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므로 음슴체.

탑, 원딜, 정글, 미드 ,바텀을 두고 끊임없이 내 적성을 연구하고 고민해봤으나,

쪼말시절부터 아름답지 못한 챔들은 고를가치가 없다며 주구장창 이쁜 여챔들만 구입해온 나로서는

상당히 선택의 폭이 좁았음.

애쉬, 아리, 모르가나, 케일, 쉬바나, 리븐 등의  챔피언을 파고, 애정으로 장인이 되고야 말리라는 포부는

온데간데 없고, 남는 건 패배 두 글자가 연달아적혀있는 대전 기록표.

그 와중에 간신히 하나 건진 건 레오나 서폿 정도여서, 아 싑하, 나 같은 손잭스는 정녕 서폿 외 포지션으로

캐리 한번 못해보는 것인가. 하고 좌절 중이었음.

몇번 리븐으로 흥해서 오오 난 솔탑 리븐이 맞는 것인가! 하고 기뻐했으나 왠걸,

올라프라던가 잭스가 탑으로 오는 날이면 맨날 질질 쳐맞고 회색화면 보기 일수였고,

리븐 역시 내 인연이 아니란 걸 통감하고 흐규흐규 울었음.

그러다가 이것저것 다해보자는 심정으로 그냥 스파르타! 스러운 느낌이 맘에 드는 판테온으로 미드를 파보기 시작.

싀바, 온갖 op급 챔들 들어봐도 신통치 못했던 성적이 이깟 마초맨 하나 든다고 뭐가 바뀔까도 싶었지만은.

첫판. 20킬 3데스 12서폿. 트리플 킬. 12연속 킬.

응? 에이, 상대방이 못해서 어쩌다 된거겠지.

두번째판. 14킬 4데스 7서폿.

메이지 킬러라더니, 초반 약챔 만나서 어쩌다 흥한 걸거야.

세번째판 32킬 8데스 16서폿.

?!!?!?!?!!?!

생전 처음으로 서폿 레오나 외로 '헐 님 쩌시네요.'라며 팀원에게 극찬받아봄.

분명 내가 그동안 미드만 섰다하면 '야의 싀X 미친 미드야 어떻게 똥을 쌌길래 위아래로 똥물이 튀냐 이런 닝기리'

이런 소리듣고 붕괴되어가는 멘탈 추스리기 바빴는데.

이후로도 몇번이고 게임을 했지만, 신들린 초반 상대 미드 디나이와 더불어, 약간의 틈만 보였다하면 퍼블은 나의 것.

궁 찍는 즉시 태풍과도 같은 로밍으로 수번 캐리. 일반이니 그러겠거니 싶었는데 심지어 랭겜에서까지 승승장구.

비슷한 메이지 킬러형 챔을 파보자해서 카타리나, 아칼리, 탈론 등을 만져봤음.

카타리나의 경우, 궁 끊기는 걸 어떻게 하지 못해서 10여킬은 했으나, 후반 팀파이트 기여도가 낮아서 결국 몇번 졌지만,

탈론, 아칼리의 경우에는 진짜 그동안 내가 메이지 들고 쩔쩔매고 어찌할바를 몰랐던 상대들까지 터는 것은 물론,

미러전에서도 개흥... 더불어 탈론의 경우는 탑, 바텀, 정글 모두 똥을 싸제끼는 걸 일일히 치워가며 중간에 한명 나간 갭마저

극복하고 하드 캐리. 마치 내게 메라신이 빙의한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음.

가끔가다 탑 판테도 시도해보지만 미드만큼의 결과는 안나오긴 해도,

내 정체성은 확실히 잡은듯. 메이지 킬러형 미드챔. 그리고 광역 메즈로 무장한 공격형 서포트. 이 정도?

이제 솔탑과 정글의 정체성만 찾으면 될듯.

원딜은 거의 트리스타나로 가닥 잡혀가는 거 같고, 솔탑... 아직까진 리븐이 제일 승률 좋긴한데, 이 2% 부족한 느낌은

채워지지가 않으니 답답해죽을 맛.  그 좋다는 다리우스조차 내 손엔 전혀 안 맞는 거 같고.. 

탑 공인 op 블라디나 케넨 역시 뭔가 나하곤 전혀 안맞는 챔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

정글은 쉬바나가 예뻐서 계속 애정으로 밀어보려하지만, 결국 게임 마지막에 가서는 고기방패 밖에 안되는 내 실력이

그저 통탄스러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