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 alt="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2/14494602642h5qvv7xmXNUbnSv8k3hTCEECbpd.jpg" width="620" height="347"></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tyle="border-bottom:medium none;border-left:medium none;border-top:medium none;border-right:medium none;" alt="2.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12/14494602718Jp5MlO7v53fxSRHIvzWTEY6v3Jrt.png" width="425" height="758"></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style="text-align:justify;">-선결론: 이십년전에 생긴 빛 3억 다 갚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0. 서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안녕 게이들아? 나이 마흔 다 되어가는 고추 안 서는 아재야. 읽을거리 판에 올리려고 했는데 다 써놓고 공지보니 썰은 올리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안 되더라고; 그래서 여기다가 다시 써볼게.</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실 전재산 천만원이 된 것은 며칠 전일이야. 어디다가 자랑하고 싶은데 오프라인에서는 자랑할데가 없어서,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옛날 라면 엎을때부터 눈팅하던 개드립에다가 자랑한번 해보려고 가입했어. 여기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가입했는데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가입하자마자 글을 못 쓰더라고 ㅎㅎㅎ. 며칠 지나서 안 쓰려다가 오늘지나면은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한번 써보려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 풍족했던 어린시절</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 아버지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서 열심히 일했어. 어머니도 부모님을 일찍 여의시고, 이모를 먹여살리고 공부시키기 위해서</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중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일을 시작하셨어. 아버지는 분식집에서 일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반해서 몇달간 쫓아다닌 끝에 아버지 23,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머니 20살에 결혼하시고 나를 낳으셨어. 우리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서 정말 성실히 일하시는 분이셨고,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중소기업 사장님이 되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할머니랑 부모님이랑 같이 살았는데 솔직히 부족한 것 없이 자랐어.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풍요롭게 자랐던것 같아.</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고 싶은것은 다 샀고, 갖고 싶은것은 다 가졌어. 먹고 싶은게 있다고 할머니에게 말하면 그날 저녁은 그걸 먹을 수 있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 꿈은 어릴때부터 판사였어. 부모님 모두 가족을 먹여살리느라 학업을 포기하신것을 엄청 안타까워하셨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 공부하는데 지원을 아끼시지 않았어. 다행히 나는 다른것은 잘하는 것이 없었지만 공부는 잘했고, 부모님은 엄청 기뻐하셨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시절에 몇개 없던 영어 학원에도 다닐 수 있었고, 남들 몰래 과외도 받았던 기억이 나.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중학교 때 항상 전교 5등 안에 들었었고, 고등학교 반배치고사때 전교 1등으로 들어갈 정도로 공부 하나만은 자신있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2. 사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imf 시대가 되었어. 우리 아버지 회사도 당연히 휘청거렸지. 빚이 쌓이고 아버지는 일하시느라 집에 잘 못 들어오셨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는 남들보다 열심히 일하면 극복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봐. 집에서는 잠만 자고 거의 매일 일만하셨지. 빚이 쌓이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회사가 어려워서 직원을 늘릴수가 없어서 아버지도 직접 기계에 붙어서 일을 하셔야만 했어. 그리고 불이 났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기계가 과열되었다는지 어땠었다는지 불이 났고. 불은 아버지 공장 뿐만 아니라 옆 공장들까지 다 태웠고, 화학약품이 많던</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공장들이라서 불은 걷잡을 수 없었어. 아버지를 포함해서 여덟명 정도 되는 직원들이 다치셔서 병원으로 실려가셨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직도 밤에 엄마와 할머니와 울면서 택시잡으려고 도로를 뛰어다녔던 기억이 나. 택시가 안 잡히더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셋이 도로에 주저 앉아서 울면서 택시오라고 손흔들었던 기억이 생생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는 의식이 없으셨어. 우리 가족들, 직원들 가족들 모두 울면서 응급실에서 지키고 있었어. 두 분은 많이 다치셨지만,</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회복될 수 있었지만. 우리아버지를 포함해서 여섯명은 혼수상태였어. 이틀째 되던 날 한 분이 돌아가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4일째 우리 아버지는 눈을 뜨셨어. 내가 펑펑 울고 있는걸 보면서 울지마라고 했던 기억이나.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는 누구 다친 사람이 없는지 물으셨고. 미안하다고 하셨어. 그리고 그날 돌아가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여섯분 아무도 병상에서 일어나시지 않았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 가족은 펑펑 울면서 장례식을 치뤘어. 아버지 장례중에 어머니와 할머니가 쓰러지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일주일뒤에 할머니도 돌아가셨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줄초상...</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에서는 너무 울어서 눈물도 안 나오드라. 어머니는 벽에 기대서 산 송장처럼 앉아만 계시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할머니 장례식까지 끝나고 어머님은 앓아 누우셔서 매일 울고만 계셨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도시락 직접 도시락 싸서 학교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3. 