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2010년 대학을 졸업하고 </div> <div> </div> <div>취업준비를 핑계로 백수생활을 하던 내게</div> <div> </div> <div>친한 누나한테 연락이 왔다.</div> <div> </div> <div>누나는 pc방 매니저를 하고있었는데, 야간알바가 계속 그만둔다고 한두달만 야간알바를 부탁해왔다.</div> <div> </div> <div>예전에 해본 경험으로써는</div> <div> </div> <div>야간에 컴퓨터도 맘대로 사용 가능하고 pc도 요금도 그닥 좋은편이 아니어서 손님이 없어 꿀빠는 곳 이었기에</div> <div> </div> <div>알바가 왜 그만두는지 이해를 못 했고 용돈도 필요했기에 당장 나간다했다.</div> <div> </div> <div>전에 일할때는 벽이 하얀색이었는데</div> <div> </div> <div>사장이 pc방 개선한답시고 벽을 붉은색인가 분홍색페인트로 온통 다 칠해놔서</div> <div> </div> <div>공포영화를 좋아하고 겁 없다고 생각하던 나도 밤에 사람이 없을 땐 조금 무서웠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pc방이 지하라 그런지 낡은 건물이라 그런지 pc방내에서 귀뚜라미들이 울었다.</div> <div> </div> <div>인기척이 없어야 울었고 그나마도 pc소리에 묻혔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들은건 매니저누나와 나 그리고 몇몇 손님들 뿐이었다.</div> <div> </div> <div>인테리어 바꾸기전에 귀뚜라미나 어떻게 하는게 좋겠다는 우스개 소리를 누나와 하며 알바를 시작했다 </div> <div> </div> <div>일한지 한달쯤 되었을까</div> <div> </div> <div>나는 당시 아이온 이란 게임에 빠져있었는데</div> <div> </div> <div>사람없는날엔 카운터 앞 금연실 pc에서 전세낸 것 처럼 에어컨도 밑으로하여 나한테 맞춰놓고 </div> <div> </div> <div>노래도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게하고 담배도 피며 게임에 열중하곤했다.</div> <div> </div> <div>그날도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div> <div> </div> <div>평소하던 것 처럼 세팅을 맞춰놓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게임을 하고 있는데</div> <div> </div> <div>스피커가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div> <div> </div> <div>전원이라던가 연결이라던가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스피커 문제로 생각하고 바꿔야겠단 생각은 했지만</div> <div> </div> <div>마침 인던을 돌고 있던터라 시간을 많이 지체 할 수 없어 있다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게임에 열중하고있었다.</div> <div> </div> <div>"딸랑"</div> <div> </div> <div>출입문에 달려있는 종이 소리를 냈다.</div> <div> </div> <div>나는 어서오시라는 인사를 하며 일어나서 앞을 바라봤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div> <div> </div> <div>에어컨 바람에 흔들렸거나 내가 잘 못 들었겠지란 생각을 하며</div> <div> </div> <div>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div> <div> </div> <div>적막했다.</div> <div> </div> <div>적막하게 게임을 하고있으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에어컨 바람은 나를향해 밑으로 해놔서 바람이 갈리가 없었고 가더라도 종 이 울릴 정도는 아니었다.</div> <div> </div> <div>그렇다고 내가 잘 못 들은것 도 아니었다.</div> <div> </div> <div>애써 잘 못 들었다고 생각하며 게임을 하다보니 뭔가가 이상했다.</div> <div> </div> <div>너무 조용했다.</div> <div> </div> <div>스피커가 망가진 것 과는 다른 익숙했던 소리가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귀뚜라미가 울지 않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매일 밤 울어재끼면서 내가 청소하러 흡연실에 들어갈 때 쯤에야 조용해지는 귀뚜라미가 울지 않았다.</div> <div> </div> <div>마치 누군가가 들어왔다는 듯이.</div> <div> </div> <div>온몸에 소름이 돋았다.</div> <div> </div> <div>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빨간 벽에 빨간조명도 소름끼쳤다.</div> <div> </div> <div>나는 카운터로 넘어가 cctv를 확인하였다.</div> <div> </div> <div>pc방엔 cctv가 4개가 있었는데</div> <div> </div> <div>한개는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과 출입문을 비추고있었고 나머지는 금연실과 흡연실을 비추고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먼저 계단쪽 cctv를 돌려보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얼마나 뒤로 돌렸을까</div> <div> </div> <div>사람이 거꾸로 올라가고있었다.</div> <div> </div> <div>아니 내가 뒤로돌리고있었으니 사람이 내려오고있었다.</div> <div> </div> <div>그런데 피시방엔 아무도 오지 않았고</div> <div> </div> <div>그사람은 다시 올라가지 않았다.</div> <div> </div> <div>피시방 문 앞에 서있는 건가 싶어서 문을 바라봤지만 유리문 너머에는 아무 것 도 없었다.</div> <div> </div> <div>귀뚜라미는 아직도 울지 않았다.</div> <div> </div> <div>흡연실에 들어갈 용기는 없었기에 이번엔 흡연실 cctv를 볼려보려고 하는 찰나</div> <div> </div> <div>카운터말고 내가 게임에 사용하던 pc의 전원이꺼졌다.</div> <div> </div> <div>부끄럽지만 나는 피시방입구까지 뛰어올라가 손님이 올 때 까지 담배를 피며 앞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div> <div> </div> <div>손님은 6시~7시쯤 에 두명이 왔고 같이 따라내려갔다</div> <div> </div> <div>피시방에 들어가니 귀뚜라미가 울고 있었다.</div> <div> </div> <div>나는 그날 알바를 그만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