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작년 한 해 동안은 외대의 오피스텔에서 지냈습니다.</div> <div> </div> <div>이마트도 있고, 지하철역도 가까워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비싸긴 하지만) </div> <div> </div> <div>살다보니 동네는 그리 좋은 동네는 아닌 것 같더군요. 약간 음... 약간요.</div> <div> </div> <div>그래도,</div> <div> </div> <div>살면서 외국인이냐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동안 알게 모르게 무시받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눈치도 많이 받았는데</div> <div> </div> <div>외대에서 살때만큼은 엄청나게 자유로웠습니다. </div> <div> </div> <div>제 말투가 외국인이 한국말 하는 듯한 혀굴리는 (WH 발음이라던가, 지나치게 표준어를 구사한다던가 등) 말투를 써도 </div> <div> </div> <div>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대답해주는 마음씨 좋은 가게 주인들....!!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아서 너무 좋았어요.</div> <div> </div> <div> </div> <div>치안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근처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종종 듣곤 했어요.</div> <div> </div> <div>물론 저도 직장인인데 새벽에 노래부르는 쉐키 때문에 경찰에 신고한 적 한 번, </div> <div> </div> <div>여자 남자 싸우길래 신고한 적 한 번 있었네요.</div> <div> </div> <div>11시에 잠들었는데 새벽1시에 노래불러서 그 노래소리때문에 잠에서 깨는 거면,</div> <div> </div> <div>정말 너무 빡쳐서 수화기 들게 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음식값은 싸고 좋았어요. 전 메뉴 5,000원으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모두 먹을 수 있는 백반집들도 엄청 많았고,</div> <div> </div> <div>전 메뉴 7,000원인 술집도 있었어요. 실내 포차 같았는데 주 고객층은 학생이었어요.</div> <div> </div> <div>저는 거기서 주로 동그랑땡 7,000원어치를 먹었죠. 그리고 의외로... 안주가 남습니다;</div> <div> </div> <div>여름에 외대의 잔디밭을 바라보며 계단같은 의자에 앉아있으면... 여름 밤공기도 선선하고 종아리에 모기도 물리고... 좋았어요.</div> <div> </div> <div>외대 운동장에서 밤에 산책하는 여자분들도 많고요.</div> <div> </div> <div>외대는 음식이 쌉니다.</div> <div> </div> <div>외대 후문쪽에는 순대가 싸구요. (순대 좋아함)</div> <div> </div> <div>집 근처 순대국집에서 매번 순대국을 사다가, 식사로 먹기도 했어요.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으면 한 끼 식사비용으로 세 끼는 먹을 수 있어요.)</div> <div> </div> <div>그리고 제일 좋아했던 건,</div> <div> </div> <div>집 근처 떡볶이집이었어요.</div> <div> </div> <div>떡볶이 1인분 천 원,</div> <div> </div> <div>김밥 1줄 천 원.</div> <div> </div> <div>정말 21세기에 찾아보기 힘든 가격 아닙니까?</div> <div> </div> <div>그 떡볶이도 어찌나 맛이 나던지, 짜지도, 맵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고, 딱 적당한 단맛....! 진짜 제가 어릴 때 먹던 그 떡볶이 맛이었어요.</div> <div> </div> <div>요새 체인점 떡볶이들은 왜그리 맵습니까?; 전 정말 별로던데, 체인점들은 하나같이 맵게 만들더군요. 국대든 죠스든...</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떡볶이를 참 좋아합니다.</div> <div> </div> <div>중학생때 매일 하교 후 떡볶이집에서 떡볶이 먹는 게 일상이었고, 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그랬고, 초딩때에도 그랬으니</div> <div> </div> <div>저의 인생에서 떡볶이는 방과후 필수 코스였네요.</div> <div> </div> <div>요새 애들은 학교 끝나고 떡볶이 먹으러 안 가는지 모르겠는데,</div> <div> </div> <div>저 중학교, 고등학교땐 학교 끝나고 떡볶이집에서 수다 떠는 게 학생생활의 일상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남자친구랑 신당동 떡볶이집에서 만나서 먹기도 하고, 그곳엔 남학교/여학교 학생들이 자기네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연락을 기다리기도 했지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런 떡볶이 맛을 재현해 놓은 곳이, 단 돈 천원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이천원어치는 또, 많아서 못 먹습니다.</div> <div> </div> <div>언젠가 남자친구에게, 오는 길에 떡볶이좀 사오랬더니 이천원어치를 사오더군요... 못 먹었습니다.