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시게에는 처음 글을 올려봅니다.</div> <div>청와대 게시판에 '당신이 대통령이어서는 않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논란의 글인데 개인적으로 제법 마음에 와 닿아 </div> <div>타자연습 겸 옮겨 놓고 두고두고 읽으려고 했는데, 청와대 게시판이 마비되었고 글이 삭제되었다길래 혹여나 궁금해하시는 분 </div> <div>있으실까 하고 나누고자 올립니다. </div> <div><br /></div> <div>--------------------------------------------------------------------------------------</div> <div><br /></div> <div>숱한 사회 운동을 지지했으나 솔직히, 대통령을 비판해본적은 거의 없다.</div> <div><br /></div> <div>그러나 처음으로 이번만큼은 분명히 그 잘못을 요목 조목 따져 묻겠다.</div> <div>지금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어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를.</div> <div><br /></div> <div><br /></div> <div>대통령이란 직책, 어려운 거 안다.아무나 대통령 하라 그러면 쉽게 못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div> <div><br /></div> <div>쉬이 비판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 물러나라 라는 구호는 너무 쉽고, 공허하기</div> <div><br /></div> <div>도 했기 때문이다.</div> <div>그리고 정부가 아무리 무능해도 시민들이 정신만 차리면 그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div> <div><br /></div> <div>때문이다.</div> <div><br /></div> <div>하지만 이번에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임무를 수행해야할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첫째,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div> <div><br /></div> <div>대통령이 구조방법 고민 할 필요 없다.</div> <div>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div> <div><br /></div> <div>수 있게 해주고, 밑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아래 사람들끼리 </div> <div><br /></div> <div>서로 조율이 안 되고 우왕좌왕한다면 무엇보다 무슨 수를 쓰든 이에 질서를 부여하는 책임을 해</div> <div><br /></div> <div>야 한다.</div> <div>안행부 책임 하에서 잘못을 했다면 안행부가 책임지면 된다. 해수부가 잘못했으면 해수부가 책</div> <div><br /></div> <div>임지면 된다. 그런데 각 행정부처, 군, 경이 모여있는 상황에서 가 책임소관을 따지지 못하고 </div> <div><br /></div> <div>우왕좌왕했다면, 그건 리더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거다. 나는 군 최고 통수권자이자 모든 행</div> <div><br /></div> <div>정부를 통솔할 권한이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딱 한명밖에 모른다. 대통령이다.</div> <div><br /></div> <div>대통령이 했어야 할 일은 현장에 달려가 상처 받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고 그런 일이 아</div> <div><br /></div> <div>니다. 그런 건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일이다.</div> <div>'구조 왜 못하냐, 최선을 다해 구조해라'그런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다.'잘 못하면 책임자 엄벌</div> <div><br /></div> <div>에 처한다' 그런 호통은 누구나 칠 수 있다. 대통령이 할 일은 그게 아니다.</div> <div>'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왜 쇼핑을 못 한답니까?' 그런 말 하라고 있는 자리 아니다.</div> <div>공인인증서 폐기하라고, 현장에 씨씨티비 설치하라고, 그러라고 있는 자리 아니다.</div> <div>일반인들이 하지 못하는 막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대통령에 책임이 있</div> <div><br /></div> <div>는 거다. 대통령? 세세한 거 할 필요 없다. 대통령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div> <div><br /></div> <div>일이 안 되는 핵심 문제를 파악하도 해결점을 찾는 일, 뭐가 필요하냐 묻는 일. 그냥 해도 될 </div> <div><br /></div> <div>일과 최선을 다할 일을 구분하고 최선을 다 해도 안 되면 포기할 일과 안 돼도 되게 해야 할 일</div> <div><br /></div> <div>을 구분해주고, 최우선 의제를 설정하고 밑의 사람들이 다른데 에너지를 쏟지 않을 수 있도록 </div> <div><br /></div> <div>자유롭게 해주는 일, 비용 걱정 하지 않도록 제반 책임을 맡아 주는 일.</div> <div>영화 현장의 스탭들은 감독이나 피디의 분명한 요청만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안 돼는 일</div> <div><br /></div> <div>도 되게 한다.. 단, 조건이 있다. 어려운 일을 되게 하려면 당연히 비용이 오버 된다. 이 오버</div> <div><br /></div> <div>된 제반 비용에 대한 책임. 그것만 누군가 책임을 져 주면, 스탭들은, 한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리더라면 어떤 어려운 일이</div> <div>'안 돼도 되게 하려면'</div> <div>밑의 사람들이 비용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는 것쯤은 안다.