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안철수는,
스타성과 인지도는 남아있는 정치인,
개인적 비리는 없지만 대통령이 되기에는 부족한 정치인입니다.
따라서 야당 대통령후보의 페이스 메이커,
혹은 야당의 정치인 정도의 급이라고 생각해요.
안철수에 대해 오유에서 처음 반대한 것도 저고,
가장 격렬히 반대했던 것도 접니다.
단일화 시기 늦출 때부터 문제가 생길거라고 봤고,
처음 노원병 출마도 제가 가장 극렬하게 비판했습니다.
근데 그 때 찬성하시던 분들은 다 어디갔나요?
저는 맹목적인 것을 싫어합니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해야하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해야 문제가 안 생깁니다.
맹목적이게 되면 우리가 조롱하는 박지지자들과 다를 게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문대표 혁신안에 반대하던 안철수는 욕먹어 싼 행동이었습니다.
대의보다 개인의 의욕이 넘어갔기 때문에 꼴불견으로 보였죠.
그래서 아무 글도 안썼습니다.
이미 오유에 글이 많으니 제가 따로 글을 쓸 필요도 없죠.
반면 이번 노원병 재출마 하겠다는 글은 사실상 개인의 의욕과 대의가 상충하지 않습니다.
안철수가 굳이 자기 지역을 내비두고 고향으로, 또는 험지로 가야하는 당위성이 없거든요.
근데 무능하다고 욕하면서, 책임감이 없다고 또 욕하는 건
이거야말로 논리적 모순입니다.
안철수는 적이고, 무능하지만, 힘든 일을 맡아주기를 바라는 건 참으로 모순이라는 거죠.
기대를 하는 사람이라면 험지에 가서 승리해주길 바랄수도 있습니다만,
여기에 그런 분들 없잖아요?
안철수가 험지에서 떨어지면 더 좋아하실 분들이, 안철수가 그렇게 안했다고 뭐라하는 건 이해가 안됩니다.
이명박과 비교하는 분들이 많던데, 안철수가 개인비리가 있습니까?
박근혜와 비교하는 분들도 많던데, 안철수가 독재를 할까요?
잘못한 것만, 잘못된 만큼 깠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희 묘소 참배도 안철수는 심하게 욕먹고, 문대표는 왜 안 먹습니까?
이유요? 사실 둘 다 큰 잘못아닙니다.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그걸 무시합니까?
더러워도 하는 거죠.
안철수가 원했는지, 문대표처럼 더러워도 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굳이 그걸 가지고 깔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몇몇 사람들의 문제는 편하고 싶은 거죠.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한 명의 우월한 정치인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적인 거죠.
그럼 참 편합니다. 나는 그 한 명만 따르면 되니까요.
그러나 그 사람이 나빴을 경우에는 어떻게 됩니까?
그리고 그렇게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선택에서 제외하게 되면,
과연 총선이나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대안이 없지 않나요?
안철수도 똑같이 그 한 명이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선이었죠.
저는 그 당시 선이라는 점에 반대한 게 아닙니다. 무조건적이다에 반대했죠.
역으로 이제는 무조건적인 악이네요.
저는 이번에도 악이라는 점에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무조건적이다라는 맹목적인 면에 반대하는 거죠.
까지 않을 일을 가지고, 안철수를 깐다고 애국이 되지는 않습니다.
진정한 애국은 시민이 옳은 일, 그른 일을 하나하나 구분하고
미운 놈이라도 옳은 일을 하면 칭찬해주고, 이쁜 정치인이라도 그른 일을 하면 까주면 됩니다.
그게 현대 민주시민의 가장 올바른 정치참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