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라는 거 말이야. 상당히 정직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어?"
한적한 카페안 두 여자가 두런두런 수다를 떨고 있다. 교회얘기에서 천사가 나오고, 뒤에 악마가 나왔다.
"왜, 악마는 영혼을 주면 뭐든 다해주잖아. 부당거래 이긴 하지만, 그래도 소원은 이루어 주잖아?"
"그런 생각 하면 지옥으로 떨어져. 그리고 그런건 만화에서나 그렇게 나오지, 악마는 악마야, 뭐가 정직해."
두 여자의 대화는 곧 만화 이야기로 넘어갔다. 남자는 여자의 대화에서 신경을 끄고, 원고지에 집중했다.
남자의 꿈은 댄 브라운과 같은 소설가가 되는 것 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렇다 할만한 아이디어도, 솜씨도 없었다. 여지껏 원고지에 한 글자도 써본적이 없었다. 막연한 꿈만 가지고 있는 작가지망생 일뿐이다.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만 차갑게 식어간다.
여자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것으로 넘어간지 오래지만, 그는 악마를 계속 떠올렸다. 이번엔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느낌만 있을 뿐,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는 더 있지 못하고, 카페를 나왔다.
악마가 나에게 온다면 난 무엇을 요구 할까? 영혼을 빼앗겨서라도 내가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은 뭘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지금이 몇시지?
그는 생각없이 걷고 있다가,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차 몇대가 지나 가지만, 그저 멀리서 지나가는 바람처럼 느껴졌다.
"돈이 필요해?"
그는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 봤다.
아까 카페에서 수다를 떨던 여자 중 한 명 이었다. 하지만 둘 중 누구인지는 알아 볼 수 없었다.
그녀의 얼굴은 움직이고 있었다.
"돈.... 필요없어?"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하고 싶지가 않았다. 어떤 말을 해도 벗어 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인내심있게 그를 보았다. 그는 점점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지만,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예' 아니면 '아니요'였다.
"내...."
그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러면"
그녀가 손을 올리는 순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 내가 알아서 한다고!"
그가 간신히 낸 소리는 모기소리 보다 못했지만, 그녀는 알아 들었던 것 같다. 그녀가 든 손을 내렸다.
"그래? 돈 필요없어?"
"아니, 네가 필요없어!"
그는 단 하나의 해결방법을 찾았다고 생각 했다. 그녀의 얼굴이 심하게 알그러지는 것을 보고 그는 속으로 환호했다. 그녀가 떠나기만 한다면, 부처고 예수고 다믿어 주리라.
"그러면... ... ... ...
그녀가 떠나가자 마자 그는 그대로 쓰러졌다.
온몸에 힘이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한 경험으로 이제, 그는 정말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에게서 살아남은 사람은 얼마 안되리라.
범퍼가 그의 눈에 닿는 순간 까지, 그는 승리의 환호성을 외치고 있었다.
욕, 비난, 비판 환영합니다.
공포라기 보단 기담입니다.
재미 없으셨다면, '재미없어 꺼져'라고 해주세요.
'이러저러 해서 재미 없었다.'라고 말씀해 주시면 저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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