</div> <div> </div> <div>천원어치는 밥 안 먹었을 때 먹기 딱 좋거든요. 배고플 때 딱 먹기 좋은 양이에요. 혼자 먹기 좋은 양.</div> <div> </div> <div>제 남자친구는 저의 세대가 아니어서인지,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더군요. 사실 애초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지요...</div> <div> </div> <div> </div> <div>외대의 그 천원 떡볶이집은 떡볶이가 정말 맛있고,</div> <div>천원김밥도 맛있습니다.</div> <div>아니 어떻게 천원 김밥에서 고기 맛이 납니까??</div> <div> </div> <div>요새 편의점 삼각김밥도 900원 하는 시대인데, 편의점 김밥은 1,500원이 최하인데</div> <div> </div> <div>아줌마가 직접 그날 아침에 만들어주는 김밥이 천원이라니....</div> <div> </div> <div>그리고 그 김밥에서 고기 맛이 납니다.</div> <div> </div> <div>고기 맛이 나는 이유는, 아주머니께서 그 김밥에 , 양념에 미리 졸인 어묵과, 참치 약간을 넣습니다.</div> <div> </div> <div>아침에 출근할 때 그거 하나 사서, 코트에 끼워넣고 버스에 타고, 내려서 회사 가는 길에 먹다보면 아침식사 해결됩니다.</div> <div> </div> <div>너무 좋아요.</div> <div> </div> <div>가끔 그거 두 줄 사다가 아침 점심 다 먹기도 하구요...</div> <div> </div> <div> </div> <div>한국인은 정말, 김밥과 떡볶이 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더불어 오뎅까지....!</div> <div> </div> <div> </div> <div>추운 겨울에, 아무 포차나 들어가서 500원만 내고 딱 한 꼬치만 먹고 (물론 아줌마가 눈치 줌) 오뎅 국물 한 컵만 딱 먹으면,</div> <div> </div> <div>추위가 싹 풀리는데,</div> <div> </div> <div>제가 유럽에 있을 때에 그 오뎅국물이 어찌나 그립던지.... 가뜩이나 돈 없는 학생 신분에, 오뎅국물처럼 싸게 몸 데워줄 수 있는 음식이 없는데,</div> <div> </div> <div>가격들이 너무 비싸더군요.</div> <div> </div> <div>김밥 또한 싸게 배 채울 음식인데, 유럽에 그런 게 있을리 만무하구요... 그나마 chips가 제일 싸서, 아무 것도 안 사먹고 달랑 chips 만 달라해서,</div> <div>케챱만 왕창 받아와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div> <div> </div> <div>허허.. 좀 거지같지만, chips만 사먹는 게 뭐 어때서....!</div> <div> </div> <div> </div> <div>그 외대의 떡복이가 먹고 싶어서 갑자기 눈물이 납니다...</div> <div> </div> <div>천원 떡볶이... 달고 맛있는 떡볶이....</div> <div> </div> <div>외대에서 살았던 1년이, 이 글로 보면 되게 좋아보이지만,</div> <div> </div> <div>저에겐 와신상담하는 기간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이전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줘서, 재판을 진행하던 중이었고, 저는 판례를 뒤져가며 법률 조문과 맞춰가며 준비서면을 작성하던 중이었고,</div> <div> </div> <div>여러 모로 정신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곳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나름 얻은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div> <div> </div> <div> </div> <div>어쩌다보니 지금 남자친구와 사귄 지 1년이 훌쩍 넘었네요.</div> <div>근데 아직도 전 엊그제 일 같고, 아직도... 서먹하다는 거...</div> <div>오히려 처음 사귀었을 때보다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div> <div> </div> <div>아직까지도 남자친구에게 예전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을 떠올릴 때의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얘기해요.</div> <div>저희 아버지도, 예전 남자친구 이야기 지금 남자친구한테 하지 말라 그러고,</div> <div>심지어 예전 남자친구도, 자기 이야기 지금 남자친구에게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전화 걸어서 말함...)</div> <div> </div> <div>이걸 1년 넘게 묵묵히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제 남자친구도 이쯤하면 인정해주어야 하는지....</div> <div>허허...</div> <div> </div> <div>내일은 석가탄신일이네요.</div> <div>남자친구 어머니께서 불교신자라, 내일은 가족끼리 절에 간다는데,</div> <div>저는 정말로 비빔밥을 좋아하는데, 저같은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절에 가는 루트를 알고 싶네요...</div> <div> </div> <div>내일은 요리게시판에 절에서 먹은 비빔밥 사진이 올라오길 기대하며.........</div>
당신은 나의 찬란한 봄이다. 
You make me smile.
당신은 나를 웃게 합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