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div> <div>늘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 보는 사람입니다.</div> <div> </div> <div>많은 분들의 필력 좋은 글들을 읽다가, 저의 소소한 경험담을 막상 써보려고 하니 </div> <div>뭔가 긴장되고 두근거리네요. </div> <div>어떻게 시작해야하지... 아무튼 요이땅.</div> <div>(나이는 많지만 정신이 음스므로 음슴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 난 3X살임. 처음 가위를 심하게 눌리기 시작했던 때가 15살 때니, 꽤 오랫동안 가위를 눌렸음 (먼 산)</div> <div> </div> <div>집에서 학교가 멀었던 관계로 늘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가거나, 아버지를 모셔다 드리던 어머니의 차를 타고 </div> <div> </div> <div>꼽사리 껴서 학교를 등교하고는 했음. 어머니 차를 타고 학교에 가는 날이면 평소보다 약 1시간 30분 가량 일찍 도착하는 새벽 6시 30분 </div> <div> </div> <div>정도였기 때문에, 빈 교실에 혼자 엎드려 잠드는 게 다반사였음. (엄마 차 최고. 젤 편함)</div> <div> </div> <div>아, 내가 다녔던 중학교, 고등학교는 강남에 있는 모 학교로 기숙사가 딸려있는 학교였음. </div> <div> </div> <div>그래서 그 시간에 가더라도 기숙사에서 일찍 나온 친구들이</div> <div> </div> <div>늘 교실에 한 두명씩은 있을 때가 있던 터라 무섭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음. </div> <div> </div> <div>가위를 처음 눌렸던 그 날도 어머니 차를 타고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교실로 들어갔음. </div> <div> </div> <div>그 날 따라 기숙사생 친구들은 한 명도 없었고, 제가 처음으로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 제 자리에 가방을 던져놓고 창문의 커튼도 열지 않고 </div> <div> </div> <div>그대로 엎어져 잠이 들었음. </div> <div> </div> <div>평소에 일찍 도착하면 늘 자던 교실이었는데 그 날따라 무언가 이상했음. 낯선 느낌도 들고, 묘한 긴장감도 생기고.</div> <div> </div> <div>게다가 평소 느끼지 못했던 것 중 하나. 분명 잠은 자고 있는데 정신은 말짱했음. </div> <div> </div> <div>음, 이상하다... 라고 잠결에 생각하는데 슥- 슥- 스윽 - 하며 실내화 끄는 소리가 들려왔음.</div> <div> </div> <div>사실 그 때 살짝 안도했음. 기숙사생 친구들 중 그 실내화를 신고다니며 유난히 자신의 영역표시를 하고 다니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div> <div> </div> <div>아, 그 친구가 오는 구나 하고 잠결에도 생각을 했기 때문임.</div> <div> </div> <div>그 신발 소리는 점점 우리 반 쪽으로 가까워지더니, 우리 반 교실문 앞에서 뚝 멈췄음. 갑자기 소리가 안들리길래 잠결에 고개를 살짝 들어</div> <div> </div> <div>앞쪽 교실문을 봤는데, 갑자기 문이 쾅 !!!!! 소리가 나면서 벌컥 열리는게 눈에 보였음. </div> <div> </div> <div>겁나 터프하게 들어오네. 사감쌤한테 깨졌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발소리가 슥- 슥- 스슥- 스슥- 하며 다시 들리기 시작했음.</div> <div> </div> <div>근데 뭔가 이상했음. 소리가 점점 내 쪽으로 오는 거임. 소리가 내쪽으로 온다는게 이상한 표현인 것 같지만, 이것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음.</div> <div> </div> <div>점점 내 쪽으로 온다... 온다... 어 뭐지, 이 자식 왜 내 자리로 오는 거지, 라고 생각을 혼자 할 때, 갑자기 쿵 ! 하면서 내 등을 무언가가 </div> <div> </div> <div>콱 내리찍으며 가위에 눌렸음. 아, 이게 가위구나.. 라는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 양 쪽 귓가에 대고 누군가가 바람을 후후- 불어넣는데 이건 </div> <div> </div> <div>그냥 바람을 불어넣는게 아니라 귓속말이었음. 