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427" height="270" alt="movie_imageDEYAQHJ4.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9/1441516534wrRpIZ81wxO7OA4KEwJY9CTTPQ81X.jpg"></div> <div>(스포성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이 연출한<br>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의 시선'을 보고 왔습니다.<br><br>작년 '액트 오브 킬링'이 선사한 충격적이고<br> 강력한 여운을 쉽사리 잊지 못하는 분들이 더러 계실것 같습니다.<br><br>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는 '침묵의 시선'은<br>'액트 오브 킬링'의 작법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지만<br> 지향하는 바는 똑같다고 할 수 있겠죠.<br><br>전작이 가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영화였다면<br> 이번 작품은 피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영화일 것입니다.<br><br><br>저에게는 완전히 다른 작법으로 보여주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지만,<br>이렇게 다름에도 주제의식적인 면에서나 감정적인 파장으로나<br> 짙고 오랫동안 남는 경우도 참 드물 것 같습니다.<br><br> '침묵의 시선' 역시 소름끼치고 탄식이<br> 절로 나오게 하는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나옵니다.<br><br>피해자의 유족(람리의 동생 '아디')이<br> 직접 가해자를 찾아가 인터뷰처럼 질문을 하는데<br><br>'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가?' 가 아니라<br>'왜 그런 짓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나?'고 묻고 있습니다.<br><br>격양되게 적긴 하였지만, 아디는 가해자들을 향한 복수심이나<br> 분노로 들끓는 사람이 아닙니다.<br>50년이 지났는데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주위 동네에<br> 살고 있는 주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이나 후회는 없는지<br> 알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br>(일례로, 가해자 중 한 사람의 집에 찾아가는데<br> 그의 가족들은 전혀 모르고 그 자리에 처음 안 사람도 있습니다.<br>자식은 그 사건에 대해 가해자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하는데,</div> <div>아디는 너그럽게 용서를 받아줍니다.<br><br>반면, 그 가해자는 모른 척 회피하려고만 하죠.)<br><br>듣는(가해자) 입장에서는 곤란하거나 자랑스럽게 말하거나<br> 두가지 리액션을 보여주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된 말은<br>'왜 자꾸 과거의 일을 들추냐?'는 것입니다.<br><br>한 상위층 대변인은 오히려 자꾸 그런식으로 나오면<br> 지난날과 같은 역사가 반복 될 것이라는<br> 터무니 없는 말까지 뻔뻔하게 합니다.<br><br>얼마나 뒤틀린 참상이고 사회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한데,<br><br> '아디'는 그런 그들을 두고도 깊은 죄책감에 의해<br> 일부러 그렇게 표현하는 굴절된 생각이라 보고있습니다.<br>(어쩌면 이 분은 안타깝거나 연민으로<br>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br><br>말하자면, 침묵을 강행한 자들이 아직까지도 자기 허울을 벗지않고<br> 성배와도 같은 피로 얼룩을 지웠다고 생각하는 자들의<br> 집단합리화나 최면으로까지 보이는 끔찍한 언행들은<br>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충격과 탄식을 줍니다.<br>(잔인한 살인사건의 묘사나 인터뷰가 아니라,<br>현재까지도 침묵을 강행하고 있는 그들의 언행과<br> 표정들이 충격과 탄식을 주는 것입니다.)<br><br><br>오펜하이머는 '액트 오브 킬링'에서도 그러했지만,<br>가해자들에게 집단 항의와 목소리로 그들을 처단하거나<br> 감정적으로 부풀리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br>(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br> 너무나 잘 알고 있기도 합니다.)<br><br>그저 카메라를 통해 사회와 인간의 모습을 담아<br> 조용하게 응시를 함으로써 지나온 과거의 역사와 현재를 되짚고<br> 인간대 인간의 거울을 비춰서 문제를 바라보게 하려고 합니다.<br>(그러한 방법론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br> 지나온 사회가 남긴 상처를 아물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br><br>유독 고요한 풍경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br> 실제 인도네시아의 풍경이기도 하겠지만<br> 이러한 침묵을 깨기 위한 것이겠죠.<br><br>그리고 너무나 역설적이게도 풍경과 화면들은<br>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br><br>또한, 눈먼 그들의 시력(시선)을 교정하려는<br>'아디'씨의 용기있는 시도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br>(감독이 피해자분을 왜 '안경사'로 선정했는지<br> 생각해보면 단순한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br><br><br><br>연달아 나온 이 문제적 다큐멘터리인<br>'액트 오브 킬링'과 '침묵의 시선'은<br> 앞으로 오랫동안 회자되고 거론되는<br> 걸작 다큐멘터리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br><br>그리고, 이 영화 하나로 가져오는 강한 울림과 파장은<br>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br>가까운 예인 우리나라도 이러한 역사를 거쳐왔고<br>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으니까요.<br><br>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라는 말은<br> 망각하려는 자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할 것입니다.<br><br>왜냐하면 역사는 현재와 과거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기도 하니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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