매몰차게 이별이란 말만 주고는 가버린 그....<br><br>난 깊은 슬픔에 매일을 보냈었고... <br><br>마침내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다.<br><br>하지만 깨어보니 병원이었고...<br><br>그 고통을 되뇌어 보니 다시 자살을 시도할 용기조차 들지를 않았다..<br><br>그때부터였다.. 나에게 귀신이 씌였던건...<br><br><br>"죽....어...."<br><br><br>귓가에서 맴도는 목소리에 난 더욱더 흐느끼며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썼다.<br><br>소용없는걸 알면서도.....<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걷다가 문득 그 여자애 생각이 들었다.<br><br>왜 가끔 그 얼굴이 떠오르는거지..?<br><br>아... 맞다...<br><br>난 비로소 내 머리속에 있던 자료와 그 여자애의 얼굴을 일치시켰다.<br><br>그 애는... 민지와... 많이 닮았구나...<br><br>나에게도 가슴아픈 첫사랑의 추억은 존재하고 있었고...<br><br>그 주인공은 민지였다.<br><br>언제나 해맑은 웃음으로 나에게 행복을 안겨주었던 그녀...<br><br>하지만 그 웃음은 거짓이었고<br><br>난 그것을 알아버렸다.<br><br>그때부터였나? 내가 사랑이라는것을 믿지 않은게...<br><br><br>'피식'<br><br><br>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br><br>벌써 몇년전 일인데... 아직도 그 생각이 나다니...<br><br>이런 생각에 빠져 길을 걷다보니 익숙한 길이 나왔다.<br><br><br>'어?'<br><br><br>이곳은... 내가 죽었던 그곳이군...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니 다시 그곳으로 돌아온 모양이다.<br><br>혹시 그 애를 다시 만날수 있을까?<br><br>쓸데없는 생각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나였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죽음이야 말로.... 나의 유일한 안식일것이다.....<br><br>요즘 내가 겪는 일은 한달이 채 안되어 나에게 이런 생각을 심어주었다.<br><br>오랜만에 집을 나서 거리를 걸었다.<br><br><br>"....."<br><br><br>그의 소원대로 죽으려는 마음을 먹어서일까. 그 너무도 싫은 속삭임은 들리지 않았다.<br><br>그냥 마음가는 대로 걷다보니 난 어느 건물 옥상에 올라가 있었다.<br><br><br>".....이제 모든게 편해질거야"<br><br><br>죽음을 앞두고 격양되어 있기때문일까. 이상하게도 공포스럽지 않았다.<br><br><br>'탁'<br><br><br>난간에 다리를 딛고 올라섰다. <br><br>아까와 마찬가지로 무섭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br><br>이런 생각이 들었다.<br><br>어짜피 난 한번은 죽은 인간...<br><br>드디어 하늘나라로 가는구나.....<br><br>뛰어 내린다는 생각이 들자 내 고요한 마음과는 반대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br><br>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br><br><br>"잠깐!!"<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그 여자애가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자<br><br>난 속으로 아차 싶었다.<br><br>그 기집애가 말하던 그 '기회'라는것... 난 그걸 써버린건가?<br><br>제기랄.. 난 기회를 쓰겠다는 생각따윈 가지지 않았었다구...<br><br>그녀는 날 딱 봤을때 나 역시 사람이 아니라것따윈 금방 알아차렸으리라..<br><br>큰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이내 옆에 서있던 음흉한 놈을 보고선 이내 공포가 얼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br><br>뛰어내릴 타이밍을 뺏겨버린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그저 공포에 떨 뿐이었다.<br><br><br>"이봐"<br><br><br>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br><br>그녀는 여전히 공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br><br><br>"이리 오라구"<br><br><br>그녀는 마치 내말에 이끌리듯 난간에서 내려왔다. <br><br>동시에 내 말이 끝나자마자 음흉하게 생긴녀석이 나를 째려보던것을 멈추고 내 쪽으로 달려오기시작했다.<br><br><br>'퍼억!'<br><br><br>나는 뒤로 나자빠졌다.<br><br>벌써 귀신생활에 익숙해져버렸는지, 나도모르게 주먹이 그냥 통과할거라 생각하고는 멍하니 있었던게 <br><br>문제였다. 음흉하게 생긴녀석의 비리비리한 펀치는 그대로 내 얼굴에 클린히트해버렸고<br><br>무방비상태로 날라가버린것이다.