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지자들 중에 문-안-박 연대를 거절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근데 묻고 싶습니다.
저거 말고 이번 총선 이길 가능성이 있나요?
어제 썰전에 여당이 180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그게 이준석의 주장처럼 비노, 반노 세력이 만들었든,
아니면 어떤 짜라시든지 간에,
중요한 건 여당이 지금 압승할 분위기라는 겁니다.
오유 분위기만 놓고 보면 총선 대승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조금만 세상을 바라보면 야당이 승리할 거라는 예상은 어디에도 없잖아요.
제 예상도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필패입니다. 역대 이렇게 암울했던 총선은 없을 거 같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애초에 저는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이 분위기로는요.
(벌써부터 질 생각하냐는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무턱대고 이길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에서 꼴등하는 아이를 중간권으로 올릴 생각 해야지, 무턱대고 서울대 갈 수 있으니 논술부터 하자고 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문대표가 영도에 나가서 김무성이랑 붙는 게 그나마 대안이라고 생각했죠.
총선은 이미 진 시점에서,
상대 대선 후보 집으로 걸어들어가서, 그나마 꺾어버려야 대선을 이길 가능성이 있거든요.
마침 문대표는 국민 지지도 받는 시점이었고,
김무성은 사위 마약사건이 터졌으니까요.
총선지면 대표직 사퇴하겠다고 하셨는데,
그나마 그런 타이틀이라도 있어야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주장한 건 문-안-박 나아가 야권 대통합입니다.
친노의 핵심인 문대표와, 반노, 비노의 상징인 안철수
그리고 둘 사이에 떨어진 사람들의 대표인 박원순씨를 일단 묶은 다음에,
나아가 진보정당과 예전처럼 연계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봤습니다.
근데 대부분 오유 유저분들은 안철수만 물러가면 될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구요.
안철수가 물러가면 비노, 반노를 끌어안을 상징이 없어집니다.
박지원이나 김한길과 묶겠습니까? 그럼 문대표 사이즈가 뚝 떨어지죠.
게다가 그들은 의원도 많습니다. 공천권 많이 가져가서 총선 망쳐놓을 겁니다.
반면 안철수는 공천 줄 의원도 몇 없어요.
그렇다고 그들을 안 묶고, 문대표 혼자 개인기로 총선을 이길 수 있을까요?
절대 불가능하죠.
그들이 있어도 힘들고, 없으면 불가능하며, 그들이 없어지지도 않고 괴롭힐 것이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합니다.
결국 안철수랑 엮어야 총선 승리가 그나마 가능합니다.
근데 엮으려면 우리 입장만 생각하면 안되죠.
안철수 지지자들 입장도 있고, 무엇보다 안철수 입장도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다 희생하라는 말이나,
대의를 위해서 니가 더 희생하라는 말은,
강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문대표 제안에 안철수가 거절한 이유요?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지금 당장 승낙해서 얻을 게 없어요.
총선승리하면 문대표의 영광이 훨씬 클 것이고,
패배하면 안철수랑 공동 책임을 질 것이며,
공천권을 행사할 의원도 부족하고, 제안을 넙죽 받기에 자존심도 상하겠죠.
결국 어제 이철희 소장 말대로 핑퐁하듯이 제안을 주고 받으며,
문-안-박 연대를 만드는 게 서로 좋고, 민주당에도 좋으며, 국민에게도 좋은
유일한 방법입니다.
송곳에서 그랬죠.
싫은 사람이 있다고 밥상 안 차릴 거냐고.
문대표는 그런 심정일 겁니다. 안철수는 자기 나름대로 그 심정일 거구요.
따라서 안철수가 싫어도 저는 이 방법밖에는 안 떠오릅니다.
혹시 다른 문대표 지지자들은 대안이 있으십니까?
그동안 안철수를 냉정하게 까자고 했던 이유는 이거 하나입니다.
우리편의 잘못은 지적해도, 격을 낮춰서 우리가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메이커로 쓰던, 옆에 두고 연대를 하던, 격이 있어야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만약 문대표 지지자들 중에,
안철수를 배제하면서 문-안-박보다 더 이길 확률이 높은,
현실성 있는 제안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그 방법을 매번 주장하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으로 방법은 문-안-박 뿐입니다.
그게 아니면 총선과 대선은 지고, 유시민 작가님 말처럼 새누리 시대가 올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