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글 아닙니다. 혹시 저와 같이 피해를 입는 분들이 생기실까봐 글 올립니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뒤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길래 뒤를 쳐다보니, 어떤 마른 중년 아저씨가 절 부르며
헐레벌떡 뛰어오더군요.
그리고서는 대뜸 물어보는 말이 영등포역이나 서울역으로 가려면
어느 방향으로 가야되는지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어느 방향이었던가? 생각하고 있던 차에 그 아저씨가 걸어서
가야될 것 같다며 운을 띄우더군요. 그래서 왜 걸어가시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잠깐 택시를 탔다가 내린 사이에 지갑하고 카드를 놓고 내렸다고 하더군요.
분실신고는 하셨냐고 물어보았더니 분실신고는 해서 카드 정지시켜놓았다고 하고,
그러면서 자기가 부산사는 사람인데 서울로 출장왔다가 실수로 놓고 내렸다고 하더군요.
말투도 부산사투리를 쓰는 것 같고, 비교적 말쑥한 차림인데 피곤한 얼굴인 듯 보여서
정말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간곡히 애원하는 말투로 부산에 다시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 서울역까지
어떻게 가야하나 막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불쌍한 말투로 정말 죄송한
부탁인데 부산역까지 갈 수 있도록 차비 도움 좀 달라고 요청을 하더라구요.
행색도 말쑥해보이고, 얼굴도 나빠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조금만 도움을 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혀 강요하는거 아니라고 능청스럽게 연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부산역까지 가는 차비를 뽑아서 드렸습니다.
그리고 연락처를 받고, 명함 하나만 달라고 해서 줬지요.
그리고 자기는 돈 떼먹는 사람 아니니 내일 10시 반까지 꼭 연락드리겠다고 정말
고마운듯한 표정과 몸짓을 취하더라구요.
그래서 좋은 일 한다고 치고 오늘 아침이면 연락이 오겠지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이 다 되도록 연락이 없는걸 보고, 혹시나 싶어 그 사람이 가르쳐준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번 연락해보니 안 받더군요.
아뿔싸... 인터넷으로 '부산 사기'라고 검색해보았습니다.
부산간다고 하고 돈 떼먹는 사기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좀 더 찾아보니 그 사람 얼굴이 나온 동영상까지 있더라구요.
당했구나...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래도 몇 만원으로 퉁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와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까페를 가보니 많게는 수십만원 피해본 사람들도 있더군요.
2007년 이후로 성행하고 있는 사기수법의 일종인 것 같았습니다.
오유인 여러분들도 혹시 모르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부산 사기꾼들의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1.겉보기에는 되게 말쑥하고, 나쁘지 않아 보이는 인상착의를 하고 있다.
2.갑자기 나를 부르며 역이 어딘지 길을 물어본다.(이건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 이후에 갑자기 자신(사기꾼)의 개인 이야기가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3.급하게 부산(이건 장소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먼거리입니다.)을 내려가야 한다며
혹시 차비 도움 좀 주실 수 없을까 간곡히 요청한다.
4.강요하는 건 아니고, 조금만 도움 좀 주셨으면 좋겠다며 호의를 유도한다.
5.돈 찾기 쉬운 곳(편의점, 현금지급기) 근처에 있다가 돈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6.자신(사기꾼)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주며, 내일 몇 시 몇 분까지 꼭 갚겠다고 말한다.
7.마지막으로 다시 역을 물어본다.
8.연기력이 할리우드 배우 뺨친다.
9.착해보이는 사람을 골라잡는다.
저에게 돈을 뜯어간 그 Dog Baby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인규
051-807-7299
010-8061-5390
이 것뿐만 아니라 가명과 가짜 전화번호를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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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 사람 얼굴이 찍힌 동영상이구요. 제가 어제 봤을 때에는 오른쪽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갤럭시탭을 들고 있었습니다.
http://cafe.naver.com/lawlaw112/1 이건 해당 사기꾼들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모임 까페입니다.
직접 당하고 보니까 레퍼토리가 완벽하게 짜여져 있는 것 같더군요.
오유인 여러분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호의를 빌미로 사기치는 Dog Baby들은 싹 사라졌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