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20분 조조영화로 혼자 보고 왔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오유인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영화 이야기하고 싶어서 죽겠어요. 좀 횡설수설하지만 바로 쓸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최곱니다.
영화 보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계속 넋 나간 표정으로 왔어요. 여운이 엄청난 대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러 스포일러 당하기 싫어서 예고편도 안 보고 줄거리도 안 보고 다녀왔어요.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몇가지 있었는데요.
최종 관문(윌포드?의 문)앞에 와서 커티스가 갑자기 울먹이며 과거를 털어놓는 장면이,
뭔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평범한 한국 영화에서 배우만 외국인으로 바뀐 느낌?
한창 몰입해서 보다가 응? 했네요.
그리고 결말 부분도 저는 조금 아쉬웠어요.
요나와 티미가 바깥에 막 나왔을때, 희망적인 느낌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더 비극적인 느낌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윌포드가 말했듯 '자기 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것' 이, 빙하기의 지구에서 얼마나 중요했던 일인지를 보여줬다면..
그래서 결국엔 열차안이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었다는 걸 알고,
지금까지의 노력이 다 허무해지는 그런? 결말이었다면.. 기분이야 좀 찝찝했을지언정 여운은 더 짙었을 것 같네요.
물론 전적으로 제 생각일뿐, 강요하고 그런거는 아니에요!
틸타 스윈슨(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기대했어요!)이 너무 빨리 죽어버린 것도 아쉬웠지만, 이건 뭐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가장 좋았던 장면 하나를 꼽자면, 커티스가 열차 밑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를 구하려고 자기 한 팔을 희생하는 장면..
비록 커티스는 죽은 것 같지만, 비로소 진정한 리더가 되는 모습 같아서 울컥했네요.
아 도저히 좋았던 장면 하나만 못 꼽겠어요. 몇개 더 써도 되나요?
맨처음 그 드럼통 같은 걸로 문 뚫고 나가는 장면도 진짜 너무 좋았고요.
(좀 여담인데 송강호씨가 감옥에서 깨어나서 담배 피는 장면, 진짜 섹시해요. 아침부터 눈호강 좀 했음)
무서운 남자들과 터널을 지나는 그 칸에서, 커티스가 에드가와 문을 두고 갈등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어쨌든 저는 조만간에 한번 또 보러가려고요. 별이 다섯개입니다. 쾅쾅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