<br><br>그 기세를 몰아서 넘어진 나를 발로 이리저리 차던 그 녀석의 급소를 발로 차버렸다.<br><br>그 녀석은 움찔하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이내 나에게 달려왔다.<br><br><br>'헤에... 이런 공격은 영혼한테는 먹히지 않나보군'<br><br><br>하지만 그 약간의 시간은 내가 재정비를 할수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br><br><br>"c발... 내가 이래뵈도 한주먹하는 놈이었다구..."<br><br><br>예상대로 그 놈은 싸움이라곤 한번도 안해본듯한 비리비리한 녀석이었다.<br><br>나는 그녀석을 흠씬 밟아주었지만 영혼은 대미지를 안입는듯이 나에게 계속 달려들었다.<br><br>하긴.. 나도 아까 아프진 않았어..<br><br>그렇게 난 그녀석을 때려눕히고, 그 녀석은 다시 일어서서 달려들고...<br><br>그러던 와중이었다.<br><br>그 녀석이 갑자기 움찔하더니 여자애 쪽을 쳐다봤다.<br><br>지금 무슨일이 일어나는건지 영문도 모르는채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던 그녀는 흠칫 놀라는 표정이었다.<br><br><br>"뛰어.. 뛰어내리라고...!! 시간이 없어..."<br><br><br>그 녀석은 여자애쪽으로 급히 뛰어가며 외쳤다.<br><br>아직도 멍하니 난간쪽에 서있던 그 여자애는 이 녀석이 뛰어가자 어쩔줄 모르고 당황하는 눈치였다.<br><br><br>'탁'<br><br><br>난 그녀석의 머리를 붙잡고는 저 옆으로 던져버렸다.<br><br><br>'쿠당탕탕'<br><br><br>그 녀석은 구르면서도 시선은 여자에게서 떼지 않고 계속 뛰어내려..뛰어내려.. 이렇게 외쳤다.<br><br>그때였다. <br><br>그 녀석의 뒤에서 시커먼 구멍같은것이 생기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 구멍은 이내 사람크기만큼 커져서는<br><br>그 녀석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br><br><br>"으...으아아악!!"<br><br><br>그 녀석은 어떻게든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쳤지만 그 상황을 막을수는 없었다.<br><br>그녀석은 구멍에 먹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내 정적만이 감돌뿐이었다.<br><br><br>'털썩'<br><br><br>난간쪽을 바라보니 그 여자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난간에 기대어 주저앉아버렸다.<br><br>난 그쪽으로 다가갔다.<br><br><br>"이봐"<br><br><br>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br><br>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br><br><br>"좋은구경을 했으면 대가를 지불해야될것아냐..."<br><br><br>그녀는 눈이 커짐과 동시에 더듬거리며 겨우 대답을 했다.<br><br><br>"어..어... 어떤...거요?"<br><br><br>"네 영혼"<br><br><br>난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미 그녀는 내 말을 듣자마자 또 패닉상태에 빠진모양이다.<br><br><br>'귀엽다...'<br><br><br>나도 모르게 그런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내 생각을 바꾸고 말을 툭 던졌다.<br><br><br>"이봐 아가씨"<br><br><br>이젠 눈물까지 그렁그렁맺힌다. 아우.. 더이상은 못봐주겠구만..<br><br><br>"얼른 가보라고? 방금 봤다시피 널 괴롭히던 놈은 사라져버린 모양인데?"<br><br><br>그녀는 주춤주춤 일어선다. 머리속으론 지금 정신없겠지...<br><br>눈빛엔 아직 공포감과 의심이 배어있었다.<br><br><br>"이봐.. 나도 악령이라구... 빨리 안꺼지면 나도 확 붙어버린다?"<br><br><br>그녀는 내말을 듣자 이내 자세를 추스르고는 옥상입구로 뛰어갔다.<br><br>아니 뛰어가려했다. 이미 풀려버린 다리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고, 휘청휘청거리며<br><br>거의 반은 뛰고 반은 기는듯이 옥상입구를 향해 내달렸다.<br><br><br>"킥.."<br><br><br>난 우스꽝스런모습에 피식 웃고말았다.<br><br>하지만 이내 그녀는 사라져버렸고 다시 정적이 흐를 뿐이었다.<br><br><br>"휴우...담배 한대가 생각나는구만..."<br><br><br>난 난간에 기대어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br><br>이젠 모두 끝인가보다. 머리속에선 그녀를 따라갈까.. 아니면 다른사람의 꿈속에서라도...<br><br>이런생각이 샘솟았지만 별로 내키지 않았다.<br><br><br>"에이.. 모르겠다.."<br><br><br>난 눈을 감았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헉...헉....