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여왕 8
by 슈헤르트
땅으로 꺼졌는지 , 하늘로 솟았는지 며칠째 수색대는
그들이 어디있는지 , 심지어 그들의 흔적조차 찾을수 없었다 .
이대로 가면 또 그들이 언제 이퀘스트리아를 쳐들어올지 모른다 .
지난번의 무방비속 파멸이 다시한번 머릿속에 되새겨지리라 ,
샤이닝 아머는 성벽에서 근무를 서는 부하들을 보며 생각했다 .
하늘에 펼쳐진 붉은 석양이 어둠에 가라앉을때 , 캔틀롯으로
돌아온 수색대는 다시한번 샤이닝 아머에게 아무것도 전하지 못했다 .
한숨이 내쉬어졌다 , 그들은 절대 서로 분열하지 않으리라 , 샤이닝
아머는 솜브라와의 조우때 그의 눈에서 볼수있었다 .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서도 , 솜브라는 크리살리스를 버리진 않을것이다 .
그러기에 캔틀롯의 안보가 더 걱정되기 시작했다 .
솜브라 , 크리살리스 , 이 둘의 각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이퀘스트리아의 평화에 큰 위협을 가할수 있는 강력한 포니 .
그리고 그 둘이 힘을 합쳤다 . 이들은 곧 막강해지리라 .
이윽고 어둠은 석양을 완전히 삼켜버리고 , 하늘은
남색빛으로 물들었고 , 샤이닝 아머도 엄연히 포니였기에 ,
여태까지 쌓여왔던 누적된 피로가 그의 눈꺼풀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
" 젠장 , 요즘 통 못자서 그런가 . . "
" 대장님 , 어디 안좋으심까 ? 안색이 안좋아보임다 . "
" 피곤해서 그래 . 걱정할 필요 없다 . "
" 그럼 잠시 성벽에 기대서 눈좀 붙이십쇼 .
무슨일 생기면 바로 깨워드리도록 하겠슴다 . "
" 좀 미안한데 . "
" 괜찮슴다 . 저도 명색이 가드지않슴까 . "
" 나도 가드 대장이거든 임마 ,
여하튼 . . . 그럼 눈좀 붙여야겠다 . "
" 특히 공주님 오시면 더 빨리 깨워드리겠슴다 . "
" 그래 고맙다 이놈아 . "
내가 부하놈은 잘뒀구나 생각하며 샤이닝 아머는
잠시 성벽에 기대앉아 이내 짓누르던 피곤에 항복하고
눈을 감았다 . 많이 피곤했는지 온몸에 나른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고 , 이내 정신은 아득해졌다 .
" . . . 님 . "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희미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샤이닝아머는 무시하고 계속 달콤한
잠에 빠져들려 했으나 , 이내 그 목소리는 조금씩 ,
선명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
" 대장님 . 대장님 ! "
" 으어어 . . "
이내 자신을 부르는 부하의 목소리에 솜브라는 나지막히
신음을 흘리며 무거운 눈꺼풀을 다시 힘들게 열었다 . 아직은
흐릿한 시야에 부하녀석이 보였다 . 그런데 무언가가 이상했다 .
선명해지는 시야속에서 부하녀석의 모습이 차츰 잘보이자 .
이내 확고히 보인 그 시야속엔 , 시커먼 한마리의 야수가 있었다 .
" 야이 대장놈아 ! "
" 소 . . 솜브라 ?! "
여태까지 자신이 찾던 악당이 잠깨니 바로 코앞에서
면상을 들이밀고 있자 , 이내 샤이닝 아머는 심장마비에
걸릴뻔한듯 기절초풍했다 . 왜 이녀석이 자신앞에서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거지 ?! 부하들은 ?!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 부하들은 전부 쓰러져있었다 .
" 걱정마 , 죽이진 않았으니까 .
지금쯤 푹 자고 있을꺼다 . 것보다 니들 수색대 웃기더라 .
여러번 우릴 발견하긴 했는데 크리살리스의 마법에 걸려서
기억을 잃고 멍하니 돌아가는 꼴이 그나마 볼만했어 . "
" 아니 , 것보다도 어째서 네놈이 여기에 . . . ! "
" 딱히 공격할 의향 없으니까 칼은 내려놓고
말해 . 어차피 니 그거 들어도 나 못이기잖아 . "
샤이닝 아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
솜브라의 말엔 거짓이 없었다 . 자신 혼자로썬 그를
이길수 없었다 . 그리고 그가 진심으로 공격할 의향이 없다면
자신또한 그를 공격할 의향이 없었다 . 샤이닝 아머는 칼을
칼집에 다시 집어넣고는 , 그와 대화를 하기로 했다 .
