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봤을때는 새터였어

누나의 그 노랑머리, 신기했었지. 

우리 과에 여신이라고 나는 혼자 칭송했어

친해지지는 못했지, 내가 2학년 됐을때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됐는데, 그 이후로도 쭈욱 누나를 좋아해왔었어

누나가 남자문제로 항상 나에게 상담할때, 나는 항상 위로해주면서 괜찮다고, 진심 아닌 위로를 계속 전해줬었지

그러다 누나가 헤어졌어, 난 기회라고 생각했지

발렌타인 데이에 데이트도 하고, 누나는 나에게 카드도 써주고 초콜릿도 주고

'이 누나도 나에게 마음이 있구나' 싶어서 그날 고백했는데

누나의 당황스러워하는 기색... 아직도 잊지 못하겠더라 ㅋㅋㅋㅋ

그런데 확실한 거절? 이 아닌것 같아서 나는 그 후에도 계속 누나한테 연락하고 친하게 지냈지

누나가 술마시면 술자리로 데리러 가서 집에 바래다 주고

길가다가 누나 생각나서 귤 한봉지 사다가 주고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전화오면 나도 설레고

날 애칭으로 불러줬을때도 굉장히 행복했고

그렇게 계속 지내다가 내가 나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싶어서 단둘이 영화보러 가자고 했어

근데 누나는 갑자기 정색을 하더니 이건 아닌것 같다고 하면서, 계속 이럴거면 우린 친구로도 못 지낸다고

솔직히 화났어...화나고 당황스럽고. 누나는 나를 잃기 싫어하는 마음에 내 고백을 완강히 거절못했었지만, 그게 오히려 내게는 독이됐었지

내가 화를 내니깐, 왜 이렇게 애처럼 구냐고, 그래서 내가 너를 애처럼 밖에 안보지 않냐고 말했지.

그래서 나도 누나를 잃을거라는 생각에 나도 누나를 깨끗히 잊겠다고, 이젠 전형 이성의 감정이 안 생긴다고 말을 했지

그렇게 몇개월이 지난후 누나를 잊으려고 되게 노력많이 했어. 소개팅, 미팅 다 나가보고

시간이 흐르고, 누나를 이성으로서 점점 잊어가는것 같았는데, 누나가 부쩍 아는 형이랑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 가슴에는 목 막힌듯한 답답함이 에워쌌어

그 날 깨달았지, 난 누나를 잊지 못했다.....절대로 죽어도 잊지 못할것이다

그래서 난 조심스레 누나한테 물어봤어: "누나 XX형이랑 사귀어?"

누나는 되게 어이없고 당황하다는 듯이 절레절레 했는데, 그게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뿜게 했는지 몰라 ㅋㅋㅋ

하지만 내가 몇달 동안 다시 친해진 다음에 고백을 하려고 했었는데, 누나가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랑 잘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지.

누나의 프사가 꽃 사진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그날 혼자 분노와 절망에 빠져서 울었던게 아직도 기억나

그 후에는 깔끔히 잊으려고 노력했어. 그렇지만 누나는 나랑 계속 친하게 지내려했는데, 내가 거기서 거절할 수는 없었지. 

가끔 나에게 남친 상담도 하고, 나도 마음에도 없는 여자얘기를 해줬지

마음 한구석으로는 바랬어...남친이랑 헤어져라... 그래야 다시 내가 위로를 해주면서 우리는 친해질 수 있다.. 기댈 구석을 만들수 있다

참 쓰레기 같은 생각이지... 남의 이별을 기도하다니

지금은 비록 우리 둘다 졸업했지만, 아직도 나는 "만약에..."라는 생각을 가지고있어

누나는 내 첫사랑을 뛰어넘은 대학시절 사랑이었어

누나와의 깊은 대화, 내가 뭐라해도 웃어주는 그 미소, 머리부터 발끝까지 누나는 내 이상형이야

누나가 그분과 결혼을 한다면, 나는 절대로 진심어린 축하를 못해줄거야

누나가 청첩장을 내게 주면 나는 누나가 안보는 자리에서 그 청첩장을 찢어버릴거야

그리고 그날에는 소주에 눈물 한방울 안주삼아 죽도록 취할거야

그리고 그 술 한잔을 삼아 누나를 완전히 지우겠지

누나의 웨딩드레스, 그걸 입고 다른 남자 옆에 서있는다는 모습을 보면 아마 내 가슴은 칼로 찔려서 도려낸 느낌일거야

아직은 모르잖아? 우리의미래?  

혹시..혹시 나중에 누나가 그분과 헤어지고 내게로 오게된다면

나는 누나를 평생 사랑해줄거야.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건 기쁨과 감동의 눈물밖에 없게 할거야

누나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는 날인지 아니면 나에게로 오는 날인지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 날이 올때까지는 누나를 마음속으로 사랑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