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는 어렸을때부터 정말로 친한 친구였다. <div><br></div> <div>부모님 4분이 모두 같은 동네 친구에, 같은 학교를 나온 사이인데다가</div> <div><br></div> <div>A,B 역시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서로에 대해선 모르는게 있을래야 있을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여자친구 문제며, 학교문제며, 일진들 엿먹이는 일까지 둘은 정말로 잘 맞는 친구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 둘에겐 버릇이 하나 있는데,</div> <div><br></div> <div>가끔 사소한 일로 내기를 거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내기란 그들에겐 정말로 중요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내용은 별거 아닌 것이 대부분이었다.</div> <div><br></div> <div>중간고사 성적 더 잘 맞아오기</div> <div><br></div> <div>쓰레기통에 깡통 더 멀리서 던져넣기 같은거부터 시작해서</div> <div><br></div> <div>직접적인 표현없이 여자친구한테 먼저 차이기</div> <div><br></div> <div>노처녀 수학선생이 오늘 선보는 남자와 영화를 볼지 안볼지 같은 것도 내기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그들에게 내기는 주고 받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div> <div><br></div> <div>우정을 증명하는 수단에 가까웠다. 둘의 내기는 갈수록 더 넓고 하찮은 것도 포함했다.</div> <div><br></div> <div>길에서 먼저 동전 줍기, 눈감고 사탕 골라서 하나있는 딸기맛 먼저 고르기,</div> <div><br></div> <div>옆반 여자아이의 팬티색깔 맞추기, 자갈밭에서 표시한 자갈 먼저 찾아오기 등등</div> <div><br></div> <div>그러나 이상하게도</div> <div><br></div> <div>내기의 승자는 언제나 A였다.</div> <div><br></div> <div>B가 밤새워 공부를 해도 시험기간 내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진도는 거녕 링거를 꽂은체 시험을 본 A보다 성적이 아래였고</div> <div><br></div> <div>A가 던진 깡통은 희한하게도 어디를 맞고서라도 B보다 먼 거리에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여기까지야 우연이라 쳐도 A는 질줄을 몰랐다.</div> <div><br></div> <div>팬티색깔 내기를 하자마자 A 앞에서 야무지게 슬라이딩을 하는 여학생이나</div> <div><br></div> <div>단번에 딸려 나오는 딸기맛 사탕 같은건 우연이라고 치기엔 너무 신기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다고 A가 운이 좋은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div> <div><br></div> <div>오히려 운이 나쁜 축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길을 걷다가 쏟아지는 오수를 맞거나</div> <div><br></div> <div>지하철에 가방을 두고 내리거나</div> <div><br></div> <div>머리에 새똥이 떨어지거나</div> <div><br></div> <div>껌이 붙거나, 찢어지거나, 잃어버리거나, 시험에 떨어지거나...</div> <div><br></div> <div>이런건 온통 A의 담당이었다.</div> <div><br></div> <div>반대로 평소에 B는 운이 좋은 축에 들었다.</div> <div><br></div> <div>한장의 응모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div> <div><br></div> <div>여행 중에 들린 카지노에서 1달러로 돌린 슬롯머신에서 여행경비의 10배가 넘는 돈을 따기도 하고</div> <div><br></div> <div>기술시험 같은건 한번에 척척 붙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이 모든게 둘의 내기라는 굴레에 들어가면 정반대로 바뀌었다.</div> <div><br></div> <div>똑같이 응시한 자격증 시험을 내기로 걸자</div> <div><br></div> <div>한달 벼락치기한 A는 붙고, 1년을 준비한 B는 떨어졌다.</div> <div><br></div> <div>이게 반복되자 B는 A와의 모든 일을 내기로 바꿨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밥값을 내는 것부터, 숙제에, 시험에, 잠자는거, 쉬는거 전부 내기를 걸었고</div> <div><br></div> <div>A는 진지하게 B를 말렸지만 B의 서슬퍼런 집념에 어쩔수 없이 내기에 응할수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div> <div><br></div> <div>반복되는 내기에서 B는 단 한번도 A를 이기지 못했다.</div> <div><br></div> <div>다만, 다행히도 둘의 우정은 변함이 없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던 어느날</div> <div><br></div> <div>평소와 같이 학교를 마치고 전철역 플랫폼에서 두사람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가 다시 내기를 걸었다.</div> <div><br></div> <div>야, 내기하자.</div> <div><br></div> <div>또? 그만하자? 매번 이상하게 이기니까 나도 기분이 별로다,,,</div> <div><br></div> <div>닥쳐 ㅋㅋㅋㅋ 넌 선택권이 없어 ㅋㅋㅋㅋ</div> <div><br></div> <div>미친X ㅋㅋㅋ 그래, 뭘로 할래?</div> <div><br></div> <div>글쎄? 뭐가 좋을까?</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가 A에게 말했다. </span></div> <div><br></div> <div>일단 내기는 성립한거다. 맞지?</div> <div><br></div> <div>성립이다 병신아. 이번엔 뭘로 지려고 그러냐 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이번 내기는 내가 무조건 이긴다. 그러니 나 축하할 준비나 해라</div> <div><br></div> <div>내기 내용이나 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엔 자기가 이겼다는 B의 득의양양한 미소와 함께</div> <div><br></div> <div>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