아버지가 남긴 것</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차근차근 회사도 정리되고, 직원들 보상도 해주고. 불이 옮겨 붙은 공장들 물어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수습하는건 세상을 모르는 어머니 뿐이었어. 한달쯤 지나서 어머니는 여기저기 불려다니고, 울고 불려다니고 울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물어줘야 할 것이 너무 많았어. 공장도 팔아야 했고. 아파트도 팔았어. 아버지차도 당연히 팔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장농, 책상, 티비, 심지어 내 방에 있던 백과사전도 팔았어. <span style="line-height:1.5;">그렇게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고 남은 것, 빚 3억.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중에 다 커서 들은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나하고 죽어버리려는 생각으로 농약을 사러 약국에 간적도 있었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런데 돈이 부족해서 농약을 못사서 돌아왔을 지경이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는 잘 곳이 없어서, 이모집 현관에서 약 한달정도 살았던 것 같아. 이모도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거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런데도 있는 돈 다 털어서 방이 달린 작은 떡볶이 집 여는 것을 도와줬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테이블 다섯개 있는 낡고 작은 떡볶이집. 거기에 딸린 방에서 우리는 살았어. 바람이 너무 많이 통했고 추웠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침에 일어나면 물에 살얼음이 낄 정도라서 새벽이 되면 추워서 어쩔 수 없이 깰 정도였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한달 내내 하루도 못 쉬고 장사해서 번 돈은 겨우 이자나 갚는 정도였고. 남는돈이 없어서,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매일 떡볶이랑 김밥만 먹었지만, 그래도 우리 둘이 살 수 있는 집이 생겨서 안심되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4. 고등학교 생활</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 고등학교는 강제로 야간 자율 학습을 했어. 일학기는 사 놓은 책들이 있어서 공부할 수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학기에는 참고서고 뭐고 책이 하나도 없는거야. 그래서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교과서만 보고 있었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공부도 안 되었고... 매달 모의고사를 봤는데 눈에띄게 성적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일이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래도 모의고사 반 일등으로 들어온 아이가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니 걱정이 되었는지</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야간 자율학습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부르셨어. 선생님께서는 줄초상이 났다는것만 알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셨나봐.</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공부도 안하고 그러면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하시겠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다독이셨는데.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눈물이 줄줄 흐르는거야. 한참을 창피한줄도 모르고 펑펑 울었어. 그리고 지금 우리집 상황이 어떤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지금 내가 학교에 앉아 있는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은 그래도 힘내라고 말 없이 다독이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다음날 선생님이 부르셨어. 그리고 책을 과목별로 하나씩 한뭉텅이 주시더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다른 선생님들한테 책 한권씩만 추천해 달라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얻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없는 것은 직접 사셨다면서. 대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 고마워서 울보처럼 펑펑 울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선생님은 자식이 공부하게 책 주었는데도 울고 있다고 쥐어박으시고 공부하라고 웃으시면서 보내시더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후로 학기마다 선생님이 책을 챙겨주셨어. 이분이 삼년간 내 담임이셨어. 우리학교는 선생이랑 학생이랑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같이 학년이 올라가는데 나중에 이야기 하시기로 선생님이 부탁부탁 해서 계속 자기반에 넣어달라고 했다고 하시더라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 은사님이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에 가면 장사 마감하는 것을 돕고 바로 잠들었어. 새벽 네시가 되면 추워서 어쩔 수 없이 깨게 되더라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머니는 장사준비를 하시고. 나는 떡볶이 먹는 테이블에 앉아서 공부를 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책이 과목별로 한 권씩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책들만 반복해서 봤어. 밑줄 그으면은 책이 지저분해지니,</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공책에다가 조그마한 글씨로 빽빽하게 옮겨적으면서 공부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중에 일년쯤 보게되는 책들은 안보고도 한챕터정도는 그대로 옮겨적을 수 있을정도로 책이 외워지더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다시 전교 1등까지 올라갔어. 지역 등수도 한 손가락에 들었어. 나는 선생님께 감사했고, 선생님도 많이 기뻐하셨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5. 대학교 입학</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렇게 3년간 공부했고, 수능도 평소보다 잘봤어. 선생님이 추천한대로 해서 S대법대와 한군데 법대에 합격했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고민했어. S대는 그냥 학생이었고, 다른데는 전액 장학금을 준다고 그랬거든. 우리집은 등록금은 커녕 책값도 없었거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아쉽지만 이것도 고맙다고 생각하고 다른데 법대로 가려고 했어. 그렇게 결정했다고 하니,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교장선생님이 부르셔서 봉투를 주셨어. 그 봉투에는 등록금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있었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제 사정을 선생님이 교장선생님께 말씀하셨고. 