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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4학년...
벌써 20여년전 일이네요.
전 은평구 녹번국민학교 졸업생입니다.
그 시절 이야기에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삼삼오오...
장미동산 지나 구기터널 옆 계곡에서 가재잡고 수영하고,
지금은 물이 많이 말랐지만,
그때는 물도 많고 놀기도 참 좋은 곳이였어요.
동네 사람 말고는 거의 사람도 없었구요.
등산로이긴 하지만 지하철역, 버스정류장과도 멀었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은 등산로 였습니다.
어느 휴일날 친구들과 비봉까지 올라가기로 하고,
비봉까지 오르는중, 마지막 비봉 올라가지 전에 밤골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밤나무가 많은 곳이지요.
등산로가 있으면 오른쪽으로 동그랗고 조금 넓게 있는곳인데...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곳은 아니에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비봉 정상인데다가,
밤나무 잎사귀 가지 때문인지 습기도 좀 있고, 벌레도 많고.. 그런곳이라,
사람들이 잘 안가는곳이에요.
여하튼, 친구들과 신나게 올라가던 중에, 밤골에 도착할때쯤..
점점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한 여름이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한인것 같습니다.
친구 네명이였는데, 네명다 춥다고 느꼈으니까요.
그렇게 밤골을 지나자 다시 더워졌구요.
완전 무섭다며 비봉에 올라가서 쉬고 있는데...
소방헬기가 날아오더군요.
누가 다친줄 알았습니다.
근처 어르신들도 모여드는데 밑에 밤골쪽이더라구요.
친구들하고 다시 내려가봤습니다.
119 아저씨들이 못들어오게 막고...
헬기가 머리위에서 투타타타타타타타타...
한 여자가 밤골 끝에서 목을 메어 자살했다고 합니다.
들것에 실려 나오는 물체를 보니 아까 느꼈던 오싹함이 또 느껴졌습니다.
그 시체가 실려가고 발견자 아줌마랑 아저씨랑 얘기하고 하산하면서 들은 얘기로는
죽은지 꽤 오래 되었고, 발견도 늦었는데,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는것이였습니다.
밤골이 꽤 선선한 곳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저희들은 그 여자가 분명이 억울해서 그랬다.. 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런저런 판타지 소설을 써 내려갔었죠.
그 여자의 얼굴을 본건 아니지만, 그 오싹한 느낌은 3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잊을수가 없네요.
이제는 친구들끼리의 술안주꺼리지만,
저희는 그날이후 아직까지 비봉에 올라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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