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어요. 자살이니 뭐니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지만... <div>너무 힘들고 고달퍼서 주저앉고 나면,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되요.</div> <div>그리고는 상상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 따스한 봄날 아침.</div> <div>따듯한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눈을 간지럽히면, 못이기는 척 눈을 뜨고 창가로 가서 커튼을 젖혀요.</div> <div>세상에.</div> <div>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에요. 하늘이 저렇게 파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div> <div>따스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려 창문을 여니, 들판의 풀 냄새, 나무에 돋아난 새 이파리의 향긋한 풀내음,</div> <div>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div> <div>벌써 마음은 따듯하게 부풀어 올라 기분이 한껏 좋아졌네요.</div> <div><br></div> <div>잠시 바깥을 아무생각 없이 바라보다 1층 거실로 내려가요.</div> <div>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는 거실에는 이미 봄 햇살 한무더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div> <div>주방에서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잔을 만들어 입에 한모금 머금고 테라스로 나가니</div> <div>이제야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테라스에 걸터앉아 이 모든 전원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난 뒤,</div> <div>천정이 뻥 뚤린 욕실로 들어가 적당히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div> <div>보송보송한 타월로 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리고 단장을 해요.</div> <div><br></div> <div>오랜만에 입어보는 얇은 봄옷과 가디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라벤더 향이 짙게 배어있는 청바지를 입고</div> <div>바깥 나들이 갈 준비를 마치죠.</div> <div><br></div> <div>차를 끌고나와 새순이 한창 돋아나는 나무들 사이를 5분 정도 달리면 드디어 나오는 도로.</div> <div>창문을 열고, 달리는 차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압구정 이에요.</div> <div><br></div> <div>차를 주차하고, 근처 스타벅스로 들어가 샐러드와 함께 커피 한잔을 하고,</div> <div>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이질감을 느껴요.</div> <div><br></div> <div>평일 아침이라 사람이 많이 없는 영화관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영화를 보고 나온 뒤,</div> <div>근처 백화점에서 사고 싶었던 것들을 사요.</div> <div>이쯤 되고나면, 산책을 하고 싶어지겠네요.</div> <div>차를 끌고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은 창경궁 이네요.</div> <div>입구에 한발짝 내딛어보니,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 바로 전까지 보던 높은 건물과 수많은 차들은 보이지 않고,</div> <div>나무들 사이에 조화롭게 자리잡은 고궁들이 보이네요.</div> <div>그 길들을 따라 한시간 정도 늦은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나오면 이젠 좀 출출해져요.</div> <div><br></div> <div>미리 예약해 놓은 다이닝레스토랑에 가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난 뒤,</div> <div>마트에 들러 안주거리와 간단한 먹을것들을 사고, 와인샵에 들러 소믈리에가 추천해주는 와인 한 병을 사들고</div> <div>집으로 돌아와요.</div> <div><br></div> <div>해가 조금씩 저물고 있을 즈음, 테라스 한켠에 있는 자쿠지에 물을 받고, 입욕제를 풀어놓고, 아까 사온 와인과 안주를 옆에 꺼내놓고</div> <div>자쿠지 안에 몸을 담궈요.</div> <div>와인 한 잔을 다 마실 무렵, 노천욕을 끝내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난 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거실로 가서</div> <div>그동안 못 보았던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나면,</div> <div>슬슬 졸리네요.</div> <div><br></div> <div>이젠 자러 가야할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참, 여유롭고 한가한 하루였어요.</div> <div>...내일 출근 안하냐고요?</div> <div>무슨소리에요.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공항으로 가야해요.</div> <div>보라카이로 보름정도 여행을 다녀 올거니까요!</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언젠가 꼭 이런 일상을 살 수 있을거라는 상상을 하다보면 조금은 다시 힘이 나는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여러분이 상상하는 멋진 하루는 어떤건가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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