헉....."<br><br><br>난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br><br>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마치 마라톤 완주를 한듯한 나의 모습을 신기한 듯이 쳐다보는<br><br>사람들이 있을뿐.<br><br><br>"끼-익-"<br><br><br>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br><br>내 방에 돌아와 침대에 앉았다.<br><br>비로소 살아있다는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br><br><br>'뚝..뚝..'<br><br><br>눈물이 샘솟기 시작했다.<br><br>그 눈물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으며 난 통곡을 하듯 엉엉 울었다.<br><br>우는 이유는 알수없었다. 그냥. 울음이 나오는것뿐이었다.<br><br><br>"...."<br><br><br>일어나보니 깜깜한 밤이었다.<br><br><br>'꼬르륵'<br><br><br>갑자기 허기짐이 몰려왔다.<br><br>난 반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br><br>그도 없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br><br>난 힘없이 일어나 냉장고문을 열었다.<br><br>냉장고엔 제대로된 반찬은 거의 없었다. 밥통을 열어보니 역시 노랗게 쉰 밥만이 있을뿐이었다.<br><br>지난 몇주일간을 회상해보았다. 제대로 밥을 먹었던적이 있었던가..<br><br><br>"휴우..."<br><br><br>나는 한숨을 쉬며 어쩔수없이 밥을 퍼내어 공기에 담았다.<br><br>냉장고에선 대충 먹을수 있을만한것들 몇개를 꺼내어 놓았다.<br><br><br>"우물우물..."<br><br><br>맛있었다. <br><br>지금까지의 그 어떤 밥보다 맛있었다.<br><br>살아있다는... 내가 살아있다... 그런 생각이 내 머리속을 지배했다.<br><br>지금까지의 일은 마치 꿈을 꾸고 일어난듯 했다.<br><br><br>"흑....흑흑...."<br><br><br>난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br><br>문득 그 남자가 떠올랐다. 내가 죽기 직전에 나를 구해주었던 그 남자...<br><br>아니.. 과연 구해주려는 것이었을까.. 나는 고개를 크게 저었다.<br><br>이젠 그런것 따윈 죽을만큼 싫었다.<br><br>난 또다시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헉...헉....헉...."<br><br><br>탁탁탁... 하이힐소리가 급한듯이 소리내고 있었다.<br><br>하지만 그녀가 찾아온곳은 막다른 골목이었다.<br><br><br>"터벅. 터벅. 터벅"<br><br><br>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뒤에선 누군가 다가오고있었다.<br><br>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br><br><br>"히..히익.. 도.. 도대체 왜 이러는 거에요!"<br><br><br>이미 그녀앞으로 다가선 남자는 가슴에서 단도 하나를 꺼내었다.<br><br><br>"사...살려주세요!!"<br><br><br>눈물범벅이되어 비명을 지르는 그녀에게 그는 한걸음 더 다가섰다.<br><br><br>푹-<br><br><br>그녀는 곧 인형처럼 얌전히 바닥에 뉘여졌다.<br><br><br>'하아....하아....'<br><br><br>미세하게 들리는 숨소리만이 그녀가 아직 숨이 붙어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br><br><br>푹-<br><br><br>그는 거리낌 없이 누워있는 그녀에게 단도를 쑤셔넣었고 <br><br>그녀의 미세한숨소리 마저 곧 사라져버렸다.<br><br>그는 단도를 그녀의 옷으로 잘 닦은후에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슥 잘라내었다.<br><br>그리곤 자신의 코에 가져와 냄새를 맡았다.<br><br><br>"크으...크...."<br><br><br>그는 마치 오르가즘을 느끼는듯이 온몸을 떨었다.<br><br>그러나 곧 미리 준비해온 기름종이를 꺼내어 머리카락을 잘 싸서는 주머니에 넣었다.<br><br>그리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br><br>칠흙같이 어두운, 달님도 볼수 없었던 그런 밤이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짹.. 짹짹...<br><br>나는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었다.<br><br>몇일이 지났을까...<br><br>하지만 나는 아직도 일어자마자 주위를 살핀다. 그리곤 안도의 한숨을 쉰다.<br><br><br>"휴우.."<br><br><br>하루하루가 이렇게 소중한줄은 몰랐다.<br><br>그리고 이 하루하루를 보낼수록 그 남자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br><br><br>"얼른 가보라고? 