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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rt_2667
    작성자 : PF*any
    추천 : 0
    조회수 : 430
    IP : 118.127.***.5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02/02 21:24:56
    http://todayhumor.com/?art_2667 모바일
    찾지 못한 남자[산문]
    “그를 보았소?”
    누구를 찾고 있습니까.
    “나를 보았소?”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는 떠났다. 한 번도 그 모습을 본적 없었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가볍게 한숨 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가 질문을 할 때면 두통이 일었다. 이런 상태로 잠자기는 글러먹었다. 그는 어쩌면 두통의 전초일지도 모르겠다. 타이레놀 한 알을 물 없이 넘긴다. 성인 두 정. 분명히 쓰여 있지만, 면역력이 올까 두려웠다. 약효를 기다리며 씻기 위해 보일러를 틀었다. 
     화장실 밝은 불에 눈이 아프지만 참고 들어선다. 조금이라도 빨리 자기 위해선 따뜻한 물로 몸을 데워야 했다. 한 알은 아무래도 적은 양이라 약효가 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한 손을 흐르는 물에 담그고 온수가 나오기까지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오갈 데 없는 내 시선은 거울이 있던 자리에 머문다. 세수부터 면도까지 손끝에 의지하여 해결한 지 오래다. 거울을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보나마나 두통과 나오지 않는 온수에 잔득 굳은 얼굴일게 분명하다. 찬물이 닿는데 얼굴이 화끈하다. 
     불을 켜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늘 그렇듯, 오지 않는 잠에 뒤척일 침대 보다 이 앞이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전원은 켜지 못했다. 검은 모니터 속에 그가 있었다. 오랜 숨바꼭질, 그를 찾았다. 희미한 윤곽만이 남은 검은 얼굴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를 보았소?”
    네, 찾았습니다.
    “나를 보았소?”
    네, 봤습니다.
    “그는-나는 어떻소?”


    ---------------------------------------
    '로지피피'의 노래 '고양이와의 대화'의 듣는데 가사가 이렇습니다.

    고양이는 잠깐 고갤 갸웃 갸웃하며
    내게 애정을 담아서 물었지
    "아가씨, 우리네 길지 않은 생을
    어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오."
    ...
    고양이는 다시 고갤 갸웃 갸웃하며
    내게 애정을 담아서 물었지
    " 아가씨, 그럼 사는데 힘을 주는건 무엇인지
    그게 참 궁금하오."

    이 고양이는 소설가.. 못해도 작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PF*any의 꼬릿말입니다

    [다독 다작 다상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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