교장선생님이 등록금을, 선생님들이 돈 조금씩 걷어서 책값하라고 모아주셨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눈물이 나더라고. (자꾸 우는 이야기만 쓰네. 부끄럽게). 교장선생님은 대신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서 등록금은 갚으러 오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머지는 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라고 하시더라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정말 고마운 분들 덕분에 나는 S대 법대에 들어가게 되었어. 나는 합격하자 마자 과외를 다섯개씩 했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러니까 숨통이 트이더라고. 어머니가 장사하는 돈은 빚 이자를 갚고. 과외한 돈은 생활비로 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비록 빚을 줄이는 것은 못하지만 가끔 고기도 먹을 수 있고. 어머니 병원도 가끔 가실수 있다는게 행복하더라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러면서도 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다. 장학금을 받으면 등록금만큼 돈을 버는거니까 꼭 장학금을 받아야 했거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친구들이나 선배들하고 술 먹은적이 한번도 없었어. 수업 끝나면 바로 과외, 과외 끝나면 바로 도서관이었거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때도 그렇고 원래 법대 애들은 군대를 최대한 미뤘거든. 나는 방위가 되어서 1학기 끝나자마자 바로 방위로 갔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6시까지는 통지서 돌리고, 저녁에는 과외하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6. 전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실 내 꿈은 한번도 변함없이 판사였고 법대를 갔기 때문에 당연히 사법시험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대학 동기들은 이미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친구들,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과외를 하면서 사시를 하는 것은 미련한 짓거리같았고. 그러면 얼마나 돈을 모아놔야 하는지 알아야했거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공부하고 있는 친구과 이미 시험에 붙은 선배들, 이십대 후반이 되도록 계속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선배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모두가 하나같이 하는 말은 신림동에 들어와서 학원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림동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유는 간단했다. 거기에 있어야만 시험에 붙을 수 있으니까. 지금은 정보가 예전보다 더 많이 돌겠지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때 당시에는 시험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 무슨 책을 사야하는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뭐가 시험에 나오는지 다 신림동에 있었거든. 매년 출제경향이 바뀌기 때문에 책만 읽어서는 평생 공부만 한다는 소리였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90년대 후반이었는데 최소로 돈 쓰던 친구가 월 80만원이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만나본 선배중에 가장 빨리 시험에 붙은 형이 각잡고 공부한지 4년만에 합격. 아직 못 붙은 형은 9년째.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가 그 형보다 열심히 하고, 더 천재라서 3년만에 붙는다고 해도 대략 3천만원. 꿈과 같은 돈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지금부터 한달에 백만원을 모아도 3년은 모아야 시작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것도 3년만에 합격못하면 아무것도 남는것 없이 3천만원을 날리고 6년의 시간을 날리는 것이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 계산대로라면 도저히 도전할 수 없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가 줄일 수 있는 것은 학원비 뿐이었다. 집안이 가난해서 학원을 못다닌다는 말은 못하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학원다니는게 너무 싫으니 학교수업만으로 합격할 수 없냐고 선배들한테 물었더니 모두가 병신이라고 비웃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래도 일단 도전해볼 수 밖에 없었다. 복학하자마자 과외도 줄이고 학교수업을 정말 열심히 들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학년 2학기는 교양이 많아서 법학은 3개 밖에 없었지만. 3개 다 압도적으로 A+ 받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바로 사법시험 기출문제를 사다가 내가 들었던 범위만큼 풀어봤다. 20%정도 맞았던것 같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시험은 동쪽에서 나오고, 학교 수업은 북쪽으로 가는 느낌이랄까?</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예 반대는 아니지만 시험에 나오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였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쿨하게 포기했다. 경영대로 전과했다. 어머니에게는 돈이없어서 고시준비 못한다는 이야기는 못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해보니 법학이 안 맞는것 같다. 경영학이 재밌는것 같아서 경영학과로 간다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머니는 아쉬워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걱정만 하셨다. 쿨하게 포기했지만 가끔 울컥울컥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7. 취업</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생각보다 경영학이 더 재밌었다. 법대교수는 다들 별로 수업에 의지가 없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차피 사시에 도움이 안되었거든. 30분 늦게 들어와서 30분 일찍 끝내주는 교수도 있었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예 책 낭송회를 하는 교수도 있었고.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전 학기에 120명 듣는 수업에 출석을 안 부른다고 하니 시험보는 날 빼고 8명만 수업들었다는 이야기는 레전드였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경영학과는 교수도 열성적이었고, 학생도 열심히였다. 교수는 경영대에서 사시준비하는 애들도 있는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너는 나이도 어린데 법대에서 경영학과로 오냐고 의아해 하는 교수도 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럴때마다 경영학이 더 좋아서요라고 대답하고 공부했다. 성적도 잘 나왔다. 한번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칼졸업하고 바로 대기업에 취직되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8. 