방금 봤다시피 널 괴롭히던 놈은 사라져버린 모양인데?"<br><br><br>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br><br>그를 본것은 고작 몇분 사이지만 그가 이상하게도 나에게 호의적이었던것 같은건 사실인것 같았다.<br><br>아직도 나에게 나타나지 않은걸 보면말이다.<br><br><br>"스윽"<br><br><br>난 결심한듯이 자리에서 일어섰다.<br><br>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어서는 몇일전의 그 옥상으로 향했다.<br><br>그는 과연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br><br>물론 그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난 그 건물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저....저기...."<br><br><br>난 눈을 떴다.<br><br>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난 손하나 움직이지 않고 이자리에서 계속 누워있었다.<br><br>그냥 새소리와 다른 소음들을 벗삼아 가만히 아무생각없이 누웠는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br><br>옥상입구 저 쪽에서 그녀가 서있다.<br><br>아직 삐쭛삐쭛하게 긴장하고있는 그녀를 보자 다시 웃음이 터져나왔다<br><br><br>"픕...하하하하"<br><br><br>하지만 곧 웃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br><br><br>"왜 다시왔어... 이젠 너한테는 볼일이 없다구"<br><br><br>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는 듯 멍하니 서있었다.<br><br>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br><br><br>"..... 저를 왜 살려주신거죠?"<br><br><br>어느새 내 옆으로 왔는지 내 옆에서 말하는 소리가 내 귀로 들어왔다.<br><br>난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br><br><br>"일부러 그런거 아냐... 난 너땜에 딱한번있는 '기회'까지 써버렸다구... 얼른 가...너한테 붙기전에.."<br><br><br>그녀는 또 잠시 말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다. 뭔가 골똘히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br><br><br>"저.. 그래도... 절 도와주셨으니... 뭐 도울 일이라도..."<br><br><br>참 답답한 인간이다. <br><br>저러니 귀신이 붙지...<br><br><br>"야! 너한테 확 붙어버릴까? 왜이렇게 잔말이 많아!"<br><br><br>참.. 멍청하도록 착한 여자다. <br><br>도울게 없냐니...<br><br><br>"풋"<br><br><br>내가 소리 지르자 겁먹은듯이 움츠려있던 그녀가 웃음소리를 듣고 의아한듯이 나를 쳐다본다.<br><br><br>"그래... 한참동안이나 사람이랑 말을 못했더니 나도 심심하던 차였어... 운 좋은줄 알라구..."<br><br><br>난 내가 죽은 후에 일어난 일을 주욱 - 말해주었다.<br><br>그동안 아무와도 대화를 할수 없던점이 나를 수다쟁이로 만들어 주었다.<br><br>대충 설명이 끝나고 이젠 그녀에겐 다른 귀신이 붙을일 없으니 안심하라는 말까지 이어졌다.<br><br><br>"....."<br><br><br>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br><br>흠.. 이유없이 당했던 일보단 이렇게 이유를 설명해주면 납득이 가겠지..<br><br><br>"그럼 아저씨도.. 자살?"<br><br><br>난 누워있던 상체를 일으켜 세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br><br><br>"이봐.. 누가 아저씨야! 난 이래뵈도... 에.. 아니다"<br><br><br>난 다시 털썩 누웠다.<br><br><br>"풉.."<br><br><br>그녀의 웃음소리에 난 다시 발끈해 한마디 하였고 <br><br>그녀는 다시 작은소리로 웃었다.<br><br><br>"야! 왜 자꾸 나한테 다가서는거야.. 난 귀신이라구! 쳇.. 그러니까 귀신따위가 들러붙지..."<br><br><br>그녀는 갑자기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br><br>잠시후에 어깨가 들썩 거리는걸로 봐서 뭘 하는지는 나도 알수 있었다.<br><br><br>"아... 이런 제길... 알았다고...."<br><br><br>난 상체를 일으켜 그녀의 옆에 앉았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시끌시끌....<br><br>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길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없었다.<br><br><br>"재밌죠?"<br><br><br>난 생글거리며 조용히 말했다.<br><br><br>'흥.. 