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디스코드 3
by 슈헤르트
서서히 티렉의 힘에 의해 몸이 들어올려진다 , 이럴리가 없다 . 이럴수는 없다 .
내가 가장 믿고있는 포니마저 배반하고서 도운 계획이다 . 하지만 그 계획에서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 . 아무생각이 나지 않는다 . 그 배신감을
잊기위해 죄책감을 잊기위해 모든 생각을 버리고 계획만을 도왔다 . 그런데 어째서 ,
" 내가 강해지는 걸 도와 줬고 . . .
트와일라잇 공주의 마법을 빼앗을 방법도 알려 주었지 . "
" 그러니 넌 이제 더 이상 쓸모 없어 . "
티렉의 눈동자가 나의 선택의 최후를 알리듯 붉게 빛난다 .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타계책을 생각해보려해도 작동을 멈춘 머리는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 나의 세계에 종말을 고하듯 멸망을 알리는 운석처럼
티렉의 뿔에 둥근 구체의 붉은 기운이 모인다 . 몸 전체에서 모든게 빠져나간다 .
내가 가지고 있던 힘도 , 나의 머릿속 회피도 , 그리고 죄책감을 감추던 뿌연 안개조차 .
어깨를 부여잡던 힘찬손아귀에서 풀려나자 쓸모없는 고깃덩어리처럼 바닥에 내쳐진다 .
작은 신음을낼 일말의 기회조차 없이 모든걸 잃은 나 자신에 힘을 줄 겨를조차 없다 .
정말로 모든걸 잃었다 . 몆천년간 고수하던 무지막대한 혼돈의 힘도 , 세상 유일하게
자신을 감싸고 있던 조그마한 따듯함도 .
자신에 앞에 떨어져있는 , 티렉이 자신에게 주었던 징표의 목걸이가 시선에 들어왔다 .
떠올려보면 , 난 참으로 멍청했다 . 자신을 속이는지도 모르고 마냥 환희와 쾌락을 기대하며
그를 믿고 뭣같은 목걸이 하나에 그렇게도 기뻐했다 . 하지만 난 알면서도 모르고 있었다 .
티렉은 자신에게 감사와 의리의 증표라며 목걸이를 주었다 .
하지만 플러터샤이는 나에게 모든걸 주었다 .
난 지금 그 모든걸 버리고 취한 선택의 끔직한 결말을 맛보고 있었다 .
차라리 티렉이 자신의 힘을 뽑으며 자신을 죽였으면 더 좋은 결말이였다고 생각했다 .
죽어버리면 그다음 느낄 환멸감과 그리고 죽음보다도 더 큰 고통인 죄책감을 난생 처음
느낄 기회조차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을텐데 .
" 이럴 걸 분명 알았겠제 . "
바닥에 널부러져 이젠 아무의미 없어진 고철덩어리같은 목걸이를 보았다 .
고작 이것을 얻으려고 플러터샤이를 버린건가 ? 그런 자신에게 헛웃음을 칠 기력조차 없었다 .
뒤에서 애플잭의 불만섞인 조롱이 들려온다 . 이럴 걸 분명 알았을까 .
디스코드는 짜내듯 신음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
" 몰랐어 . 정말로 몰랐어 . . . "
하나의 시체가 되어 땅바닥과 조화를 이루듯 널부러져 있었다 .
차라리 정말 시체가 되어 자신의 뇌의 생각을 영원히 멈춰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 . .
티렉이 사라진지 몆분 채 되지않아 여기저기서 굉음이 들린다 .
하늘이 터져나가듯 폭팔음이 울려퍼지고 땅이 갈라지듯 진동이 느껴진다 .
' 느꼈겠지 , 아마 . '
플러터샤이또한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아픔을 느꼈을것이다 . 아니 , 몆십배는 더 크다 .
나따위가 느끼는 죄책감보다도 아픈 배신감을 느끼며 눈물흘렸을것이다 .
갑자기 예전 생각이 났다 . 조화의 요소에 의해 석화 되었던 몸이 깨어나고
그속에서 혼자 플러터샤이만이 나를 적대시 하지 않았을때 .
그리고 내가 그때 처음 플러터샤이의 마음을 깨달았을때 , 그리고 그때 그녀의 표정 -
한참 자괴감에 빠져 있었을때 , 대지가 조용해지고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렸다 .