회사생활과 시작되는 빚 청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본사근무였는데 전공이 회계라서 회계팀으로 지원했는데 인사팀으로 넣어줬다. 월급이 많이 좋았다. 즐거웠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엄마가 버는 200만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을 생활비로 쓰고, 내 돈은 모두 빚청산을 시작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빚이 생긴지 거의 10년만에 원금상환이 시작되었다. 처음 빚을 갚기 시작하니 뿌듯하드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언제 다 갚을지는 기약도 없었지만 이대로 갚아가면 금방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집도 살얼음 끼는 떡볶이 집에서 벗어나서 방이 두개 있는 월세방으로 옮겼다. 어머니가 너무 기뻐하셨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인사팀에서 2년정도 근무하고 있을 때 쯤? 자판기 앞에서 커피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감사팀 부장님이 오시더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서류를 좀 주시더니 읽어보라더니 여러가지 물어보시더라, 어떻게 생각하냐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냥 웃으면서 가시더라.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저 양반이 일이 많아서 미쳤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주에 감사팀으로 옮기게 되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부장님이 나를 맘에들어서 계속 옮겨달라고 했다고. 인사팀에 비해서 일이 훨씬 많았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래도 월급이 150정도 올랐다. 일이 많은 것보다 월급 더 주는게 신나서 더 열심히 일했다. 부장님도 이뻐하시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9. 사랑</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경영대 전과하고 알게된 여후배가 있었다. 내가 먼저 좋아했고, 여후배는 마음을 받아줘서 사귀게 되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가난한데 사랑 하는게 겁났다. 그 후배는 마음이 넓은 친구였다. 소박하고, 돈도 아껴쓰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비싼거 먹는다면 손이 벌벌벌 떨린다고 하였다. 데이트 비용도 그 친구가 더 많이 낼 때도 많았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집에서 싸온 떡볶이와 순대만 먹어도 행복해 하는 친구였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도 취업하고 그 친구도 취업하고. 나는 벌써 5년차. 그 친구는 1년차. 30대 초반. 당연히 우리는 결혼할 줄 알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느날 그 친구가 차 사는 이야기를 꺼냈다. 벌써 5년차인데 차 사는게 어떠냐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불편하지 않냐고. 집에 빚이 많아서 안 된다고 했다. 이 문제로 살짝 말다툼을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얼마나 빚이 많기에 중고차 하나 못사냐고 했다. 그 때 남은 빚이 1억 8천 정도. 나는 빚이 2억이나 있는데 무슨 차냐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친구는 충격받은 듯 했다. 우리 집에 빚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 많은 지는 처음 들었나 보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며칠 뒤 그 친구는 헤어지자고 했다. 나를 너무 사랑한다고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살면 우리는 결혼하고 행복할줄 알았다고 했다. 돈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래도 사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빚이 많은지 몰랐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빨리 결혼하고 싶은데 빚을 갚고 집을 사서 결혼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해했다. 그 친구는 정말 소박한 친구였다. 돈이 없다고 사랑을 못하냐고 하던 친구였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결혼하면 매일 붙어 있으면 좋으니 집이 좁아도 좋다고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우리 어머니도 혼자 살기 외로우니 방 두개짜리 조그만 집에 들어가서 한방은 어머니 한방은 우리가 살자고 했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너무나 순진하고 소박한 친구에게 내가 얹어줄 짐은 너무나 무거운 것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마지막으로 한번 안아주고. 헤어졌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헤어짐을 입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돌아서서 멀어지는 순간까지 그 친구는 길거리에서 창피하게도 너무나 울어댔지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별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그 친구가 너무나 울어대는 통에 나는 눈물도 안 나왔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가 그 친구를 차버리는 나쁜놈인 것 같았다. 아니 사실 내가 나쁜놈이었지.</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헤어지고 매일 술을 마셨다. 일이 끝나고 집에오면 팔다남은 식은 떡볶이에 소주를 마셔댔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퇴근하고는 매일 떡볶이에 소주였다. 그리고 매일 울었다.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게 전화도 많이 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친구는 현명하게도 받지 않았다. 거의 한달 넘게 그랬던 것 같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날도 퇴근하자마자 옷 벗고 술을 꺼냈다. 어머님이 방에 들어오셔서 앉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같이 마시자고 했다. 혼자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막무가내였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술을 한 두잔 먹고 어머니는 펑펑 울었다. 미안하다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아버지가 살아계시고 니가 돈 많아서 공부하고 판사했어도 그년이 그랬을 거냐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다 못난 애미애비 만나서 그렇다고. 어머니를 달래다보니 그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0. 다시 도전</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판사했어도 그 애가 그랬을까. 하는 말에 솔직히 공감했다. 그 날로 여러가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빚은 있었지만 돈도 있었다. 대학생때 3년간 벌 돈 반년이면 벌었다. 빚은 일억 8천 통장에 5백만원.