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일단 저는 포병대대 출신입니다.</p><p><br></p><p>바로 이야기 들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음슴체.</p><p><br></p><p>포대장 스팩</p><p>- 장기복무를 원함.</p><p>- 이번 포대장을 잘 끝내면 상급부대 & 진급</p><p>- 결혼해서 가족이 있음. 아이도 있음.</p><p><br></p><p>보통 이런 스팩이면 병사들을 커피 볶듯이 볶음. 그러나 우리 포대장은 그렇지 않음.</p><p><br></p><p>그렇지만 상명하복을 중시함. 까라면 까야함. 그러나 독단 50% 간부 30% 병사 20%의 의견을 적극 반영함.</p><p><br></p><p>작업지시, 임무 하달 등에는 합리성을 중요시 하려고함.</p><p><br></p><p>그러나 더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은 어쩔 수 없이 이행함.</p><p><br></p><p>예를 들면 제초작업.</p><p><br></p><p>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제초작업을 왜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길만 트면 되지 않냐며 병사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옴.</p><p><br></p><p>그러자 전병력 집합 크리 불호령이 내림.</p><p><br></p><p>그리고 제초작업이 필요한 일장 연설을 하심.</p><p><br></p><p>"높으신 분이 마음에 들도록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전투에 필요하기 때문에 제초작업을 하는 거다.</p><p> 적병이 잡초 사이에 숨어버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너희들이 아무리 경계를 잘 해도 적병은 숨어든다.</p><p> 우리는 잡초가 없어도 우리 부대이기 때문에 숨을 곳을 잘 안다. </p><p>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적병의 숨을 곳을 없애려는 것이 제초작업이다. </p><p>그리고! 풀속에 너희들이 가리면, 내가 너희들을 못 보잖아. 너희들이 보여야 내가 너희들을 못살게 굴지."</p><p><br></p><p>예를 들면 제설작업.</p><p><br></p><p>"너희들 말대로 제설작전을 하루 안 해봐서 알겠지만, 하루만 지나도 땅이 언다. 빙판길에서 어떻게 작전수행을 하려고 하나?</p><p> 밥 먹으러 가는 것도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눈이 오는 즉시 치우는 거다.</p><p> 그리고 왜 소금을 적극적으로 사용 안 하는지는. (.......) 미안하다. 너희들에게는 나쁜 말이지만 하겠다.</p><p> 높은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는, 너희들은 작업을 많이 하든 안 하든 고정지출이다. 그리고 소금은 쓰면 쓸수록 지출이다.</p><p> 소금 한 포대가 너희들 월급보다 비싸다. </p><p> 이건 내가 어떻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p><p> 마음 같아서는 내가 소금공장을 하나 사버리고 싶은데, 나도 애딸린 아빠라는 입장이라서 돈을 많이 못 쓰겠다."</p><p><br></p><p><br></p><p>이런 식으로 늘 그럴싸한 이유와 농담으로 우리를 독려해줌. 상급부대 지시사항으로 하달받은 내용은 어떻게 해서든 이유를 가져다 붙여서 우리에게 지시함.</p><p>깨어있는 병사들은 모두 툴툴거리지만 열심히 작업함.</p><p><br></p><p><br></p><p>[작업편]</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작업 시간도 정확히 정해짐.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업을 빨리 끝내면 새로운 작업이 주어진다고 함. 그러나 우리 포대는 그런 거 없음.</span></p><p><br></p><p>포대장 입회하, 분대장과 행보관의 작업량 배틀이 열림.