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때부터 기독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저의 성장에 방해가 되었다는 걸 30대가 되고 한참이나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div><br></div> <div><br></div> <div>계시란 없다.</div> <div>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못했을 때, 하나님이 내게 그런 상황을 주신 것은 이유가 있어서이다, 라고 생각했다.</div> <div>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남에 있어 대단한 뜻이나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div> <div>가령 나는 아주 간단한 기계상의 오류조차, '이번 일은 나와 인연이 없는 일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보고,</div> <div>기계상의 오류를 스스로 복구하고 나서, '하나님이 뜻이 있어 그릇되게 만든거라 생각한 일을, 내가 조정할 수 있다니.' 라는 느낌을 받았다.</div> <div><br></div> <div>이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싶지만,</div> <div>기독교에서는 사람에겐 혼자서 무엇을 할 능력이 없다고 가르친다. 그것이 밑바탕이 되어, 모든 일은 하나님이 역사하심에 있다고 한다.</div> <div>내가 잘되는 것도 하나님의 뜻, 내가 안 되는 것도 하나님의 전지전능한 능력으로 더 나은 길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div> <div>고로 실패했어도 이것은 다른 인생을 주기 위한 하나님의 방식이라고 가르치는 것이다.</div> <div><br></div> <div>정말 참 우연하게도 어릴때 친구를 따라 교회를 갔고, 그 후엔 동생과 교회를 다녔다.</div> <div>교회는 엄마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공짜로 주말동안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니까. 엄마는 주말시간의 자유를 얻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div> <div><br></div> <div>그리고 정말 우연하게 기독교학교에 입학해서 매 주 월요일마다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고,</div> <div>또 우연하게도 서점에서 고른 '긍정의힘'이라는 책이 (서점 폐점 시간에 책 고르다가 시간에 쫓겨 사게 된 책) 미국의 목사가 쓴 책이었고,</div> <div>그 책에서는 더욱 더 강력하고 자세하게,</div> <div>하나님이 역사하심을 설명했다.</div> <div><br></div> <div>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이 내게 어떠한 계시를 내리려고, 가르침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것이다. 라고 생각했다.</div> <div>그래서 나는 고난이 닥쳐도 이걸 참을 줄만 알았지, 상황을 내가 유리하게 바꿀 줄은 몰랐다.</div> <div><br></div> <div>물론, 거짓말을 하거나 에둘러서 남을 속이거나 적극적으로 남을 기만하는 행위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저촉되거나 위법이 아닌,</div> <div>그저 처세술이나 약간의 기망으로 내가 우위를 선점하고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이라 할 지라도,</div> <div>나는 손해를 보더라도 성경의 교리대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div> <div><br></div> <div>그렇기때문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답을 구했고, 이것 역시 성경의 욥기처럼, 내가 믿음을 저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나를 시험하시는 것이다,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기도하면 해결된다,</div> <div>하나님이 들어주실 것이다.</div> <div>원래 바라는 것은 늦게 이루어진다.</div> <div><br></div> <div>부모님의 학대나 위태로운 가정생활, 자존감 낮고 트러블메이커인 개망나니 동생, 이런 집에 사는 것도</div> <div>하나님이 내게 무언가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법조인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고 생각한 것도,</div> <div>하나님이 내게 고난을 주셨기 때문에, 더욱, 힘든 사람들을 잘 돌아보게 되었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div> <div>내게 이런 시련을 주셨구나 생각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직업 적성을 찾을 때에도, 하나님께 의지하라 한다.</div> <div>나는 자연스레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강하게 가졌고,</div> <div>또 성경의 말씀대로 몸가짐을 정갈히 하면서 사는 내게, 규율적이고 법적으로 타당하게 살아가는 법조인이 나의 성격에 맞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갖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했다.</div> <div>교회에서 말하는 달란트, 나에게는 규범적이고 규칙대로 살아가는 내 성격과, 꼭 법적으로 살아야 하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div> <div>자연스럽게 눈이 가고 동정심이 가며 이들을 꼭 내 손으로 구제해야겠다는 이 마음이 내게 있어 달란트라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이 마음은 너무나 강렬했고, 내 20대 중반이후까지의 모든 인생은 이대로 계속 이어져왔다.</div> <div><br></div> <div>나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태어났고, 성경의 말씀을 따라야 하고, 법적으로 규칙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div> <div>하지만 우연히 대기업 인턴을 하게 되면서,</div> <div>점점 그 생각과 멀어져갔다.</div> <div><br></div> <div>아주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대기업에 못 들어가 안달이었고, 내가 남을 도우려고 생각하고 애쓰고 힘쓸 필요없이,</div> <div>내 자식 잘 먹이고 월급 잘 받고 쾌적한 근무환경에서 지내면 그만인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애초부터 난 뭘 원했던 것일까? 