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때는 이미 다음해에 로스쿨이 개원하는 시기였다. 사법시험은 곧 없어지기로 결정되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다시 알아보았다. 아직도 사시하던 동기들은 연락이 안되었고. 몇년전에 붙었다는 친구 다짜고짜 연락해서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술 마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물가는 조금 올랐다. 한달 100만원 정도? 이제는 3년만에 붙을 자신은 없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인원도 줄고 있었다. 기한은 5년으로 잡고 계산했다. 로스쿨은 아직 1기 받기 전. 등록금은 천만원정도라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3년이면 6천만원잡고 비교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머니께 나 회사 그만두고 사시나 로스쿨 갈거라고 했다. 어머니는 그러라고 하셨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사시 준비하려고 했다. 법대를 일찍 그만둬서 사시보려면 있어야 하는 학점이수도 안되어 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독학사를 알아보고 있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부장님(이때는 이사)하고 둘이서 저녁먹으면서 술먹다가 슬쩍 이런 생각하고 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일년만 더 일해서 돈 모은 다음에 독학사하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부장님이 의아하다는 듯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시하면 5년은 잡고 하는거 아냐? 그리고 로스쿨은 육천만원 더 들여서 3년뒤에 변호사 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러면 2년 일찍 변호사 되서 돈 일찍 버는게 이득아닌가? 변호사 하면 일년에 3천 못버나? 이러는 거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 순간 아차, 싶었다. 사실 5년도 장담할 수 없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시에 결국엔 붙는다고 해도, 5년 이상 걸리면 로스쿨이 이익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바로 독학사 때려치우고 LEET(로스쿨입학시험-대학교로치면 수능같은거)를 봤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성적은 별로 안 좋았다. S대랑 KY대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부장님이 물어봐서 떨어졌다 그러니까 웃으시더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럼 사시하러 가냐고. 혹했지만 일단 돈을 모아야 해서 회사 다니면서 다시 LEET 준비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실 준비랄것도 없는 것이 적성검사라서 기출문제 풀어보는 정도? 말고는 할 게 없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다음해에 서성한 중에 한 군데랑 인서울 한군데에 지원해서. 서성한 중에 한 곳은 면접에서 떨어지고 인서울은 붙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퇴직하는 날 부장님께 따로 인사드렸더니 나중에 자기 이혼소송할 때는 공짜로 해달라고 하면서 웃으면서 헤어졌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1. 로스쿨생활</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로스쿨은 생긴지 일년밖에 안되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몰랐다. 통장에는 4천만원 좀 넘게 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빚은 여전히 1억 8천. 처음에는 그냥 내돈으로 등록금 내려고 했는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이 있어서 2%로 빌려서 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2%로면 지금 있는 빚보다 싸니까 천만원 빚갚고 학자금대출 받는게 훨씬 나으니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하나은행에서 로스쿨 붙은 학생들은 마이너스 통장 2천만원짜리도 만들어준다고 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마이너스 통장까지 다해야 6천만원정도 였다. 3년 등록금밖에 안되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들어가기 전에 학원원장하고 있는 법대친구에게 부탁해서 고등학교 논술 선생으로 계약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로스쿨이 생긴지 일년밖에 안되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모르고, 주변에 로스쿨 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당연히 대학원이니까 일하면서 다녀도 되는건지 알았던 거지.</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학교가 빡셌고, 학원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남들은 9시에 나와서 10시까지는 기본으로 하는 것 같은데 나는 7시에 학원에 출근하니.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수업시간에 초 집중하고. 교수님말 한마디한마디 다 받아썼다. 그리고 중간고사를 봤는데. 너무 어려웠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다들 어렵다고 하길레 역시 법학은 어렵구나 하고 말았는데. 기말 끝나고 성적표가 나왔는데 내 뒤에 3명밖에 없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실 엄청 충격이었다. 30대 초반까지 단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성적이었거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제서야 이게 미친짓이었구나라는 것을 알았다.<span style="line-height:1.5;"> 등록금은 또 대출하면 되니 지금 있는 돈으로는 생활비만 하면 되니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학원은 여름방학까지만 하고 그만두기로 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하지만 학원은 이미 특강일정이랑 나와서 학원 일하느라 바빠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다행히 우리집 수익이 적으니전액 장학금이 나와서 등록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2학기부터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였다. 한학기가 통째로 뒤쳐져있으니 남들보다 두배로 해야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매일 9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하고 집에갔다. 나이가 드니 몸이 못버티기 직전까지 공부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워낙 공부하느라 몸이 망가져서 2학년 2학기 때는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분비가 망가져서</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병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호르몬 주사도 맞아야 했다. 