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뭐 아직 진행중이라고도 볼 수 있고<br> 인생이란게 끝나봐야 아는거지만<br> 그래도 아이구 고소하다 한적 있어서<br> 사이다게에 써봄.<br><br> 10년도 더 된 이야기임<br> 때는 바야흐로 참여정부 1년인 2003년<br> 필자가 고3이었음<br> 고3초기 담임교사는 나름 공부 좀 한다는<br> 학생들의 어머니들을 소집함<br> 쉽게 말해 내신+모의고사 성적 10등이내학생의<br> 어머니 10명 소집<br> 아들이 고3인데 어느 부모가 안 가겠음<br> 그리하야 부끄럽지만 우리 어머니께서도<br> 소환령을 받으셨고(엣헴엣헴) <br> 담임교사와의 식사자리를 가지게 되었음<br> (여기서부터는 당시 모임에 가셨던<br> 어머니의 기억을 토대로 재구성됨)<br><br>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앞장서서 나서는 사람과<br> 나대는 사람이 있기 마련...<br> 그 역할을 우리반 2등녀석의 어머님이 맡으셨음<br> 그 분의 주도로 학부모간 친분을 다지고 있던중<br> 슬슬 게임이 시작됨.<br> 2등의 어머님께서 누가 1등의 어머님이시냐고 선질문!<br> 'OO이 어머님이 누구세요?'...<br> 당시 1등과 2등의 모의고사 성적이 <br> 10점이상 차이가 났었는데<br> 사실 등수만 반에서 한등수 차이지 전국적으로 <br> 몇백에서 심하면 몇천등수 차이임<br> 하지만 뭔가 같은 고민, 동질감이 있다는 듯<br> 2등녀석의 어머님은 그렇게 <br> 1등인 친구의 어머님과만 대화했다고 함<br> 거기다 1등인 친구의 어머니는<br> 당시 정통부 공무원이셨으니 오죽...<br> 그러다 담임교사가 와서 각자 누구누구 어머니라고<br> 소개를 하고 식사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 등을<br> 얘기하며 가장 중요한 돈 이야기를 했다고 함<br> 뭐 직접적인 촌지는 아니고 학급 운영하는데<br>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도움을 주시라나 뭐라나...<br> (이래서 내가 선생님이라고 안 하고 교사라고 하는거<br> 참고로 내가 다닌 학교는 공립임)<br>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br> 상담과 담소가 오가던중<br> 2등 녀석의 어머님이 뜬금없이 아들 디스를 시작함<br> 우리 아들은 키가작아서 걱정이라고...<br> 그러면서도 공부 잘하니 그래도 괜찮다고<br> 그걸로 위안 삼는다는 식으로 얘기함<br> 그러면서 1등인 친구 어머님께 공부도 잘 하고<br> 운동도 잘 한다고 얘기 들었다고 부럽다고 함<br> 그러다 갑자기 뜬금포로 우리 엄마한테<br> 아들 키가 몇이냐고 물어봄<br> 당시 나의 키는 183이었고 지금은 좀 더 자라<br> 185정도인데(두번째 엣헴엣헴)<br> 우리 엄마는 겸손하게 '80조금 넘습니다'라고 하심<br> 그러자 옆에 있던 3등이었던 친구 어머님한테도<br> 아들 키가 몇이냐고 물어봄<br> 근데 당시에 3등인 친구가 내 기억에 나보다 더 컸음<br> 그렇게 키로 2연패를 당하자<br> '그래도 공부 못하는데 키라도 커서 다행'을 시전<br> 옆에서 듣던 담임교사가 <br> 이 분들이 각각 우리반 3등, 4등 어머니라고 얘기함<br> (아 내 등수가 들통났다... )<br>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1등이 2등이랑 10점대차이였고<br> 2등 3등 4등은 거짓말 보태서 한두문제 차이(흠흠...)<br> 나중에 우리 엄마 교육공무원인것도 알게되자<br> 본인도 대학을 나왔는데 여차저차 시전<br><br> 아무튼 그날 이후 엄마가 너가 진짜 공부 못했으면<br> 눈물날뻔했다며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심<br> 근데 사실 고3내내 모의고사에서<br> 내가 그 2등인 녀석 이겨본적이 없음<br> 아마 고등학교 3년 내내 통틀어서도 없을거임<br> (같은 반 된적이 고3때 말고는 없어서...)<br> 그런데!<br> 대망의 수능날이었음<br> 정말 대망했음<br> 다들 기본으로 모의고사보다 2~30점씩 떨어짐<br> 그나마 선방한 상위권이 10점정도...<br> 하지만! 나는, 아니 나만 운 좋게 10점 오름ㅋ<br> (운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정말 고3때 열심히 했음<br> 물론 고3때 누가 열심히 하지 않겠냐만은...)<br> 그렇게 어영부영 나는 전교권에 이름을 올림ㅋ<br> 당연히 2등인 녀석은 내 밑ㅋ<br> 그렇게 수능 이후 학부모 상담에서<br> 엄마는 2등 녀석 어머니를 보며 그냥 웃어주셨다고 함<br><br> 후기<br> 2등인 녀석은 재수를 결심하고 <br> 재수 후 고대 법대로 진학<br> 나는 돌연 뜬금없이 의대를 가겠습니다를 시전<br> 이과로 전과하여 삼수끝에 처참히 실패<br> 간신히(라고 겸손하게 쓰고 사실 포풍하향지원) <br> 서울에 있는 4년제 종합대학의 공대에 진학<br> 그 녀석은 사시 준비하다 실패 후<br> 로스쿨 입학 현재 결혼 및 군인<br> 나는...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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