</div> <div>그것이 구조 작업이던 뭐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면 무조건 돈이 든다. 엄청난 돈</div> <div><br /></div> <div>이.</div> <div>만약 사람들이 비용 때문에 망설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면'</div> <div>그건 대통령이 정말로 누군가의 말단 직원인 적도 없었고 비용 때문에 고민해 본적도 없다는 얘</div> <div><br /></div> <div>기다.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도 다 아는 사실이다.</div> <div>만약 리더가 너 이거 죽을 각오로 해라. 해내지 못하면 엄벌에 처하겠다 라고 협박만 하고 비용</div> <div><br /></div> <div>도 책임져주지도 않고, 안 될 경우 자신은 책임을 피한다면,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div> <div>사람을 구하는데 돈이 문제냐 하지만, 실제 그행동자가 되면 달라진다. 유속의 흐름을 늦추게 </div> <div><br /></div> <div>유조선을 데려온다?하고 싶어도 일개 관리자가 그 비용을 책임질 수 있을까? 그러나 누군가 그</div> <div><br /></div> <div>런 문제들을 책입져주면 달라진다.</div> <div>"비용 문제는 추후에 생각한다. 만약 정 비용이 많이 발생하면 내가 책임진다."</div> <div>그건 어떤 민간인도 관리자도 국무총리도 쉬이 할 수 없는 일이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힘 없는 시민들조차 죄책감을 느꼈다. 할 수 있었으나 하지 못한 일, 그리고 전혀 남 일인 것 </div> <div><br /></div> <div>같은 사람들조차 작게나마 뭘 할 수 있었을지를 고민했다.</div> <div><br /></div> <div>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고 이끌 수 있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직접 시정할 수 있었던, </div> <div><br /></div> <div>해외 원조 요청을 하건 인력을 모으건 해양관련 재벌 회장들에게 뭐든 요청하건, 일반인들은 할 </div> <div><br /></div> <div>수 없는, 그 많은 걸 할 수 있었던 대통령은 구조를 위해 무슨 일을 고민했는가?</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둘째,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정부는 필요 없다.</div> <div><br /></div> <div>대통령은 분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div> <div>그러나 왜 지휘자들은 '구조에 최선을 다하지'안았을까?</div> <div>그것이 한 두 번의 명령으로 될까?</div> <div><br /></div> <div>날씨 좋던 첫째날 가이드라인 세 개밖에 설치를 못했다면, 이러면 애들 다 죽는다. 절대 못 구</div> <div><br /></div> <div>한다 판단하고 밤새 과감히 방법을 바꾸는걸 고민하는 사람이 이 리더 밑에서 왜 한사람도 없었</div> <div><br /></div> <div>는가? 목숨걸고 물 속에서 작업했던 잠수사들, 직접 뛰어든 말단 해경들 외에, 이 지휘부에는 </div> <div><br /></div> <div>왜 구조에 그토록 적극적인 사람이 없었는가?</div> <div><br /></div> <div>밑의 사람들은 평소에 리더가 가진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다. 급한 상황에서는 평소에 리더가 원</div> <div><br /></div> <div>하던 성향에 따라 행동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평소 리더가 어떨 때 칭찬했고 어떨 때 호통쳤으</div> <div><br /></div> <div>며, 어떨 때 심기가 불편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div> <div><br /></div> <div>만약에 리더가 평소에 사람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사람이라면</div> <div>밑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던 말 하지 않아도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동한다.</div> <div><br /></div> <div>쌍용차 사태의 희생자들이 분향소를 차렸을 때</div> <div>박근혜에게 충성하겠다 한 중구청장은 그들을 싹 쫓아냈고</div> <div>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죽어가도 아무도 그걸, 긴급하게 여긴 적이 없고</div> <div>모두 살기보다 일부만 사는 게 효율에서 좋고.</div> <div>자살자가 늘어나도 복지는 포퓰리즘일 뿐이고.</div> <div>세 모녀의 죽음을 부른 제도를 폐지하는 데에 아직도 대통령이 이끄는 당은 그토록 망설인다.</div> <div>죽음을 겪는 사람들을 '징징대는' 정도로 취급하고</div> <div>죽겠다 함께 살자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뿌렸다.</div> <div>이곳에서는 한번도 사람이, 사람의 생명이 우선이었던 적은 없었다.</div> <div>아직도 이들에겐 사람이 죽는 것보다 중요한 게 많고, 대의가 더 많다.</div> <div>'사람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이 시스템의 암묵적 의제였다.</div> <div><br /></div> <div>평소의 시스템의 방향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던 상황에서</div> <div>이럴 때 대통령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라고 지시를 하면,</div> <div>밑의 사람들은 대통령이</div> <div>진심으로 아이들의 생명을 걱정되어서 그런 지시를 내린 건지</div> <div>'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줘라 라는 뜻인지,</div> <div>정부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구조를 하라는 건지,</div> <div>여론이 나빠지지 않게 잘 구조를 하라는 얘긴지,</div> <div>헷갈리게 된다.