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생각난다. 내가 잘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div><br></div> <div>나랑 언니는 한국 대학생들 중에서 나이가 많은 축에 속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때 24살, 언니는 26살.</div> <div><br></div> <div>같이 방을 썼는데, 언니가</div> <div><br></div> <div>"아 여기 이불 마음에 안 들어 ㅠㅠ"</div> <div><br></div> <div>이러면 나는 </div> <div><br></div> <div>"전 괜찮은데요."</div> <div><br></div> <div>이러고,</div> <div><br></div> <div>"여기 드라이기도 없어 ㅠㅠ"</div> <div><br></div> <div>이러면 나는</div> <div><br></div> <div>"전 드라이기 안 써서...."</div> <div><br></div> <div>이러면서 묘하게 언니와 상반되는 대답만 했던 것 같다. 너무나 수더분하고 털털했던 난 밤에 머리감고 그냥 자기도 했고, 언니는 "머리 안 말려도 괜찮아?" 하며 걱정을 했다.</div> <div><br></div> <div>신사이바시나 도톤보리로 자주 나가는 걸 좋아했던 나와 달리,</div> <div><br></div> <div>언니는 매일 은각사니 금각사니, 사찰이나</div> <div><br></div> <div>사슴이 나온다는 나라로 갔다.</div> <div><br></div> <div>사슴 똥도 보고 먹이도 줬다고 좋아하는 언니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지금 언니의 나이를 훨씬 뛰어넘어 보니</div> <div><br></div> <div>나도 언니가 갔던 은각사, 금각사, 사슴이 뛰어놀던 사슴공원에 가 보고 싶다.</div> <div><br></div> <div>오랫동안 같이 방을 쓰면서도</div> <div><br></div> <div>나는 언니한테 살갑게 대하지 못했던 게 너무 미안하다.</div> <div><br></div> <div>한번, 언니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준 적이 있었는데, 학교를 오랫동안 다닌 이유가</div> <div><br></div> <div>중간에 휴학하고 독일에서 6개월간 살았다고 했다.</div> <div><br></div> <div>작고 마르고 연약한 외모와는 달리, 어디서든 씩씩하게 세계에서 조금씩 살아왔던 언니는</div> <div><br></div> <div>일본에서 그렇게 나와 한 방을 쓰게 되었다.</div> <div><br></div> <div>나는 유럽을 가는게 그때까지 꿈이었으므로, 언니의 이야기에 반짝반짝 귀를 기울였고</div> <div><br></div> <div>언니는 무척이나 그것을 반가워했고 고마워했다.</div> <div><br></div> <div>언니는 사람들이 언니한테 다가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왠지 그럴것 같다는 눈빛을 하며, 혼자 방에서 맥주를 마셨다.</div> <div><br></div> <div>가끔 언니가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나는 언니를 기다렸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지 나는 늦게 귀가한 적이 없었고 주로 늦는 쪽은 언니였기 때문에, 도대체 혼자 뭘그리 다니나. 싶었다.</div> <div><br></div> <div>매일 하루도 빼먹지 않고 캔맥주를 마시던 언니를</div> <div><br></div> <div>지금 내가 닮아가고 있다. 언니의 취향, 언니가 행동했던 것들을 지금 내가 닮고 있으니</div> <div><br></div> <div>그 언니가 더욱 생각난다. </div> <div><br></div> <div>또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언니.</div> <div><br></div> <div><br></div> <div>언젠가 공포게시판에 썼던,</div> <div><br></div> <div>내 목소리를 흉내낸 귀신 생각도 난다. 나와 그 언니에게 "언니~" 라고 내 목소리를 흉내내던 귀신 목소리 ...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물론 환청일 수도 있고 둘다 잘못 들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내 목소리라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준비성이 철저하고 꼼꼼하고 때로는 까탈스러운 언니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때까지만해도 털털하고 무엇이든 노프라블럼이었던 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 언니를 이해할 날이 오게 되다니....</span></div>
당신은 나의 찬란한 봄이다. 
You make me smile.
당신은 나를 웃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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