그리고 곧 자신의 몸이 무언가에 의해 들어올려졌고 , 이내 투명색 원구에 갇혀있었다 .
자신뿐만이 아닌 다른 조화의 요소들과도 함께 . 그리고 그아래에서 트와일라잇과
티렉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 이퀘스트리아의 알리콘 마법을 모두 주면 녀석들을 풀어 주지 . "
티렉의 그 한마디에 갇혀있는 조화의 요소가 웅성인다 . 하지만 어째선지
플러터샤이의 목소리만이 내 귀에 들어왔다 .
" 우린 그 정도 가치는 없어 ! "
" 그래도 넌 있어 , 플러터샤이 . "
절대 납득할수 없는 그녀의 말이였다 . 눈을 뜨고 다시한번 힘을 짜내 말했다 .
" 내게 우정의 마법을 가르쳐 준 포니잖아 . "
혼돈의 왕 디스코드라는 허세때문에 감추던 속내를 털어놓는다 .
" 그래서 내게도 마법과 우정이 있었지 . "
처음으로 그녀앞에서 진실된 말을 털어놓는다 . 이제 와서 보면 ,
난 셀레스티아가 나에게 했던 말 또한 이해하고 있었다 .
내가 그들을 도울 이유를 내가 모르면서도 알고 있었던 까닭은 ,
바로 그들이 내게 진정한 우정을 알려주었다는걸 일부러 감추었다는것을 .
셀레스티아는 내 모든걸 간파하고 있었기에 나에게 그렇게 말할수 있었던것이다 .
" 지금은 . . . 둘 다 없지만 . "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
그래 , 이제는 마법도 , 우정도 없다 .
내 자신의 멍청함때문에 내 스스로가 그것을 버렸다 .
그리고 그 선택으로 모두가 파멸할 위기에 처했다 .
나는 . . . 더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
" 내 마법을 줄게 , 내 친구들과 맞바꾸는 거야 . "
" 바라는 대로 . "
자신을 제외한 방울들이 지상으로 추락한다 .
홀로 남은 허공속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조차 들 지경이다 .
여기서 트와일라잇에게 구해지면 , 더이상 살 가치조차 느낄수 없을것이다 .
게다가 녀석들에겐 현 상황을 타계해나갈 방법이 아직 존재한다 .
그리고 내겐 존재하지 않는다 .
난 쓸모없다 .
구해질 . . . 필요가 없다 .
" 친구들 모두 다 . "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 친구들 모두 다 . . . ? 나를 말하는 것인가 ?
" 너희를 배신한 놈인데도 아직도 친구라고 부르는 건가 ? "
티렉의 비난에 아무런 반항도 , 아무런 대꾸또한 할수없었다 .
사실이였다 . 비록 이퀘스트리아를 휘어잡고 모든것들을 파괴하려는
악당치고는 내가슴에 비수를 꽂을정도로 정확한 말이였다 . 난 그들을
배신했고 , 더이상 친구라 불려질 가치조차 없는 놈이였다 .
" 풀어 줘 ! "
" 그렇게 원한다면야 . "
티렉이 팔을 들어 손가락을 한번 튕기고 , 자신또한 바닥으로 추락했다 .
알수없는 트와일라잇의 행동에 의문이 든다 . 그러면서도 아무도 트와일라잇을
비난하지 않는다 . 티렉을 제외하고는 , 마치 나의 배신을 용서할수 있다는듯이 .
" 고마워 , 트와일라잇 . "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옆을본다 , 여전히 슬퍼하는 플러터샤이의 얼굴이
다시한번 가슴을 죄어오지만 진심으로 그녀에게 내가 하고싶은말을 꺼낸다 .
" 미안해 . . . "
" . . . 나도 알아 . "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려는 것인지 모를 플러터샤이의 애매한 대답과
다시한번 흐르는 그녀의 눈물이 나를 더욱더 죄책감에 휩싸여 아프게 했다 .
그 순간 , 티렉이 트와일라잇을 결박하고 , 모든 알리콘의 힘을 흡수했다 .
다시한번 전율하는 대지위에서 엄청난 마법의 기운이 옮겨지고 그 가운데
티렉은 이젠 막을수 없을만큼 거대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
절망스러운 눈빛으로 그 광경을 보고 있을때 , 다급히 정신을 차렸다 .