뭐라고 말하는 지는 들리지도 않는데, 분명 뭐라고 말하느라 계속적으로 귀에 숨소리가 들려서 </div> <div> </div> <div>미칠 것만 같았음. 발을 동동거려보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누가 자꾸 등을 찍어내리는 듯한 기분만 들고 내 몸은 일으켜지지가 않았음.</div> <div> </div> <div>겨우겨우 고개만 돌려 사물함 쪽을 살짝 봤는데, 난 진짜 오줌 지릴 뻔 함.</div> <div> </div> <div>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단발머리를 한 여 학생 두명이 (정확하게는 우리 학교 하복- 그리고 우리 학교는 교칙상 머리 단발이 불가였음) 4분단쪽 </div> <div> </div> <div>자리에 앞 뒤로 앉아서 내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깔깔거리다가 수군거리다가 또 깔깔거리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거였음.</div> <div> </div> <div>등뒤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몸은 안 움직이고, 심지어 눈도 안 감기고, 귀에서는 계속 누가 말을 하는 것처럼 바람을 불어넣고. </div> <div> </div> <div>1분이 1시간 같은 지옥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음. </div> <div> </div> <div>그러다가 나도 모르고 뒷발을 쿵 (짐승 아니고, 그냥 내 뒷발) 하고 굴렀고, 내 귓속을 간지럽히던 바람소리+숨소리가 사라지고, 내 등을 누르던 힘도</div> <div> </div> <div>사라지고, 몸을 벌떡 일으켰음 (가위를 풀고 싶어서 푼 게 아니라 어떻게 하다가 풀림. 그 후로는 저렇게 해도 안풀려서 그냥 욕하고 다시 잠들기도 함.)</div> <div> </div> <div>정신이 멍해서 교실 안을 둘러보는데, 분명히 활짝 열렸던 교실문은 굳게 닫혀 있고, 잠들기 전 봤던 시간은 6시 40분이었는데 그로부터 5분 밖에 </div> <div> </div> <div>안 지나 있었으며, 내가 확실하게 들었던 그 신발소리의 주인 역시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이었음.</div> <div> </div> <div>내가 미친건가, 무슨 일인건가, 하고 멍때리고 있는 찰나에 슥- 슥- 슥- 스윽 - 하는 실내화 소리와 함께 기숙사생 친구가 등장함.</div> <div> </div> <div>이 친구한테 확인사살을 하기 전까지도 나는 그 친구가 날 놀렸다고 생각했음. 아, 이냔이 기숙사에서 일찍 와서 아까 문을 그렇게 터프하게</div> <div> </div> <div>열어제끼고 날 눌러놓고 모른 척 하는 건가, 이 앙큼한 냔.</div> <div> </div> <div>이라고 생각하며 친구에게 물어봤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ㅇㅇ아, 너 이제 기숙사에서 온 거야 ?"</div> <div> </div> <div>"어. 넌 불도 안 켜고 커텐도 안 묶고 뭐하고 있냐"</div> <div><br> </div> <div>그 말을 들은 순간, 내가 들었던 소리며, 열렸던 문이며 그리고 날 눌렀던 힘들이 대체 뭐였을까... 하고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됨.</div> <div> </div> <div>(생각해보니, 그 친구랑 그런 장난을 할 정도로 친하진 않았던 것 같음)</div> <div> </div> <div>그 이후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적으로 부담되는 일을 맞이하게 되면 꼭 가위를 눌리고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부르는 일까지 발생하게 됨.</div> <div> </div> <div> </div> <div>이 일은 내가 그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동기들, 후배들한테 퍼졌고, 나에게는 그저 기나긴 가위 역사에 시작에 불과할 뿐이었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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