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적으로 이번 무도 식스맨 특집을 볼 때,
웃기기보다는 굉장히 숨이 막히더라구요.
각 후보들이 보이지 않게 철저히 준비하고, 알게 모르게 어필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어떤 기준에 의해서 무도 멤버들을 분류해 보고 싶더라구요.
제가 보기에 무도 같은 성공적인 프로그램에 들어갈 때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첫째는 온건파. 그러니까 이미 성공하고 있는 무도 멤버속에 큰 무리없이 들어가는 경우죠.
길이나 전진 모두 여기에 해당됩니다. 길의 경우는 초반에 오히려 뭘 하려다가 욕을 먹었죠.
온건파의 장점은 무도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 그러니까 무도의 재미가 보장될 거라는 점이죠.
온건파의 경우는 케미스트리를 강조하고 중시합니다.
무도내에서 얼마나 잘 어우러질지를 보여주고 싶은 거죠.
둘째로는 급진파가 있겠네요. 아주 색다른 멤버가 들어가서 무도의 틀을 뒤바꾸어 놓는 경우가 될 겁니다.
무도의 경우 초창기 6인이 정해지고 나서, 틀이 잡힌 체 급속히 성장했기에 아직 케이스는 없습니다.
장점은 당연히 새로운 무도가 될 거라는 거겠네요.
급진파의 경우는 멤버들간의 호흡보다는 자기 어필을 중시하는 경우가 당연히 많겠죠.
자기를 통해 무도를 바꾸고 싶은 거니까요.
무도의 특징상 급진파가 유리해보이지만, 사실 무도 같은 상징적인 프로그램은 온건파가 유리합니다.
급진파의 경우 급진파의 팬과, 안티가 생겨서 프로그램에는 이슈를 불러일으키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욕을 많이 먹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죠.
반면 온건파는 욕이 최소화되기에 사실 만약 제가 무도에 후보였다면 당연히 온건파로 들어갈 겁니다.
대부분의 후보들도 그걸 알고 있었죠.
물론 당연히 급진파도 반대급부는 있습니다.
급진파는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새로운 무도를 지지하는 팬들은 몇 안되는 급진파에 표가 몰리기 때문이죠.
어쨌든 각기 후보들의 성향과 전략을 적어볼까 합니다.
1. 황광희
개인적으로 가장 전략이 아쉬운 후보인데요.
스펀지와 겹치기 때문에 스스로도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선택한 포지션은 자기를 밝히기 보다는 무도 속에 스며드는 온건파였습니다만,
광희는 마땅한 케미를 이룰 멤버가 사실 없었죠.
그렇다고 아이돌 신분에 급진적으로 뭔가를 보여줄 수도 없고,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버틴 느낌입니다.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도 단점은 그대로 노출된 체, 장점은 최시원에게 다 묻혀버렸죠.
2. 강균성
상당히 현명한 전략을 택했는데요. 강균성이 무도에서 얻은 타이틀은 돌아이입니다.
이번 식스맨은 사실 그녀석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건데요.
그녀석의 예전 별명이 무엇이었는지 다들 아시죠? 바로 돌아이입니다.
강균성은 그녀석과 매우 근접하게, 그러면서 다른 방식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녀석 역시 초기에 하하가 오기 전까지는 케미스트리는 전무했고, 오직 자신의 개인기만으로(속사포 수다+돌아이짓) 무도에 살아남았죠.
하하가 죽마고우로 왔어도 사실 하하와의 케미는 많이 없었습니다. 유재석교 할 때도 숟가락만 얹은 형태였구요.
강균성도 역시 케미보다 급진적으로 자신을 나타내는데 치중했습니다.
어차피 무도 멤버들을 잘 모르니 케미는 힘들거라는 걸 안 거죠.
그러면서도 무도 멤버들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강균성은 안티를 많이 얻지도 않고, 자신을 어필한 아주 훌륭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최시원
황광희와 다르게 잃을 것도 없고, 무도의 포멧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줬습니다.
강균성과 더불어 매우 훌륭한 판단이었죠.
최시원은 무도에서 떨어져도 호감형이 될 거고, 다른 예능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돌을 질색하시는 분도 최시원은 아이돌이어서 싫지, 재밌었다고들 하셨으니까요.
게다가 자기만의 트렌드도 만들었고, 무도 멤버들과 케미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점수를 주고 싶네요.
