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부터 마음이 있었으니 1년 반 정도를 계속 좋아했네요.
얼마 전 부터는 이 여자도 제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구요.
군대 며칠 앞두고 만날 시간을 정하는데 이 친구가 밖에서 하는 일도 있고 이래저래 시간이 안 나서
이 여자애가 타고 가는 버스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버스에서라도 이야기하고 싶어서요. 그렇게 버스를 타고 같이 가다가,
모두 다 말했습니다.
"ㅇㅇ야, 내가 무슨 말 할 것 같아? 너도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지?"
막 웃으면서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꽤 오랫동안 널 좋아하고 있었고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다보니 입대 며칠전까지 오게 되었다. 사실 내가 널 좋아하는 기간 동안 넌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래서 말을 못했었다. (남자친구랑은 1년 사귀고 헤어진지 몇 달 된 상태입니다) 입대를 앞두고 너한테 이 말을 하는 걸 망설였던 이유는
일단 너랑 나는 동기 사이고 제대하고나서 볼 사이니까 너가 부담이 될 수 있을까봐, 그리고 그동안 말하지 못하다 어차피 군대 가니까.. 말하자. 이런 느낌
이 날까봐서다. 절대 아니란 걸 말해주고 싶고, 그렇게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생각을 해보니까 지금 이렇게 가버리면 2년 동안 넌 나를 그냥 군대 간
동기로 생각하겠지만, 어찌됬든 내 마음을 전하고 가면 2년 동안 너 입장에서 난 그래도 널 짝사랑하는 남자는 될 수 있을텐데 내 입장에서 이게 더 좋았
다. 내 입장으로 판단하고 이야기해버려서 미안하다. 말하다보니 결론이 없는 말이 되어버렸는데 그냥 내가 널 많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여자애가 묻더군요. 답을 해줘야 되는 질문이거냐고. 그래서 너 답을 바라고 말한 건 아니다.
그리고 제가 아마 제대하고도 널 계속 좋아할거다 라는 말을 하려다 이건 너한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하니까
뭐 기다려달라는 말 하려고? 라고 묻기에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말해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제대하고도 너 좋아할 것 같다 라고 말하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좀 지나서 카톡이 오더라구요. 조심히 들어가고 고맙다 뭐 이런 식으로요. 군대 가기 전에 통화하고 휴가나와서도 연락해라. 이정도.
솔직히 여러분들이 느끼기에도 입대 전 고백은 최악의 방법일 수 있겠지만 결국 제가 원하는 대로 해버렸네요..
답변을 바라고 쓴 글은 아니고.. 그냥 시원섭섭하고 술도 마셨겠다 여러가지 감정이 겹쳐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