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영화평을 좀 진지하게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얄궂은 제목을 달았습니다.</div> <div><br></div>저는 마블코믹스로 대표되는 히어로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div><br></div> <div>어벤져스부터 가끔씩 보는 정도고 딱히 세계관에 투자하지도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로건은 킬링타임용이 아니네요.</div> <div><br></div> <div>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라길래 별 생각없이 봤는데</div> <div><br></div> <div>제가 알고 있는 때리고 부수는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가 아니었어요.</div> <div><br></div> <div>로건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네요.</div> <div><br></div> <div>느낌점을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볼까 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_부성애</b></div> <div><b><br></b></div> <div>영화에는 다양한 부성애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div> <div><b>찰스와 로건</b></div> <div><b>로건과 로라</b></div> <div><b>옥수수 농장의 아버지와 아들</b></div> <div><b>잰더 박사와 로건의 클론</b>사이에서 보여지는 부성애는 <span style="font-size:9pt;">우리 주변의 다양한 부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span></div> <div><br></div> <div>죽기 전날 <b>찰스</b>가 로건을, 로건이 찰스를 대하는 모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로라에 대한 <b>로건</b>의 서툰 부성에는 영화 초반부터 꾸준히 등장하지요. 로라를 딸로 받아들인 "Daddy" 장면이 가장 강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찰스의 무<span style="font-size:9pt;">덤 앞에 함께 서있는 로건과 로라의 모습이 더 좋네요. 할아버지와 아들과 손녀를 보는 것 같거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br></b></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옥수수 농장의 아버지</b>와 아들 역시 가난한 형편에서도 아들을 지원해주는 소시민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이 드러나있다고 느꼈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잰더 박사</b>의 경우는 좀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오늘날 '훌륭한 공부기계'를 만드는데 열심인 부모들의 모습이 보여졌어요.</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_'연극 1막에 권총이 등장했다면 2막이나 3막 쯤에는 발사되어야 한다' </b></div> <div><br></div> <div>정직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div> <div><br></div> <div>로라에게서 클로가 나오는 장면 외에는 크게 놀란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대충 10초정도 이후에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이 되는 영화였달까요.</div> <div><br></div> <div>추격씬의 기차라던가 수차례 등장하는 아다만티움 총알이라던가 노스타코타에 실제로 아이들이 모여있을것이라던가...</div> <div><br></div> <div>'자유의 여신상' 같은 경우처럼 관객이 간판을 놓쳤을까봐 대사로 직접 언급해주기까지 하구요.</div> <div><br></div> <div>심지어 마지막의 십자가 같은 경우도 영화알못인 저조차 '비율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한 부분도 예상하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 같아네요.</div> <div><br></div> <div>영화사가 파놓은 한줄기 물꼬를 그대로 타고 흐르며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오직 로건의 삶에만 스포트라이트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도 듭니다. </div> <div><br></div> <div>만약 영화가 깜짝 놀라는 전개의 연속이었으면 오히려 더 피로해지고 로건이라는 사람에 대해 몰입할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로건의 행동과 표정과 말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달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_수염을 자르는 장면</b></div> <div><b><br></b></div> <div>모든 장면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div> <div><br></div> <div>잘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 있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이들이 <b>수염</b>을 자르고 웃던 장면인데요. 한 50%정도의 해석을 내보았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에덴'</b>에 모인 아이들 중 <b>'딜라일라'</b>라는 이름의 아이가 있었다는 것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영화 내내 등장한 <b>'종교적인 장면들'</b>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종교적인 장면들'이 몇가지 생각 안나기는 하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초반 물탱크에서 '돌연변이는 신이 뜻이다 / 아니다 신의 실수일지도 모른다' 라는 내용의 찰스-로건의 대화, </span><span style="font-size:9pt;">옥수수 농장에서 나온 '저녁식사 전 기도장면' 정도가 생각나네요. 그밖에도 분명 신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아시다시피 <b>'에덴'</b>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최초의 지상낙원이구요.</div> <div><br></div> <div><b>'딜라일라'</b>는 괴력을 발휘하는 '삼손'이라는 성서 인물의 애인이었습니다. '드릴라'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죠. 삼손이 가진 힘의 원천은 머리털과 수염이었는데 드릴라가 이 털을 자름으로 훗날 삼손이 죽게되는 결과를 가져오죠. </div> <div><br></div> <div>로건이 마치 성경인물의 <b>'삼손'</b>처럼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있었다는 점도 짚어볼만 한 것 같네요. 성경 속 삼손은 죽기 직전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마지막으로 엄청난 괴력을 발해 자신의 적들 수천명을 쳐죽인후 자신도 죽게 됩니다. 삼손과 로건의 마지막이 꽤 비슷하네요.</div> <div><br></div> <div>정리하자면 제가 파악한 부분은 '성경 속 딜라일라가 삼손의 수염을 깎고 삼손이 죽을 처지에 놓이지만 마지막에 괴력으로 적들을 몰살한 것'이</div> <div><br></div> <div>영화 속 아이들 중 하나의 이름이 '딜라일라'였고 그 아이들이 로건의 수염을 깍고 로건이 삼손과 비슷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정도밖에 안되네요....하하..</div> <div><br></div> <div><b>로건이 삼손과 같은 '의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거라는 상징적인 장면</b>이라고 하기엔 뭔가 확대해석하는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들지만</div> <div><br></div> <div>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감독의 의도에 제일 근접한 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놓친 무언가들을 합치면 좀더 명쾌한 해석이 나올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br></div> <div><b><br></b></div> <div><b>_마치며</b></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거야' 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제게 있어서 엑스맨 히어로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울버린이었는데</div> <div><br></div> <div>정말 보잘것없는 '퇴물' 신세가 되어버린 울버린을 보면서 입이 씁쓸해졌습니다.</div> <div><br></div> <div>동시에 '인간 로건'의 모습도 보게되었구요.</div> <div><br></div> <div>우리 모두의 히어로라고 할 수도 있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버지와 히어로. </div> <div><br></div> <div>이 두 단어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로건'에게 참 고맙습니다.</div>
세상의 가장 깊은 곳에서
세상의 가장 슬픈 곳에서
세상의 가장 아픈 곳에서
세상의 가장 어둔 곳에서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때
미쳐서
꽃은 핍니다.
- 김용택, '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