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하철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져서 이슈가 되고 있는데, 말만 들었지 보는 건 또 처음이네요. 



오늘 오후에 지하철 4호선 칸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30대쯤 되어보이는 아줌마가 7~8살 정도 되어보이는 딸하고 같이 타더라구요. 




근데 자리가 한 자리밖에 없어서 자기가 앉고, 딸은 저기 노약자석에 앉았습니다. 




한참 그러고 가다가 어느 역에서 할머니 한 분이 타셔서 노약자석 앞에 서시더군요. 




그러니까 그 아줌마 큰 목소리로 (목소리도 엄청 컸음) 




"야~!! 너 이리로 와, 그 할머니 앉게~!!" 라고 외치는 거에요. 







아니.... 




그 할머니가 자기 친구입니까? '할머니 앉게' 라니. 










본인이야 뭐 노인분들에게 속으로 반말을 하던 어찌 생각하던 본인 자유니까 그렇다 치지만, 




자기 자식한테 그렇게 말하다니, 교육 참 잘 시킨다 싶었습니다. 




부모의 사소한 말 습관이 아이의 언어와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법이거늘... 




'앉으시게' 라고 말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하여간 그 때부터 그 아줌마를 좀 주시하게 되었어요. 맞은편에 앉아있어서 잘 보이기도 했고요. 










근데 그 애도 참.... 번잡하기 이를 데가 없더라구요. 




시간 지나서 자리가 나기 전까지 칸 안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정신없게 뛰어다니질 않나... 




큰 목소리로 떠들질 않나... 




그러면 부모로서 아이를 잡아서 제지시키거나 조용히 하라고 해야 하잖아요?  




근데 나 몰라라~ 냅두더군요. 아주 평온한 얼굴;;; 




그러다가 또 자기 엄마한테 매달려서 찡찡대고... 정말 시끄럽더군요. 




칸 혼자 전세낸 것도 아니고, 공공장소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걸 가르치지 않나보더군요. 




슬슬 칸 내의 사람들의 표정에서 짜증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니까 바로 옆에 자리가 나서 지 엄마 옆에 앉더니, 




배고프다고 징징대면서 아까 산 뭔가를 먹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그러니까 그 아줌마, 가방에서 뭔갈 주섬주섬 꺼내는 거에요. 




뭔가 싶어 보니까 삼각김밥........................ 










가뜩이나 여름인 데다 비 오고 후덥지근하고 사람 많고 공기 탁한데, 




그 안에서 삼각김밥 포장을 당당하게 까서 주는 거에요. 




김밥류, 냄새 은근 아니, 꽤 널리 강렬하게 퍼집니다.  




후각 예민한 사람들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음식냄새 퍼지면 괴로울 수 있어요. 




저도 그런 편이라 매우 불쾌했습니다.  




근데 거기다 대고 냄새난다고 뭐라 하면,  




그 아줌마 오히려 니가 뭔데 그러나며 절 씹어먹을 거 같더라구오. 







애 옆에 앉은 어느 아저씨는 이제 노골적으로 그 아줌마랑 애를 노려보시더라구요. 




시끄럽게 떠들고 번잡하게 떠들더니 이젠 냄새 풍기며 음식물 섭취까지.... 




그것도 김가루며 밥풀이며 속에 든 내용물까지 좌석과 바닥에 뚝뚝 떨어뜨리면서 먹더군요. 




뭐 애니까 흘릴 수 있습니다만은,  




그 아줌마는 그 잔해물들 치우지도 않았습니다. 뭘 기대하겠어요. 




진짜 밉상모녀였습니다. 










하이라이트는 그 다음이었어요. 




애가 세 입 정도 먹더니 김밥을 뚝 바닥에 떨어뜨린 거에요. 




그랬더니 그 아줌마 막~~~~~~~~~ 애한테 신경질을 내면서 그거 줍더니, 




바닥에 닿았던 부분의 김을 손으로 막 주물러 뜯어내고는 




(삼각김밥 김, 밥의 수분 흡수하면 꽤 질겨져서 이빨로 물어뜯지 않는 이상 손으로 뜯기 쉽지 않더라구요.) 




다시 애한테 돌려주는 겁니다. 










아니......... 




오만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며 밟고 다닌 지하철 바닥에 떨어뜨린 음식을 




제대로 씻지도 않은 손으로, 




여름에 가뜩이나 조심해야 하는데, 




애들은 면역력이 성인보다 떨어져서 더 신경써줘야 하는데, 




삼각김밥 그거 만원도 아니고 천원 안팎인데 이따 내려서 새거 사주지 그걸.... 










이젠 칸 내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모녀를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다들 '저건 아닌데....' 하는 표정;;;;;;;; 근데 그 아줌마는 못 느끼나보더라구요. 




여전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 당당함. 태연함. 헐.... 







새삼 아이가 안 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아이가 나중에 자기 엄마랑 똑같은 사람 될까 걱정도 되었구요. 




그러면서 나는 나중에 저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하철에서 여러 유형의 무개념들을 보지만, 




오늘 이 아줌마가 탑 10에 손꼽히는 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