진정으로 그들을 도와야 한다 , 멍청하게 죄의식에 갇혀 버둥대는건 나중에
해도 된다 . 이 선택또한 놓치게 된다면 자신은 정말로 모든걸 잃을지도 모른다 .
자신을 용서하려는 포니들 , 그리고 플러터샤이 그 모든것을 ! 정말로 돌이킬수 없다 .
마지막 선택이다 , 디스코드 . 자신이 엿듣고 옆에서 지켜봐온 모든 단서를 떠올려라 !
뒤죽박죽인 머릿속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단서가 떠올려졌다 . 상자 .
그래 , 현재 6개의 열쇠구멍중 5개밖에 열리지 못한 그 상자 . 그리고 그상자의
열쇠는 무언가를 증명하는 표식이였다 . 마지막 남은 열쇠 . .
자신의 목에 여전히 걸려있는 목걸이를 움켜쥐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
" 티렉은 우정보다 더 가치있는 걸 줄 수 있다면서 날 속였어 . "
우정의 믿음이 가벼웠을때 나는 그의 감언이설에 속았었고
" 하지만 우정보다 가치있는 건 없어 . 이제 알겠어 . "
나는 잘못된 선택속 풀어졌던 우정의 믿음을 다시한번 움켜잡았다 .
" 놈은 이 메달이 감사와 의리의 징표라고 내게 거짓말했었지 .
자신이 속아넘어갔었던 이 징표에서 다시한번 떠올릴수 있었다 .
뼈저리게 느끼던 배신과 죄책감 속에서 다시한번 깨달을수 있었다 .
자신이 여태 가졌던 모든것보다도 , 우정은 소중했다 .
" 하지만 이걸 우리의 진실된 우정의 징표로 하자 . "
비록 배신자가 내게 준 물품이라해도 그속에서 내가 진심으로
우정을 깨달았다면 , 그로 인해 징표의 의미 또한 다시한번 변화될수 있다면 ,
그리고 그 징표를 건넴으로써 마지막으로라도 그녀들과 플러터샤이를 도울수 있다면 !
짧은 시간내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목에있던 징표를 트와일라잇에게 건넸다 .
" 이건 진심이야 . "
목걸이를 걸은 트와일라잇이 잠시 고뇌하다 , 이내 생각났다는듯 모두를
데리고 상자가 있는곳으로 빠른 발걸음을 옮겼다 . 나 또한 내 마지막 선택의
결과를 보기 위해 그녀를 따라 달렸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상자앞에 도착하고 , 모두의 침묵속 트와일라잇은
목걸이를 상자의 남은 열쇠구멍 앞에 가져다 대었다 . 그리고 그것은
곧 신비한 기운에 둘러쌓이더니 , 이내 여태껏 고대하던 마지막 열쇠로 변화했다 .
성공이다 . 자신의 마지막 선택은 헛되지 않았다 .
이내 여섯포니가 동시에 상자를 열었고 , 상자가 열리자 그안에
봉인되어있던 조화의 원소의 기운이 조화의 나무에 퍼져나갔다 .
그리고 그것은 범접할수없는 마법으로 변하여 여섯 포니를
강하게 둘러싸더니 , 회오리 치며 그들의 진정한 힘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
여태껏 어느 순간에도 보지 못할정도로 휘황찬란한 기운을 내뿜던
그녀들의 기운은 비록 여섯일 지라도 하나의 빛나는 우정이라는 마법으로써
티렉과 대적하였고 , 얼마나 강력한 알리콘의 마법일지는 몰라도 , 진정한 의미로써 깨달은
우정의 힘을 이길순 없었다 . 결국 티렉은 강력한 마법의 전투속 패퇴를 맞이하고
자신이 봉인되어있던 지옥으로 되돌려졌다 .
진정한 우정의 힘으로 악당을 무찌르고 , 다시한번 이퀘스트리아를
구해낸데다가 우정의 각 증표로써 이퀘스트리아의 새로운 성의 공주가 된
그녀들의 결말은 , 어느때와 다름없이 찬란한 햇살처럼 따듯한 해피엔딩이였다 .
. . . 그래 , 해피엔딩이였다 .
" 어라 ? 디스코드는 ? . . . 디스코드는 어디에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