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는 그날 집앞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전에 난생처음으로 직접 돈을 번 벌었다. 가방이나 옷을 살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부모님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빠 회사가 망해가면서 두분의 생일은 매번 너무나 허무하게 지나가버렸다.
지나가 버린 부모님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었다.
돈이 얼마 안되 작은 케잌하나 밖에 사지 못한게 마음에 걸릴 뿐이었다.

가로등불 아래에 앉아 있는 아빠를 보고도 민희는 갈 수가 없었다.
노란빛에 의지해 지갑을 보는 아빠의 모습을 더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버렸다.
오늘밤 만이라도, 예전처럼 웃고 떠들고 싶었다. 

곧 엄마도 오실 시간 이었다. 한 분 한 분 놀래키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았다.
지금 나가는 것보다 덜 어색 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민희는 담벼락 안쪽으로 몸을 더 숨겼다.

다시 아빠를 지켜보는데 아빠의 모습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갑자기 화난 얼굴로 지갑을 던지려고 하더니, 가로등뒤로 몸을 숨긴다.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슬퍼보이던 아빠가 아니였다.

민희에 눈에 엄마가 보였다.
순간 아빠가 엄마를 놀랠키려고 저러는 걸까 생각해 봤지만, 
그럴 아빠가 아니란건 민희도 잘 알고 있었다.

아빠가 엄마를 때려 넘어 뜨리고, 봉투를 들고 뛰어가는 모습을
민희는 그대로 다 보고 말았다.

그리고....

아빠가 있던 가로등 뒤에 서있는 자기와 닮은 여자아이도,
그 여자아이는 쓰러진 엄마를 보면서 히죽히죽 웃다가
민희를 보며 크게 미소지었다.


[남편이 아내를 강도질해...]
..... 한편 딸 ..양(19)은 이 사건의 충격으로 '악마를 보았다.','악마가 엄마를 죽였다.'라고 주장 하는 등 정신착란 증세를 보여 주변에 안따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