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어찌보면 공공장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iv>나 이외에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div> <div>그런데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서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종종 보입니다.</div> <div>종류도 다양하죠.</div> <div>무조건 욕설을 하는 사람. 문자 그대로 밑도 끝도 없이 반박하며 비판이나 분위기 전환 등이 아닌 그저 역행만을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div> <div>말이 쉽게 전달되지 못하게끔 써놓고 내 뜻을 몰라준다 떼쓰는 사람 등</div> <div>인간의 다양성이란게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양상을 보이는 것 같더라구요</div> <div><br /></div> <div>그런데 전 그런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가 없더라구요</div> <div>물론 이해는 노력한다면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div> <div>그냥 욕이 하고 싶을 수도 있고, 기분이 나쁜 상황에서 꼬투리 잡고 싶어졌을 수도 있고, 어쩌다보니 처음썼던것 보다 그걸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의 태도에 더 마음이 쓰여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요.</div> <div>근데 위에 썼던대로 그것에 공감까지는 할 수 없어요.</div> <div>누구나가 그럴 것 같지 않을까 조심스레 상상하기도 하구요.</div> <div><br /></div> <div>왜냐면 전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div> <div>나도 가끔 내가 한 일이 이해가 안될 지경인데 남보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 달라는 건 심보도 고약하지만 되지도 않을 일이죠.</div> <div>그리고 전 익명성이 그저 편하고 자유롭기만 한 곳으로 보지 않습니다.</div> <div>되려 더욱 무섭고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div> <div><br /></div> <div>전 지금 당장 많은이들이 싫어하는 그 사이트에 들어가 그들이 하는 행동양식을 그대로 베껴 글을 쓸 수 있습니다.</div> <div>그리고 그들이 하는 것처럼 그것을 주변의 아무에도 말하지 않으며 저만 간직한 하나의 비밀로 남겨둘 수도 있습니다.</div> <div>근데 그게 정말 비밀인가요?</div> <div>아무도 모르고 누구도 알 방법이 없어야 비밀인거 아닌가요?</div> <div>떡하니 남들 다 볼 수 있는 곳에 주변사람들이 몰랐으면 하는 행동을 한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걸 비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div> <div><br /></div> <div>가식을 모두 벗어던진채, 전혀 가공되지 않은 어찌보면 순수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그런 본모습을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습니까</div> <div>사회성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서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인데 왜 사회가 받아들여주지 않으냐 따져봤자 사회가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가 생기진 않죠.</div> <div>거칠게 표현해서 사회성을 가식으로 본다면 그게 없는 말과 표현들은 사회적인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운 것인게 당연한거라고 봅니다.</div> <div><br /></div> <div>그리고 그렇게 사회성을 벗는 연습을 누차 한다면 종래엔 정말 사회성을 벗어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div> <div>철저하게 관리해서 주변인이 내가 인터넷에서 어떤 모습을, 어떤 욕망을 표출하는지 모르게 한다해도</div> <div>그건 결국 그 자신이 한 일이기에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나'는 알고있죠.</div> <div>그리고 그것은 반복되어 몸에 각인될 테구요.</div> <div><br /></div> <div>그래서 전 익명성이 더 무섭습니다.</div> <div>혹시 내 부끄러운 모습을 남이 볼까도 몹시 두렵지만 그것보다 더 두려운건 '내'가 나조차도 감당못할 모습을 밖으로 내뿜게 하지 않을까하기 때문입니다.</div> <div>나는 '나'로서 평생 살아가야하는데 그 '나'가 쓰레기라면 결국은 쓰레기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니까요...</div> <div>저는 너무 쉽게 가식을 벗게끔하는 익명성이 두렵기때문에 가식을 벗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div> <div>받아들이기 힘듦과 다시금 가식을 벗은 모습의 두려움을 일깨우게 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