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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한나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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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oju_11509
    작성자 : 풋풋한나이
    추천 : 3
    조회수 : 1316
    IP : 121.133.***.155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2/10/10 05:04:26
    http://todayhumor.com/?soju_11509 모바일
    20살에 만난 누나(19)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저그런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할때 알바도 같이 시작했다.

    그 누나는 나보다 두달 먼저 일을 시작했었고 우린 일하는 시간이 같아 매일 얼굴을 맞대며 지냈다.

    일하는 도중에 떠들 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게다가 사방이 트여있는 곳이였다.) 소곤소곤.. 조용조용.. 대화를 하는 게 우리들이 

    일하며 즐기는 유일한 낙이였다.

    판매직에 서툰 나를 항상 옆에서 알려주기도 하고 설명을 까먹으면 종종 설명까지도 알려주던 누나였다.

    같은 가게는 아니지만 붙어있는 매대여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물어보기도 하다가 사장님한테 

     "아무리 친해도 '경쟁사'랑 그렇게 얘기하면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라는

    주의를 듣기도 했다.


    그러던 누나가 술 한잔 하자고 말했을 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도 했다.

    그때 알았다. 사실은 내가 누나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날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처음으로 고삼때의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가 느렸다고 느낄 정도의 속도였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설레는 마음은 여전했다.

    "어느 술집으로 갈까?" 라고 물어보는 누나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어 그나마 친구들과 자주 갔던 술집으로 함께 들어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누나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눈 앞에 있는 술잔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기지도 못 하는 술을 그렇게 마셨나보다.

    술기운에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즐겁게.. 아주 즐겁게 놀았다. 

    그리곤 누나가 내게 말했다.

    "우리 노래방 갈래?"

    어떤 말을 해도 받아줄 수 있는데 그깟 노래방 쯤이야... 는 마음으로 술파는 노래방으로 향했다.

    시간이 30분 쯤 남았을때 나와 누나는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생각해봤지만.. 내가 생각나는 거라곤 누나가 나에게 입술을 내밀길래 키스했다는 정도..

    내가 실수를 했나 한참 생각을 해봤지만 강제로 키스하는 거 같지는 않았다. 

    수년같은 몇 초가 지나자 키스는 끝났고 누나와 나는 노래방을 나와 모텔로 들어갔다.

    그게 내 첫경험 이였다.


    다음 날에 아무렇지 않게 누나와 일을하고 평소와 같이 지냈다. 

    사귀진 않지만 사귀는 듯 잘해주기도 하고 ... 

    누나 남자친구는 군인이었다. 그것도 공군.

    휴가를 나왔는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밥을 사주겠다고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이래봐야 나, 누나 외 2명이 전부였다.

    그렇게 같이 밥을 먹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아무 커피나 주문하고 앉아있는데 누나와 군인이 갑자기 뽀뽀를 했다.

    나만 봤나... 

    옆을 보니 다른 누나들도 본 것 같다.

    "다른 사람 앞에서 뽀뽀할땐 빛보다 빠르게 하는 게 예의인 거 몰라요?"

    나도 모르게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갑자기 모두가 웃는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웃는다. 

    내 귀로는 리쌍의 노래가 울리고 있지만... -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날 일을 끝마치고 누나한테 카톡이 왔다. 

    ' 남자친구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있더라?'

    왜인지 모르지만 삐진듯하다. 왜지?

    '누나 남자친구한테 화라도 내야하나? ㅋㅋ '

    누나 앞에서 자꾸만 빈정거리게 된다.. 

    그리곤 카톡은 오지 않았다.


    다음날 누나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술 마실래?"

    그놈의 술 때문에 내가 사고친 거 아닌가? 또? 라고 분명히 생각했는데 내 입에선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콜 ㅋㅋ 누나가 사주는 거야?"

    "그럼~"

    그렇게 다시 술을 마시게 됐고 이왕 이렇게 된 거 내 뜻을 확실하게 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술 마시는 자리가 나에겐 너무 슬프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왜 또 우리는 모텔에 갔는지 신조차 모를 거다.

    한바탕 거사를 끝내고 누나는 내게 말한다.

    "너가 다른 여자랑 사귀는 게 너무 싫어"

    아니? 어쩌란거지...