</div> <div>대책본부실에서 누가 장관에게 전했다.</div> <div>"대통령께서 심히 염려하고 계십니다"</div> <div>그러면 이 말이 '아이들의 안위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염려하고 있다는'건지</div> <div>'민심이 많이 나빠지고 있어 자리가 위태로워질 걸 염려한다는'건지</div> <div>밑의 사람들은 헷갈린다.</div> <div><br /></div> <div>대신 지시가 없어도 척척 움직인 건</div> <div>구조 활동을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div> <div>재빨리 대통령이 아이를 위로하는 장면을 세팅한 사람들</div> <div>대통령은 잘했다 다른 사람들이 문제다 라고 사설을 쓸 줄 알았던 사람들.</div> <div>재빨리 불리한 소식들을 유언비어라 통제할 줄 알았던 사람들.</div> <div>구조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애를 쓴 사람들.</div> <div>선장과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사람들과</div> <div>순식간에 부르자마자 행진을 가로막고 쫙 깔린 진압 경찰들이다.</div> <div><br /></div> <div>이것은 이들의 평소 메뉴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div> <div><br /></div> <div>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움직였을 뿐이다.</div> <div>그리고, 거기에 에너지를 쏟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div> <div><br /></div> <div>내가 선거 때 박근혜를 뽑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히 있다.</div> <div>그가 친일파라서도 보수당이어서도 독재자의 딸이어서도 아니었다.</div> <div>그녀가 남일당 사태 때 보여준 반응, 자신의 부친 때문에 8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div> <div><br /></div> <div>거기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안타까움도 갖지 않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div> <div>사람의 생명에 대해 그토록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div> <div>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된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이다.</div> <div><br /></div> <div>리더의 잘못은 여기에 있다.</div> <div>밑의 사람들에게</div> <div>평소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이 아니라는</div> <div>잘못된 의제를 설정한 책임.</div> <div><br /></div> <div><br /></div> <div>셋째,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div> <div>대통령이란 자리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막대한 권한과 비싼 월급, </div> <div><br /></div> <div>고급 식사와 자가 비행기와 경호원과 그 모든 대우는 그것이 [책임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이다.</div> <div>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조직에선 어떤 일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div> <div>리더가 책임지지 않는 곳에서 누가 어떻게 책임지는 법을 알겠는가?</div> <div><br /></div> <div>자신이 해야할 일을</div> <div>일일히 알려줘야 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div> <div>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div> <div>결정적으로,</div> <div>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덧붙임.</div> <div>세월호 선장들과 선원들이 갖고 있다던 종교의 특징은</div> <div>단 한 번의 회개로 이미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div> <div>'아무리 잘못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 한다.</div> <div>이거,</div> <div>굉장히 위험한 거다.</div> <div><br /></div> <div>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는 대통령, 이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div> <div>사람에 대해 아파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은 더더욱 필요 없다.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div> <div><br /></div> <div>여기까지입니다. 읽으면서 계속 리멤버 타이탄의 구절이 생각나더군요..</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Attitude reflects leadership....</span></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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