다른 사람도 열심히 하니 쉽게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래도 정말 열심히 했더니 효과가 있어서. 1학년 2학기때는 하위 15%, 2학년 1학기는 중하위권,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2학년 2학기는 중위권, 3학년 때는 중상위권, 상위권으로 성적이 나왔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3학년 끝나고 변호사시험도 무난하게 통과하고 변호사가 되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12. 취직</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변호사가 되고 나서 취직을 해야했지. 기준은 무조건 돈이 었어. 돈 많이 주는 곳만 골라서 넣었어.</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런데 어영부영 하나 둘 씩 떨어지더니 모두 떨어졌어.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3학년때 상위권이었던것만 생각하고 1,2 학년때 성적이 낮았던 것은 간과한거지.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돈 많이주는 곳만 골라서 지원하다보니 어느새 돈 적게주는 곳까지 마감이 다 되었더라고. 낙동강 오리알이 된거지.</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 때 지방에서 변호사 급구한다는 로펌이 있어서 거기에 지원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주로 기업관련 사무를 하는 곳이라서 회사 다닌 경력을 높게 쳐줬고 합격하게 되었어.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돈도 지방에다가 지방치고는 일이 많아서 월급도 높은 편이었어. 나는 가까스로 구제되었지.</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3. 직장내 왕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내가 입사한 회사는 대표3(실제로 일하는것은 2)명까지 포함해서 9명정도 변호사가 있는 회사야.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공단 근처에서 세 변호사가 갈라먹다가 합친지 조금 된 로펌이었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본래 회사자문과 회사에서 관련된 소송들이 주요 수익이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변호사들이 합치면서 다른 사건들도 많아지다 보니 급하게 변호사를 구한 것이었어.</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결론부터 말하자면 들어가고 나서 왕따를 당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대표님들은 딱히 그런것들 없었지만 나머지는 나만 로스쿨 출신이라고 무시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사시 출신 두명과 함께 입사했는데. 다들 처음 일하는것이니 어리버리 타면 다른 친구들은 처음 일하니 그런것이라고 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는 로스쿨 출신이라서 그렇다는 식? 밥을 시켜야 되는데 깜박했다며 내 메뉴만 빼고 시킨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면전에서 무시하는 이야기도 많이 하였다. 그렇다고 일을 못한것도 아니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대표님이 칭찬할 정도로 일도 열심히하고 잘했는데, 그걸로 비꼬면서 잡스런 사건만 주고, 주요한 사건은 주지도 않았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변호사는 도제식이라고 할 정도로 선배들에게 일을 배우는게 중요한데,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가르쳐주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제대로 된 소송은 손도 못 대도록 하니 서럽더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러면서도 회계장부도 못보니 나에게 봐달라고 하는 것은 많고, 그러면서도 무시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더럽고 치사해서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었던 적이 몇번씩 들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대표님도 그런 분위기를 눈치채고, 나를 자문업무로 돌렸다. 다른 변호사들 다 자를 수는 없으니,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차라리 나를 자르는게 나았겠지. 그때부터 제대로 된 소송은 손도 못대고 자문위주로 일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자문업무는 주로 계약된 회사에서 전화오면 받아서 자문해주는 것과,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회사들 돌아다니면서 서류들 보면서 미리 법률적 문제 있을것 같은 부분들 찝어주는 걸로 나뉜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원래 계약은 전자이고, 후자는 서비스 같은 느낌? 대부분 귀찮고 시간이 오래걸려서 자문전화 받는 것도 싫어하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돌아다니는 것도 싫어하는데, 돌아다니는 것을 아예 서비스에서 정식만큼 비중을 늘리고 그걸 다 나한테 몰아버린거지.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어차피 회사 들어가봤자 무시만 당하니 자문다니는게 폼도 안나고 힘들기는 해도 더 보람찼거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어차피 로스쿨 나오면 6개월은 법적으로 개업도 못하니, 딱 일년만 버티자는 생각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4. 역전</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차타고 돌아다니면서 회사 서류들 보는일이 폼은 안나지만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회사다니면서 감사팀에 있을 때 맨날 했던 일이거든.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보면서도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찾아간 회사 직원이 변호사님은 서류를 엄청 빨리보시네요?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다른 변호사님은 삼십분넘게 보고도 대충 보시던데, 엄청 꼼꼼히 보시는데도 십분이면 다 보시네요.</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런 이야기 몇번 듣고서야 내가 잘하는 것을 알았지. 다른 변호사 보다 두배정도 빨리 보고도 꼼꼼하니</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회사 방문하는 횟수도 다른 변호사들보다 두배는 많아져서 회사에서 많이 좋아했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러던 어느날 우리 계약 회사 중에서는 큰 편인 회사에 방문해서 서류를 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거다.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브로커가 세군데나 끼어있는 수출계약인데. 감사팀에서 근무할때 경험에 비추어볼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 회사가 이런 내용으로 계약을 할리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거기 과장님에게 좀 이상한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과장님이 설명해준거랑 미세하게 아다리가 안 맞는거다. 정말 선해한다면은 그렇게 읽을 수도 있는데, 찝찝하다고 할까</div> <div style="text-align:justify;">? 그렇게 안 읽을 수도 있었거든. 거기다가 내용도 좀 이상한 것 같고. 