갑자기 무슨 영화야.. 난 살아있을때도 영화따윈 쳐다보지도 않았다구'<br><br><br>"헤에.. 아깐 완전 영화에 빠져서 정신없이 보던데요?"<br><br><br>'무...무슨!! 아니야!"<br><br><br>굳이 손까지 내저으며 강하게 내젓는 그. <br><br>나는 그런 그를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지었다.<br><br><br>"...."<br><br><br>우리는 말없이 걷고 있었다.<br><br>한참을 걷다 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br><br><br>"있죠. 오빤 무지 잘생긴거 알아요?"<br><br><br>'흥. 당연하지'<br><br><br>"헤... 그렇게 하늘높은줄 모르는 콧대도 비슷하네요..."<br><br><br>난 앗차 싶은 마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br><br><br>'.... 그런놈 따윈 다 잊어버리라고'<br><br><br>그를 만나러 갔던 그날... 우리는 밤을 새워 많은 이야기들을 했다.<br><br>내가 자살을 시도했던것도.. 그후에 귀신이 씌였던것도..<br><br>내가 왜 그런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냥 덤덤하게 들어주었다.<br><br>그리고 그런 그가 난 너무 고마웠다.<br><br><br>'... 죽고나니깐 영화값이랑 밥값은 굳어서 좋다. 그치?'<br><br><br>갑자기 튀어나온 그의 생뚱맞은 소리에 난 다시 미소를 머금을수 있었다.<br><br><br>"하하하....앞으론 데이트는 귀신이랑만 해야겠네요"<br><br><br>'농담으로라도 그런소리 하지마라...에휴...'<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 그녀와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까.<br><br>그녀와의 시간은 내가 굳게 닫고 있었던 마음을 열만큼 내게 충만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br><br><br>"오빠... 기일이... 4월 9일이라고 했죠?"<br><br><br>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br><br>그녀도 알고있는것이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br><br><br>"오빠...."<br><br><br>"됐어. 내일 뭐할지 궁리나 하자"<br><br><br>난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br><br>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금방 울음을 터트릴것같은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br><br>우리는 말없이 걸었다.<br><br>마치 끝없는 행복일것 같았던 시간은 점점 끝으로 치닫고 있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잘잤어?'<br><br><br>잠에서 깬 나를 향해 그는 조용히 말을 붙인다.<br><br><br>"응.... 저기 있잖아..."<br><br><br>난 말을 하려다 말고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br><br>올려다보니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br><br>간밤에 꿈을 꾸었다.<br><br>시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그와 영원히 같이 지내는꿈...<br><br>꿈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나도모르게 한숨이 나와버린것이다.<br><br>나는 하다만 말을 이어갔다.<br><br><br>"오빠.. 혹시 오늘 내 꿈에 들어왔었어? 꿈에 오빠가 나왔었거든..."<br><br><br>'아니? 내가 들어가려면 매일 들어갔겠지.. 근데 내가 들어가면 니 몸에도 무리가<br><br>가기때문에..왜? 무슨꿈이길래..'<br><br><br>"아니... 아니야"<br><br><br>난 웃으며 말을 이었다.<br><br>그도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br><br>하지만 우리 둘다 알고 있었다. 오늘은 49일째..<br><br>오늘이 마지막 이라는걸..<br><br><br>"오늘은 우리 거기로 가자"<br><br><br>싱긋 웃어보이며 난 속삭였다.<br><br>어디라고 정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약속한듯이 그 곳으로 올라갔다.<br><br>우리가 처음만난 그 옥상으로..<br><br>우리는 말없이 마주 앉아있었다.<br><br>서로 얼굴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br><br>....<br><br>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br><br>난 결심한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br><br>그는 갑자기 일어난 날 보고 놀란듯이 쳐다보았다.