" 좋아 , 여기온 목적이 뭐지 ? "
" 여긴 커피도 안주나 ? "
" 죽기전엔 크리스탈밖에 못말하던놈이
부활뒤엔 꽤 말이 많군 , 미안하지만 커피는 없다 .
저기 니가 쓰러트린 스티븐이 커피담당이거든 . "
" 이런 , 그걸 몰랐다니 . 커피는 못마시겠군 . "
" 입닫고 내게온 목적이나 말하시지 , 내가 널
쓰러트리지 못한대도 나보다 강력한 지원군을 부를수 있으니 . "
" 무섭군 , 좋아 . 뭐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온거야 . "
" 물어볼꺼 ? "
" 후 . . 그 . . 그러니까 . "
이내 솜브라는 질문을 하려다 말고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
말을 더듬으며 머리를 긁지 않나 , 주변을 두리번 거리질 않나 .
갑자기 수줍어 하는 솜브라의 소녀틱(?)한 모습에 샤이닝 아머는
황당해하면서도 몸에 기운이 빠지는걸 느꼈다 .
" 말 더듬지 말고 빨리 말해봐 . "
" 그 . . 그니까 말이야 . "
" 사랑이란거 , 어떻게 하는거냐 ? "
" 어 ? "
샤이닝 아머는 말문이 막혔다 . 자신이 생각할수
있는 모든 예상 질문에서 우주로 벗어나는 솜브라의
대답이 그를 잠시 멍청하게 만들었다 . 사랑 ?
사랑과는 쥐뿔도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솜브라가 사랑 ?!
" 사 . . 사랑이라니 , 대체 무슨 ? "
" 아니 그니까 . . 그 . . . 니 아내랑 하는거 . . .
막 . . 아씨 , 이걸 뭐라 설명해야돼지 ? 막 서로 그런거 있잖아 . "
" . . . 니 설마 지금 연애 상담 받으러 온거냐 ? "
" . . . 아마도 . "
뿜었다 .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자신에게 수줍게 질문하는
솜브라를 보고 이게 솜브라여 아니면 플러터샤이여 라고 착각까지
들게끔 그의 모습은 너무나 180도 달랐다 . 샤이닝 아머는 배를
부여잡고 바닥에 뒹굴며 마구 웃었다 .
"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 . . . 예상은 했지만 짜증난다 . "
" 미치겠네 , 천하의 솜브라가 연애 상담을 받으러오다니 . "
" 미안하지만 난 진지해 . "
" 상대가 누군데 . "
" 크 . . 크리살리스 . "
이내 솜브라는 다시한번 자신앞에서 미친듯이 웃는
샤이닝 아머를 때리고싶은 욕구를 참을수밖에 없었다 .
" 나 이야기좀 하자 . "
" 계속 웃어서 미안하군 , 예상밖의 일이라서 말이야 .
그나저나 내가 사랑을 알려주면 안되지 않아 ? 너와
크리살리스가 힘을 합치면 우리쪽에서 큰 위협이 되거든 . "
샤이닝 아머의 말을 듣던 솜브라는 , 무언가
깊이 생각하다 이내 결정한듯 한숨을 쉬고는 , 아련한
눈빛으로 샤이닝 아머를 바라보았다 .
" 걱정하지마 , 그런일은 없을꺼야 . "
" 왜지 ? "
" 만약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법을 더 알수있다면 .
내가 그녀의 양분이 되어줄수 있으니까 . 너도 체인질링의
식량이 뭔지 알잖아 . "
" 알지 , 그래서 ? "
" 항복 . "
" 뭐 ? "
" 내가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양분을 줄수 있다면 .
캔틀롯은 쳐다보지도 않고 , 그냥 크리살리스와 단둘이 살꺼야 .
더이상 너희를 공격할 의향도 , 이유도 없어지게 되니까 . "
" . . . 진심인가 ? "
" 내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있다고 생각하나 ? "
샤이닝아머는 그의 눈에서 , 예전 조우때 보았던 그 진심을 .
크리살리스를 지키고 싶다는 그 진심을 , 지금 이자리에서
다시한번 볼수 있었다 . 그는 거짓말을 하고있지 않다 .
" 도와줬으면해 . "
" 아니 , 내가 어떻게 . . . "
" 부탁이다 . "
이내 솜브라는 샤이닝 아머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
샤이닝 아머는 놀라면서도 , 그가 얼마나 크리살리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알수있었다 . 자신의 체면을 저버리면서도 .
" 정말로 , 부탁한다 . "
" . . . 어떻게 도우면 되지 ? "
" 우릴 찾지 말아줬으면 해 . "
" 불가능해 , 켄틀롯의 군대가 너희를 노리고 있어 .
계속해서 수색대를 보내고있고 , 고위 유니콘또한 모이고있어 . "
" . . . 나에게 방법이 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