과장님한테 관련된 서류들 다 달라고 그랬는데,</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거의 한 박스인데 이미 이전에 다른 변호사님이 다 확인하고 가신거라고 궁시렁 대시더라.</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냥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서 본다고 그러고. 책상하나 빌려서 아예 앉았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그리고 첫 서류부터 일년이 넘는 서류를 다 읽어보는데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찜찜함은 가중되더라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과장님하고 이야기할수록 뭔가 계속 아다리가 안 맞더라고. 거의 네다섯시간을 앉아서 살피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여기저기 내가 아는 인맥들 전화해서 확인하고 했다. 우리 회사에서는 전화가 와서 난리가 났다. 너 뭐하냐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왜 이미 검토 다 한것을 다 뒤집어 엎어서 있냐고. 과장님이 너 때문에 몇시간째 일을 못한다고 항의한다고.</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빨리 정리하고 사과하고 들어오라고. 내가 이상한게 있어서 그렇다, 이전에 변호사님들 검토 제대로 한거냐고 막 그랬더니.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문제 없으면 너 와서 당장 사표쓰라고. 사장님도 나와서 얘 뭐하냐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확실히 변호사가 와서 서류 다 내놓으라고 하고 다 뒤집어보고 여기저기 전화하고 있으면 불안하기도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하고 그 동안 일도 못하니 짜증도 나지)</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결국 직원 한명 남고 다 퇴근하고 9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자세히 얘기하면 안되니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대충 이야기하자면 <span style="line-height:1.5;">브로커 한군데가 사기꾼.</span><span style="line-height:1.5;"> 한군데가 계약서 조항을 꼬아서 물건 만 챙기고 돈은 지급 안해도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책임은 </span><span style="line-height:1.5;">모두 이 회사가 뒤집어 쓸 수 있게 되어 있었고. 감사팀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한테 부탁해보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최종 계약자 회사에 통화해보고 한 결과는 실제로 그럴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바로 직원하고 사장님 찾아가서 이러이러하다. 전화해서 확인해보시라.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 업체 물건하고 돈만 챙겨서 날아가려고 하고 있다. </span><span style="line-height:1.5;">며칠만 늦게 발견했어도 매출 50억 원어치 물건값 못 받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50억 손해배상해서 총 100억 이상 날아갈 것을 막았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이 사실을 알고 대표님들은 노발대발, 그 동안 OK했던 다른 변호사들에게 죽이네 살리네, 망하네 어쩌네 했는데</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 다행히 사장님이 다른 사장님들한테 소문을 잘 내주시고 해서 그 로펌에 누구 변호사가 일을 잘한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덕분에 100억이나 막았다. 돈 주고 자문하는게 아깝지 않다라는 식으로 소문이 났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덕분에 새로 계약하는 회사가 엄청 늘어났다. 그리고 모든 회사에서 콕 찝어서 나에게 전화를 바꿔달라고 한다던가,</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가 바빠서 못 나가면 그 변호사님이 왜 안오셨나고 하는 식으로 명성이 올라갔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덕분에 회사내 지위도 올라갔고, 일년 끝났을 때 나가는 대신에 연봉 천오백이나 더 올려서 재계약 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15. 변호사2년차</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재계약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자문업무가 아니라 소송업무로 재배정 되었어.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처음에는 드디어 나도 제대로 된 소송한다고 좋아했어. 그런데 가만보니 그게 아니라 일부러 자문을 못하게 하는거더라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일하다가도 자문전화오면 내가 받게 할수도 있는데, 바쁘지 않은데도 내가 바쁘다면서 일부러 다른 변호사에게 받게 하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회사 돌아다니는 것도 못 가게 하더라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알고보니 변호사는 보통 3~5년 정도 일하면 개업을 하는데. (우리 회사도 4년차 정도가 제일 오래 근무한 사람이야)</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가 그만두고 이 지역에서 개업하면 나를 찾던 고객들이 다 나를 찾아갈까봐 한거지.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래서 일부러 회사들하고 접촉을 끊어서 고객들에게 인기가 떨어지게 하려는 거였어. 근데 어쩔 수 있나? 까라면 까야지.</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부사정은 모르고 회사들에서는 나를 찾는데 우리 회사가 연결을 안 해준다고 불만이 많이 쌓였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다른 회사는 나를 보내주면서 왜 우리 회사는 이상한 변호사 보내주나 하고 생각한거지.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졌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한 사장님이 금융상품 문제로 직접 자문전화 했는데, 받은 변호사가 자꾸 이해를 못하고 딴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직접 찾아온거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 때 대표님들도 외출중이시고, 나는 한가해서 방에서 논문보고 있었거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걸보고 사장님이 짜증이 나셨지. 바빠서 못 받는다고 하더니 사무실에 있구만 왜 안 받아서 돈만 날리게 하는지</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자문전화는 통화시간 만큼 돈이 드니까). 서류들 다 챙겨서 와서 나한테 자문해달라고 했는데.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나는 만나지 말라고 그랬으니 만날 수 있나. 아까 통화한 변호사가 나는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으니</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자기가 해결해 드리겠다고 응접실로 데려가고, 나는 일하는척 하고 있었지. 그러고 한 30분 있었나.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들려서 내다봤더니 응접실이 난리가 나 있는거다. 