<br><br>난 천천히 난간위로 올라섰다.<br><br><br>"야..!! 너....너...!!"<br><br><br>그는 당황해 소리친다.<br><br>난 난간에 올라선채로 뒤를 돌아 그를 쳐다보았다.<br><br><br>"오늘 ... 마지막이잖아..."<br><br><br>내 말에 뭔가를 직감한듯한 그는 연신 나를 끌어내려고 손을 뻗었지만<br><br>그저 내몸을 통과할 뿐이었다.<br><br><br>"어짜피.. 난 죽은 목숨이었어.."<br><br><br>그는 내 말은 신경도 쓰지 않는듯 내 몸만 휘저을 뿐이었다.<br><br>난 천천히 뒤를 돌았다.<br><br>불과 얼마전에 본, 그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br><br>하지만 난 행복했다. 어짜피 타의에 의해 몇번씩이나 버리려고 했던 목숨아닌가..<br><br>하지만 지금은 내 뜻대로. 지금 이곳에 서있다.<br><br>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br><br>보이지 않으려 했던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br><br><br>"사랑했어요...."<br><br><br>난 두눈을 질끈 감았다.<br><br><br>"안돼애애애애애~~~~~~~~~~~"<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선배, 승진 축하드려요 ...헤헤"<br><br><br>이 능글맞은 후배놈이 웃으며 축하를 건네자 난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br><br><br>"그래도 그렇게 뛰어내릴줄이야...놀라셨죠?"<br><br><br>"아니... 너무 분했다. 그녀석은 그렇게 쉽게 죽어도 될정도로 착한녀석이 아니야..."<br><br><br>난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그 녀석은 너무나 똑똑했고, 또한 순수한 악 그자체였다.<br><br><br>"하아... 죽은 놈은 그렇다 쳐도 이번에 새로 날뛰는 녀석때문에 골치 아프시겠어요"<br><br><br>후배녀석이 화재를 돌려놓자 그것 나름대로 내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br><br><br>"요즘엔 왜이리 쓰레기 같은 녀석들이 많은지 원...."<br><br><br>"쓰레기에다.. 변태죠... 거기다 똑똑하기까지... 증거도 하나도 없이 그렇게 깨끗한놈은<br><br>그녀석이후로 처음이네요... 피해자의 머리카락만 도려내가지 않는다면 동일범이라는것도<br><br>모를뻔했어요"<br><br><br>"....."<br><br><br>"서...선배...."<br><br><br>후배녀석은 내가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것을 알아채고는 입을삐죽거리며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br><br>.....<br><br>역시 웬지 개운치가 않다.<br><br>지난밤 꿈에나온 그녀석때문인가... 그녀석은 내 꿈에서 의기양양하게 헛소리를 지껄여댔다.<br><br><br>"선배 다왔어요"<br><br><br>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집까지 다 와버렸다<br><br><br>"고맙다.. 잘가라"<br><br><br>"하하.. 뭘요 선배도 얼른 차하나 뽑으시라구요"<br><br><br>부웅-<br><br><br>떠나가는 차를 바라보다가 난 물끄럼히 하늘을 쳐다보았다.<br><br><br>"만약 하늘에 신이 있다면...... 현세에서 못받은 벌을 다 받게 해주쇼..."<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푸...풋.....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br><br><br>"....."<br><br><br>"정말 바보아니야? 푸하하하하!!!"<br><br><br>한참을 더 신나게 웃은 후에야 그는 뒤에 서있던 나를 발겼했다.<br><br><br>"응? 넌.. 그때 그..."<br><br><br>"이제야 알아차리는군"<br><br><br>"벌써 시간이 다 되어가는건가? 후후후"<br><br><br>마치 다른사람이 되어버린듯한 모습이었다.<br><br>난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br><br><br>"이제 인도받을 시간이다.."<br><br><br>"크...크크크.... 그런가? 이걸어쩌지.. 난 게임에서 이겨버렸는걸..."<br><br><br>연신 크게 웃으며 그는 말한다.<br><br><br>'쉬-익'<br><br><br>작은 소리를 내며 내 옆으로 새까만 공간이 열렸다.<br><br><br>"자.. 이리로.."<br><br><br>내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는 그곳으로 다가섰다.<br><br><br>"크크크... 이거 아쉬운걸.. 너에게 설명해주고 싶엇는데 말이지... 그 긴박한 순간을 말야..."<br><br><br>그는 그 말을 끝으로 어두운 공간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br><br>나는 공간이 닫히는것을 보며 나즈막히 말을 했다.