생각하며,</div> <div>그후 정규직 입사원서를 쓸 때조차, 컴퓨터 오류가 나면 이 회사는 내가 가지 말라는 하나님의 뜻인가 생각했다가, 내가 오류를 복구하고 나서,</div> <div>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div> <div>내가 손보기만 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div> <div><br></div> <div>왜 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을까?</div> <div>왜 모든 일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지?</div> <div><br></div> <div>나는 나쁜 사람을 만날 때조차,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 내게 뭔가 잘못된 점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생각했다.</div> <div>근데 그러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난 애초에 남에게 별 관심도 없었고 그저 책 읽고 잘 웃는 학생이었을 뿐이다.</div> <div>다만 내가 그렇게 사는게 아니꼽게 느껴지는 자존감 낮은 사람들이 있었을 뿐.</div> <div><br></div> <div>오늘도 발견했다. 우리 가족중에 자존감이 낮아서 남 괴롭히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div> <div><br></div> <div>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렇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남의 단점이나 컴플렉스를 드러내서 망신당하는 것을 보고싶어하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div> <div>카카오톡 프로필사진에 쇼핑몰 모델 얼굴만 잘라서 올리고 이거 자기같지 않냐며 자꾸 확인받고 싶어하는 모습,</div> <div>카카오스토리에 인터넷에서 받은 요리사진을 올려서 아빠한테 만들어줬다고 거짓 이야기를 꾸며 올리고 칭찬받고 싶어하는 모습</div> <div>옷이나 신발을 계속해서 사모으면서 그 물건을 유용하게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물건을 사며 자신의 부족함, 공허함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div> <div>쓰지 않는 물건이면서 정리하지 못하여 방 3개를 쓰는 모습</div> <div><br></div> <div>이게 내 동생이다. 우리 가족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 </div> <div>나는 여지껏 내동생이 왜 그렇게 내 단점을 들추지 못해 안달인지 몰랐다. 자꾸만 부모님께 내 일상을 보고하고, 핸드폰을 갖다 보여주고, </div> <div>서재의 일기장도 갖다 보여주며 부모님께 내가 점수를 깎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div> <div><br></div> <div>동생은 자존감이 낮았다. 인정받고 싶어하고 확인받고 싶어했다.</div> <div>그리고 남 위에 서고싶어했다. 언니보다 내가 위야, 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어했다.</div> <div><br></div> <div>자기방어기제가 굉장히 강했다. 가만히 있어도 시비를 걸었고, 내가 하는 말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말대꾸를 하며,</div> <div>본인이 먼저 시비건 것에 대해선 가볍게 떠넘겼다. 누군가한테 들었다, 자기방어기제가 강한 것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이라고.</div> <div><br></div> <div>이걸 다른 사람에게 들었다.</div> <div>동생은 나에게 트라우마가 있다고 들었다. 자기가 못 가진 걸 언니는 갖고 있다고 느낀다고.</div> <div><br></div> <div>동생은 원하는 것은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빼앗아야 한다.</div> <div>돈은 훔쳐서라도 가져야되고, 돈이건 물건이건 빼앗거나 훔치면 자기 것이었다.</div> <div>사기를 쳐서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div> <div><br></div> <div>부모님께 거짓말하는 것도 너무나 쉬웠고, 때로는 부모님께 간이고 쓸개고 내줄 것처럼 하다가도, 필요없다 싶으면 할 말 다 했다.</div> <div>부모에게 할 소린가 싶을 정도로 개망나니였다.</div> <div>이런 동생을 부모님은 그것도 모르고 동생이 효녀라고 했다.</div> <div><br></div> <div>우리 부모님은 솔직히 등신이다. 그런 애라는 걸 왜 여지껏 모르고 살았는지,</div> <div>지금 방 두 개를 다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놓고, 안방을 점령해서 본인이 쓰고있다. 부모님은 거실에서 생활하신다.</div> <div>그러면서도 동생한테 한 마디를 못하고 그냥 지낸다.</div> <div><br></div> <div>어찌 그런 개망나니를 만들어놓았는지 모르겠다.</div> <div><br></div> <div>가끔 엄마는 둘째와 막내가 부모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에 대해서 나에게 전화로 하소연하신다.</div> <div>그러다가 어쩌다가 내가 그 얘기를 나한테 하지말고 동생에게 직접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을 하면,</div> <div>되려 나한테 화를 내신다. 동생에게 못 내는 화를 나한테는 내는게 쉬운 것인지.</div> <div><br></div> <div>나는 여지껏 너무 착하게 살았던건 아닌지 싶다. 부모님이라고 하는 얘기 다 들어주고 앉아있었는데,</div> <div>동생들은 아 어쩌라고? 나한테 그런얘기 하지마. 라고 하던가, 어 나 전화가 와서 ㅎㅎ 라면서 자리를 뜬다.</div> <div>나만 제대로 얘기를 들어줬던 것 같다. 나도 그냥 그렇게 자리를 뜰 걸.</div> <div><br></div> <div>부모도 보통의 인간관계처럼, 누울 자리 보고 눕는다고, 내가 제일 화내기 쉽고 편한 상대였으리라.</div> <div>나도 동생들처럼 할 말 다 하고 살 걸, 거짓말도 하고 적당히 부모 이용해먹을 줄도 알 걸. 이라는 생각도 든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보니 내가 여지껏 깊게 믿었던 교리들이 이제껏 다 내 인생을 갉아먹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div> <div>특히나, 그 계시라는 부분은 정말 쓸데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div>
당신은 나의 찬란한 봄이다. 
You make me smile.
당신은 나를 웃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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