    "남자친구 있는 사람이 바람까지 피면서 그런 말 하면 꽃뱀소리 듣는다?"

    누나는 이런 나의 말에 다시 말한다.

    "귀여워서 다른 사람 주기 싫어. 그냥 내꺼해"

    이 말보다 조금 더 길었던 것 같지만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바람피는 상대가 됐다.


    에버랜드도 가고 롯데월드도 가고 술도 더 자주 마시게 됐고...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나서 종강시즌이 다가왔다. 

    아슬아슬한 연애는 누나의 마음에서부터 끊어져 나갔다.

    "너와 있을때보단 군인이랑 있을때가 더 설렌다..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더 이상 사귈 순 없을 것 같아 미안."

    문자로 차였다. 

    "그냥 친한 누나 동생으로 지내자.."

    그렇게 나의 풋사랑은 익지도 못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두달정도 후에 카톡이 왔다.

    '안녕'

    조금씩 정리가 돼가고 있었기에 답장은 하지 않았다.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나야~"

    "아 누나.."

    반가운 건지 어쩐건지 기억이 안 나지만 가슴이 뛰었던 건 맞는 것 같다.

    "그래 누나~~ 누나가 지금 술을 마셔서 정신이 없지만! 너랑 통화할 정신은 있다!"

    "없어보여"

    "... 야. 그래도 올만에 누나가 전화했는데 반가운 목소리로 받아주면 안되겠어?"

    누나같으면 되겠어? 라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가 흩어졌다.

    "누나 지금 집 앞이야! 빨리와. 올 때까지 기다릴테니까.."

    "?? 누난 남자친구도 있으면서 자꾸 그러면 나중에 혼나"

    분명 이렇게 말한 거 같은데 난 왜 택시를 타고 누나의 집으로 가고 있는 지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줏대없는새끼..

    30분 정도 지났을까? 누나의 집 앞이다.

    누나 집 벨을 누르니 누나가 문을 열어준다..

    샴푸 향기와 같이 누나의 살 냄새가 난다.

    아무렇지 않은 척 들어가야지... 

    "누나 안 보고 싶었어?"

    "보고싶었었지"

    "너 진짜 연락 한 번도 안 하더라?"

    "연락 해봤자 사귈때랑 다를 게 없을 거 같아서 그냥 연락 끊었지"

    "너 정말 매정한 거 아냐?"

    "아냐"

    "..."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왜 몸의 대화까지 오게 된 걸까..

    계속 같이 자자고 하는 누나의 말에 

    "누나가 지금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이라고 말했고.. 누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게 화근일까?

    누나와 처음에 사귈 땐 언제나 두번째였던 게 계속 마음에 담겨져 있었나 보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사귀게 되었다.


    누나와 만나게 해주었던 그 아르바이트는 한달이 지난 날 짤렸다.

    판매직이 적성에 맞는 게 아니었나보다.

    누나도 내가 짤리고 한달 뒤에 이직을 했다. 

    그 사이에 나는 휴학을 했고 혼자 공부를 하던 때였다.

    누나는 나와 다시 만나고 한달이 지나도 두달이 지나도 군인과 헤어지지 않았다.

    그리곤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다 끊었다.

    마지막으로 본 카톡에는 군인과의 다정한 사진이 있었다.

    그 누나와 나의 나이 차이는 5살.. 극복할 순 없었나보다.


    얼마전 친구 휴가나온 날 모인 친구가 나에게 

    "나 얼마전에 그 누나 만났다."

    라고 하는 말로 미루어보아 살아있나보다. 

    이제 나랑은 인사하지 않아도 친구랑은 인사하는 그런 사이가 됐다.

    내 친군데... 

    그렇게 내 20대는 지나갔다.


    가끔 술을 마실때면 그 누나가 기억난다. 

    좋아하기는 땅끝을 찍고 하늘을 찍어도 모자라 정도로 좋아했고

    헤어지고 나서는 별로 슬프지 않았다.

    두번째여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다시 내 눈앞에서 웃어준다면....

    다시 키스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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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0 18:44:50  118.129.***.30  오유가부른다  258880
    [2] 2012/10/10 22:13:23  22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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