<br><br><br>"난.. 다 알고있었어. 네가 손에 땀을 쥐고 긴장했었다는것도..."<br><br><br>"네가 마지막날 그녀의 꿈에 들어갔던것도..."<br><br><br>"그녀에게 네가 일부로 접근했다는것도..."<br><br><br>그를 처음봤을때부터 난 그를 유심히 볼수밖에 없었다.<br><br>그는 날 단순히 저승사자쯤으로 생각해버렸지만<br><br>내 일은 그렇게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br><br>사람들은 나를 보고 천사라고도 부른다. 다만 난 관리자일뿐...<br><br>그를 처음봤을때 그의 영혼을 보고는 놀랐다. 그렇게 새카만 영혼은 좀처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br><br>영혼의 어둠의 정도로 그 사람의 악함을 알수있기때문에...<br><br>틈이 날때마다 그를 봐두었고 그가 언제부터 이 '게임'을 계획했는지는 알수없지만..<br><br>그가 뭘 하려는지는 똑똑히 알수 있었다.<br><br>내가 좀 심술이 나서일까. 난 약간의 '기적'을 일으켜버렸다.<br><br>뭐 그리 큰 기적은 아니다. 마침 솜이불을 가득 싣고 이동하던 대형트럭이 이 건물 밑에 잠시 주차를 하게<br><br>됐다는것 정도?<br><br><br>"그곳에 가선... 죄를 뉘우쳐보라고..."<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이봐요!! 이봐요!!!!"<br><br><br>다급히 부르는 소리에 난 눈을 떴다.<br><br><br>"여기는...?"<br><br><br>눈을뜨자 주위엔 구경꾼들이 죄 모여있었고 어느 남자가 날 줄기차게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br><br><br>"휴... 다행이네요"<br><br><br>그는 씨익 웃으며 땀을 닦았다.<br><br><br>옆을 쳐다보니 대형트럭이 있었고 안에 들어있던 이불같은것들은 죄다 어지러져 밖으로 쏟아져있었다.<br><br><br>'난 살아있는건가....'<br><br><br>난 주위를 살펴보았다.<br><br>하지만 그는 없었다.<br><br><br>"아...아아...."<br><br><br>이제야 어떻게된 상황인지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br><br>난 울먹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br><br><br>휘청<br><br><br>높은곳에서 떨어져서일까, 몸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br><br><br>"아이쿠, 조심하셔야죠"<br><br><br>아까 나를 깨우던 그 남자였다.<br><br>그 와중에도 내 주위에선 구경꾼들이 와글와글대고 있었다.<br><br><br>"이런.. 이마에 피가..."<br><br><br>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수건을 꺼내 내 이마를 닦아주었다. <br><br>하지만 난 그것을 느낄수 없었다.<br><br>그가.. 사라졌다는 것만이 내 머리속에서 메아리 칠 뿐이었다.<br><br><br>"괜찮으세요? 어디 아픈덴 없으시고요?"<br><br><br>주위에 웅성거림을 상관없이 그는 나를 부축하고 있었다.<br><br><br>"삐뽀삐뽀"<br><br><br>저 멀리서 응급차 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았다.<br><br>점점 이성이 돌아오고 있었다.<br><br>경찰이 오면 난 이리저리 불려다니겠지 그럼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그를 찾을수없어..<br><br>하지만 아직 충격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는난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br><br><br>"저... 빨리 아무데나 저좀 데려가 주세요"<br><br><br>그 남자는 알았다는듯이 나를 들쳐업고는 모여있는 인파를 뚫고 재빨리 이동했다.<br><br>그리곤 나에게 나지막히 속삭였다.<br><br><br>"저... 아가씨는.. 참 머리결이 좋으시네요...."<br><br><br><br><br><br><br><br><br>End<br></p>
    Toxin의 꼬릿말입니다
    또다른 단편 :

    <a href="http://todayhumor.com/?humorbest_455572">택시-상편</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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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4/18 14:08:10  223.62.***.196  밤일꾼  346087
    [3] 2013/04/20 05:02:28  110.35.***.211  작은햅영  2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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