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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57504
    작성자 : 전기수
    추천 : 1
    조회수 : 234
    IP : 115.86.***.16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08/12 00:31:37
    http://todayhumor.com/?military_57504 모바일
    열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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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3
    저녁 집합이 길었다
    말년까지 나서서 뭐라고 하였으나 그들의 말은 언제나 낮았고
    내 자리까지 내려오는데 늘 시간과 단계가 필요했다
    정자세를 취하고 앞만 바라보는 지루한 시간이였다
    건너편 관물대에 삐져나온 옷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길어진 말년의 말들이 끝나질 않는다
    초조하다 어서 정리해야 하는데
    점호청소까지 얼마남지 않았는데 화장실도 다녀와야 하는데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그보다 먼저 걸레를 빨아놨는지...
    오늘은 저녁 먹기 전에 시간이 너무 없었다
    갑자기 언성을 키우며
    우리는 모두 다 한 솥 밥 먹는 식구라고 말년이 말했다
    목공창고가 생각났다
    어둠 속을 채우던 신음소리도 생각났다
    베어나오던 침 사이에 묻어 난 핏내음도 생각났다
    창고 끝 쪽에 놓인 빠루도 생각났다
    허벅지에 느끼지던 빠루의 차가움도 생각났다
    빠루질하던 철거 작업도 생각났다
    해머로 칠 때마다 시원시레 부숴져 나가는 낡은 담벼락도 생각났다
    담벼락 밑에 짓이겨진 한일병도 생각났다
    고무처럼 휘어진 다리와 모든 고통을 다 삼킨 눈빛도 생각났다
    그 생각에 생각이 미친듯이 넘실대다 암구호를 생각했다
    오늘밤 불침번을 생각했다
    오늘 작업장에서 굴렀다는 두호의 절둑대는 뒷모습을 생각했다
    뺨이 부어오른 채 밥을 먹던 인구의 숟가락질도 생각했다
    천천히 말을 끝마치며 말년은 이게 다같이 살자고 하는 짓이라 했다
    조직이란게 다 그런거라고도 했다
    우리 중대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고도 했다
    그렇게 말을 마치며 나는 생각을 마쳤다
    세면가방을 놓고 부어오른 머리에 찬물을 쏟으며서 나는 오늘 밤에 외울 군가와 병기통과 화기 조립 순서와 그리고 사람 이름과 군번을 생각했다
    이 모든게 지랄맞다는 생각도 했다
    지랄에 지랄을 맞아서 이름을 써놓은 속옷 위에 양말 위에 미친 듯이 비누칠을 하고 미친 듯이 비벼 빨다가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내 이름을 꽉 비틀어 짰다
    물이 흘러내렸다…
    …이...이  씨발 그래 내 이름이 씨발이다
    씨발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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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12 00:37:54  118.36.***.161  바륵  458664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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