최고의 전략이었습니다.
4. 서장훈
서장훈은 매우 온건한, 그러니까 자신을 보여주는 대신에 나는 무도와 잘 어울린다는 점을 강조했죠.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멤버들과 어울렸습니다.
서장훈은 이미 여러 편에서 멤버들과 친하고, 무도에 잘 어울린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굳이 잘 하지도 못하는 자기 어필을 할 필요는 없었겠죠.
그러면서 자기에게 쏠렸던 비난 여론, 그러니까 안한다고 했으면서 나온 이유를 적절히 해명했습니다.
무도에 많이 출연하면서 얻은 점도 많겠지만, 은근슬쩍 들어오려고 한다는 비난여론도 많았는데
가장 큰 짐이었던 입장번복을 잘 해결하면서, 장점들은 그대로 안고 간 셈이니
서장훈 역시 선방한 거 같네요.
5. 홍진경
남장이 정말 신의 한수였죠.
남장을 통해 여자라서 안된다는 여론을 잠재웠고,
오히려 내가 여자라서 새로운 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습니다.
게다가 웃음까지 얻었으니 정말 일석삼조였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정준하 뒤에 가고 싶다는 말로 케미를 쌓고 싶다고 각인시켰습니다.
아쉬운 점은 자기 트렌드는 없었다는 것이 아쉽긴 하네요.
홍진경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확실한 무언가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6. 장동민
역시 장동민은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더군요.
박명수와의 호통은 정말 재밌었습니다만, 그걸 케미라고 볼수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계속 그렇게 나가면 박명수는 진짜 쭈구리가 되고 색깔을 잃을 겁니다.
건방진 어린뚱보였던 정형돈이, 정준하에게 뚱보를 빼앗기고, 하하에게 건방진꼬마를 빼앗긴것처럼요.
따라서 장동민은 케미를 보여준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겁니다.
내가 당장은 예전의 전성기 박명수처럼 웃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케미를 만들면 된다.
이런 거죠.
한마디로 대놓고 급진적입니다.
따라서 장동민은 많은 팬과 안티를 얻었죠.
장동민이 아마 무도 식스맨의 가장 뜨거운 감자일 겁니다.
떨어뜨려도 말이 많고, 뽑혀도 말이 많을 거 같네요.
무도에서도 장동민의 롤은 그거였겠죠.
장동민은 원래부터 케미보다는 능력으로 자신을 보여준 사람이니까요.
장동민이 과연 무도에서 케미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지금도 웃긴데 케미를 만들면 대체 어디까지 될까 하는 기대도 되네요.
7. 전현무
황광희와 더불어 가장 아쉬운 사람입니다.
몸개그는 뛰어났고, 기본적으로 능력이 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전현무도 케미보다는 장동민처럼 능력을 보여줘야했습니다.
이미지상 케미를 잘 만들어내는 타입도 아니구요.
근데 저는 개인적으로 실패라고 봅니다.
무도에서만큼은 전현무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명언 하나 빼고는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무도에 잘 어울릴 거라는 확신도 주지 못했습니다.
8. 유병재
매우 현명했죠. 장동민이 급진이라면 유병재야말로 제대로 온건이었습니다.
몸개그에서 이미 무한도전급으로 보여줬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을 겁니다.
이미 우리는 그가 무도스럽다는 걸 알고 있죠. snl이나 커뮤니티에서요.
그렇기에 더 이상 뭘 보여줄 필요가 없고, 굳이 뭘 하기보다 구경온 것처럼 가만히 있는 게 좋습니다.
유병재도 꽤나 쎈 캐릭터입니다.
강균성이나 최시원이 무난해 보여서 자신을 약간이라도 어필해야 했다면(그래야 급진파 무도팬들이 좋아하니까요)
반대로 유병재는 자신을 죽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야 무도가 변하지 않길 바라는 팬들이 좋아할 테니까요.
장동민과는 완전 반대의 선택인 거죠.
이미 센 캐릭터에서 자신을 더 어필한 장동민과,
독특한 캐릭터임을 알기에 대놓고 구경만 하면서 자신을 숨긴 유병재.
유병재의 경우는 안티가 적고, 무도에 떨어져도 잃을 게 많이 없습니다.
오히려 예능인으로서 첫무대에서 떨어진 게 무도라면 득이 되겠죠.
따라서 굳이 무리하지 않는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