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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rt_1501
    작성자 : PanyFany
    추천 : 0
    조회수 : 525
    IP : 222.100.***.24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9/14 04:57:28
    http://todayhumor.com/?art_1501 모바일
    어느 여행자의 출발(글/수정/게시판 옮김)
    얼굴에 물을 묻히다 볼을 쓰다듬어 보았다.
    뻣뻣한 수염이 걸리적 거린다.

    오랜만에 맞는 바람이 쌀쌀하다. 
    찬바람에 면도날에 배인 상처가 쓰라려온다. 
    머리카락이 샴푸향과 함께 이리저리 흩날린다.
    바람따라 가고 싶은 걸까?
    단순히 나를 떠나고 싶은 걸지도..

    '우리는 어느별에서 왔을까?'
    그녀는 가끔 이런 말을 내뱉곤 했다. 
    티비를 보며 멍하니 있다가, 잠들기 전에, 우리가 조용히 있을 때면 언제나.
    그녀는 그만큼 나와의 어색함이 싫었던 걸까.
    '넌 금성에서, 난 화성에서 왔겠지.'
    그러면 난 언제나 같은 대답을 했다. 금성과 화성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돌아가고 싶어..'
    그녀는 언제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마냥 떠나고 싶어했다.
    '여기 있어줘..'
    역시 내 대답은 같았다.

    강은 검었다. 물은 달이고 별이고 다 비출줄 알았는데, 다 먹어버리고 입을 다물고 있다.

    '갈게'
    이 말 한 마디를 남겨놓고, 그녀는 떠나갔다.
    그녀는 어디로 간다는 말은 안했지만, 어디로 갈지는 알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가기위해 결심하기 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샤워도 했고, 수염도 다듬었다. 옷도 그녀와 처음 만나던 날입었던 옷을 입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미용실이 문을 안열어 머리를 다듬지 못한 것 뿐이었다. 

    저 아래 하얀 빛 하나가 일렁인다. 저 빛은 별빛이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신은 있다.
    그녀는 저 빛을 따라 우주 멀리 떠나갔을 것이다.
    먼저 출발한 그녀를 따라잡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우리는 어디에서 만나게 될까?
    PanyFany의 꼬릿말입니다
    "같이 가자."
                                            -end-
    ______________
    공게에 올렸던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올림니다.

    돌을 던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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