</p><p><br></p><p>분대장 : 우리반은 지금 작업가용 인원이 몇명뿐이고 그나마 몇명은 일이등병이라 작업 할당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하지 못합니다.</p><p>행보관 : 일이등병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야. ㅁㅁ시간 내로 끝내. 그리고 전에 보니까 빨리 끝내더만.</p><p>분대장 : 그때는 ~~상병이 작업인원에 있어서 그런 겁니다. 그래도 힘쓰는 일인데 1시간 작업 15분 휴식은 있어야합니다.</p><p><br></p><p>뭐 이런식으로 대충 실랑이 하다가 적정선에서 마무리되고 각 반별로 작업하러 감. </p><p>그리고 목표 할당량 빨리 끝내면 끝내는 대로 휴식. 절대 추가 작업 없음.</p><p>대신 개인 주특기 훈련 해야함. 작업보다는 편하니 대부분 빨리 작업 끝내는 쪽으로 함.</p><p><br></p><p>[훈련편]</p><p>영내 훈련은 기본 위주로 반복숙달 훈련 함.</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영외 훈련은 보는 눈도 있기 때문에 조금 다름.</span></p><p><br></p><p>그렇지만 우리는 훈련 때 뺀질거리지 않았음. 모두들 열심히 훈련에 참여함.</p><p><br></p><p>훈련 전에 포대장의 일장 연설이 있기 때문임.</p><p><br></p><p>"영화 한편 찍으면 하루는 작업 훈련 없는 날 선포한다.</p><p> 그리고 이번에 군단장님이 보러 오신다니까 내 진급에 도움되게 열심히 해줘"</p><p><br></p><p>그래서 우리는 높은 사람 없을 때는 워밍업 수준으로 하고 있을 때는 영화 한편 찍는 명배우가 되었음.</p><p><br></p><p>그리고 우리는 작업 훈련 없는 날을 얻었고, 포대장이 없는 틈을 타서 행보관이 눈에 띄는 인원을 데리고 작업 함.</p><p><br></p><p>[내무생활 편]</p><p>포대장이 진급이 눈 앞임. 본격 "사고없는 포대, 선진 병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음. </p><p><br></p><p>악폐습 완전히 차단했음. 걸리면 바로 군기교육대 or 영창임.</p><p>"내가 잡아서 보내는 것은 오히려 진급에 도움이 된다. 다만 상급부대에서 검열 나와서 걸리면 진급에 해가 된다."라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설명과 함께 실시했음.</p><p><br></p><p>일과가 끝나면 선후임따윈 없음. 일이등병도 걍 누워서 TV봄.</p><p> 일이등병도 전우조 and 보고만 충족하면 PX 갈 수 있음. (단 이등병끼리는 안 됨.)</p><p><br></p><p>그렇다고 짬대우가 없는 것도 아님. 일과 후 작업에는 점수제임.</p><p> (병장 5점, 상병 3점, 일병 2점, 이등병 4점)</p><p>각 개인별로 매주 채워야하는 점수가 있음. 할당 점수 못 채우면 행보관에게 끌려가는 거임. 끌려가면 점수 못 얻음. 자진해서 나가야 점수 얻을 수 있음. 그리고 행보관이 가산점 줄 수 있음.</p><p><br></p><p>심부름권도 있음.</p><p>선임이 후임에게 개인적인 일을 시킬 때 반드시 심부름권을 사용해야함.</p><p>선임일 수록 심부름권을 많이 줌. 그리고 많이 사용할 수록 작업점수 할당량이 높아짐. </p><p>그리고 이등병은 특정 시간 면책권을 줌. </p><p><br></p><p>생각해보니 지극히 행정보급관님 편의주의였음.</p><p><br></p><p>아, 그리고 후임이 선임에게 개겨도 군기교육대&영창임.</p><p><br></p><p>[청소편]</p><p>청소는 포대장님이 수술하지 않았음.</p><p>이것까지 수술하면 병사들의 낙이 없어진다고 했음.</p><p>대신 말년병장도 뭔가를 하긴 해야함.</p><p>짱박히다가 당직사관에게 걸리면,</p><p><br></p><p> 다음날 야간근무에 군인이 가장 잠을 못 잔다는 2번초 순찰근무에 투입됨.</p><p><br></p><p>[결론]</p><p>그리고 포대장은 진급을 하였고 상급부대로 감.</p><p>지휘관 교체식 때, 나는 처음으로 우리 포대원들의 우렁찬 경례소리를 들었다.</p><p>평소에는 절대 저렇게 큰 목소리 안 냈는데..</p><p>맨날 목소리 작고 폐기 없다고 한소리 들었었는데...</p><p>뇌까지 근육일것 같은 포반장이 우는 것을 처음 봤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