사장님이 바쁘다니까 참고 그 변호사랑 이야기하는데,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금융상품이 복잡하니 서류를 봐도 이해를 계속 못하고 엄한 이야기만 하니 사장님이 화가나서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응접실에 화분들을 발로 차서 다 깨버린거다. 사장님은 화가나서 내가 여기다가 일년에 얼마를 내는데</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가 물로보이냐고 지금 이게 얼마짜린데 이상한 놈이나 붙여서 시간만 떼우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나랑 직원들, 변호사들 다 패닉에 빠져서. 일단 내가 내방으로 모시고 좀 진정시키고, 자문해드렸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사실 내가 봐도 엄청 복잡해서 왜 이걸 회계사가 아니라 변호사한테 가져왔나 싶더라고 그래도 성심성의껏 자문해드리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확실하지 않은건 내가 회계사한테 전화해서 알아봐드리고. 사장님도 화가 좀 풀려서 미안하다고 하고 가셨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외출했다가 돌아오신 대표님들은 사태파악하시고 한숨쉬시더라고.</span><span style="line-height:1.5;"> 그리고 나는 다시 자문업무쪽에 집중하도록 배정 되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신거지. 그리고 고객만족도도 높아져서, 다시는 자문하지말고 소송집중하라는 이야기는 안 하시더라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2년차 채워갈 때, 다른 변호사가 개업하면서 나한테 같이 일하자고 하드라. 월급은 2천만원 더 올려준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혹했다. 솔직하게 대표님한테 말씀 드렸다. 고민하고 있다고. 우리 회사는 수익의 70%가 자문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자문비, 자문 계약한 회사 소송,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 소송,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 받은 사람 소송).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대표님들은 며칠 고민하시더니 월급 3천만원 더 올려서 재계약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16. 빚청산</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지금 변호사생활한지 2년 반정도 되었어. 그 동안 나는 꾸준히 돈 갚아나갔어. 얼마전에 빚 갚는거 이체하면서,</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거의 다 갚았는데 얼마나 남았나 봤더니 딱 4천만원 남았더라고.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현재 어머니가 사시는 집 보증금 3천,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내 보증금 2천. 합치니 내 재산이 5천만원 있더라고. 그래서 빚 다 갚아버려도 천만원 남는 다는 생각에 변호사 합격하고 만든</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마이너스 통장에서 4천만원 보내버렸어. 물론 빚에서 빚으로 바뀐 것이기는 하지만..</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그래도 20년전 -3억에서 시작해서 드디어 그동안 족쇄처럼 따라다니던 빚을 다 떨어내었다는것 때문에 후련하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서 자랑하려고 가입했는데 가입하고 바로 글 못쓰길래 이제서야 자랑해)</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17. 앞으로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이제 곧 나는 변호사로서 3년채워. 대표님들이 술한잔 하자고 해서 술 한잔 했더니. 곧 대표님중 한 분이 은퇴하시니</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나이가 많으시고, 건강이 안 좋으셔서 거의 이름만 걸어놓으신지 오래됐어)</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3년차 채우면 지분 넣어서 파트너로 하자고 제안하시더라고. 나는 고민하다가 지난주에 수락했어.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어차피 대표들보다 더 받을 수는 없으니 월급 올라갈데도 없고, 사무실 개업하고 나서 직원이랑 아래 변호사들 고용해서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월급 주면 지금보다 월급보다 더 번다는 보장도 없어.</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이번주에 예전에 교장선생님이랑 선생님 찾으려고 학교에 갔더니, 교장선생님은 돌아가신지 조금 오래 되셨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담임선생님은 은퇴하셨더라고. 교장선생님 아드님께 그 때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받았던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갚으려고 갔는데,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아드님께서 받으실 수 없다고 하셔서 식사만 대접하고.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꼭 어려운 학생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전달했어.</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담임 선생님은 지방에 계신다고 그래서 내일 만나뵈러가. 너무 설레서 열한시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벌써 새벽 네시네. 중간에 하도 울어서 오래걸렸나봐.</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이제 마이너스 통장도 갚을 수 있을 것같고. 돈 다 갚으면 어머님 분식집도 그만두게 하시고, </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span style="line-height:1.5;">어머님 모시고 둘이 행복하게 살려고. 그동안 우리 어머님 고생많이하셨는데 앞으로 호강시켜 드릴거야.</span></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br></div> <div style="text-align:justify;">18. 마지막으로</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 내용은 가입한날 쓰려고 했던 내용과 거의 똑같은데 뜬금없이 사시이야기가 터져서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로스쿨 변호사라는거 밝히고 글 쓰는것까지 무서울 지경이야. 그래도 두서없는 넋두리 들어줘서 고마워.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이제 그만 자러가야겠다. 너무 늦었네.</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나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친구들도 있을거야. 하지만 용기를 잃지 말기 바래. 난 운이 좋았고,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어. 포기하지 않으면 모든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은 너무 잔인한 것 같아.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하지만 행운도, 기회도 포기한 사람에게는 찾아가지 않아. 꼭 포기하지 말고 어떻게든 악착같이 버티도록 해. </div> <div style="text-align:justify;">반드시 행운이 함께하기를 빌게.</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