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떤 분이 글을 쓰셨었죠. <div>뻔한 캐릭터들의 뻔한 이야기라고요.</div> <div>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머리가 엄청 좋은 형사와, 일선에서 감각적으로 일하는 형사.</div> <div>그리고 그들을 서포터하는 여성 컴퓨터 전문가.</div> <div>어떻게 보면 진짜 뻔한 구성이라고 생각해요.</div> <div>좋게 말하자면 사실 김강우, 박희순이라는 흥행카드를 쓰는데,</div> <div>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죠. 이미 성공이 담보된 캐릭터를 쓰는 게 흥행에 도움이 될 테니까요.</div> <div><br></div> <div>어쨌든 1화만 보고는 뻔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div> <div>2화부터는 정말 반전의 연속이더군요.</div> <div>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영화보다 퀄리티가 뛰어났고,</div> <div>무엇보다 하나의 주제의식을 관철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정의가 화두인 주인공 제임스와,</div> <div>법의 테두리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오대영.</div> <div>(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오대영의 딜레마는 법을 지키는 불의가 옳은가 아니면 법을 어기는 정의가 옳은가라고 생각합니다.)</div> <div>정말 대단한 게 10개의 에피소드가 이 모든 딜레마를 조금씩 관철하고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오대영의 경우는 처음에는 법에 매여있습니다(물론 편법은 좋아함),</div> <div>그래서 제임스를 경계하죠. </div> <div>3회에서는 범인을 그냥 보내준 제임스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div> <div>5회에서는 더욱 강력히 제임스와 날을 세웁니다.</div> <div>7회에서는 악당을 향해 총을 쏘는 제임스를 방해하죠.</div> <div>그리고 나서 깨닫습니다. 과연 정의가 무엇인가 하고요.</div> <div>그러다가 9회에 이르자 제임스와 오대영의 총구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div> <div>아마 시청자들 중 몇명은 거기서 오대영이 쏘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div> <div>그만큼 오대영은 이미 법의 테두리 맨 가장자리에 위치한 거죠.</div> <div>그러다가 10회에는 결국 쏘게 됩니다. 오대영에게는 불의로운 법보다는, 정의로운 위법이 옳았던 겁니다.</div> <div><br></div> <div>제임스의 경우는 1화부터 진정한 정의의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div> <div>2화에서 악당과 피해자 둘을 쏘지 않은 모습이나, 4화에서 악의 부하급 되는 사람을 일부러 풀어준 것.</div> <div>그리고 5화에서는 진실을 밝혀 법무부 장관 예정자를 낙마시켰는데,</div> <div>거꾸로 6화에서는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한 범인은 피해자임에도 진실을 감추죠. 진정한 악을 응징하기 위해서요.</div> <div>그의 초점은 처음부터 맨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div> <div>드라마에서는 제임스가 위태로워보이고, 오대영이 자신만한해보이지만,</div> <div>실제 위태로운 건 오대영이고, 제임스의 경우는 이미 목적이 뚜렷하죠. 그는 절대 흔들리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1화부터 10화까지의 에피소드가 모두 완벽한데도,</div> <div>그것들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고,</div> <div>마지막에 10화에서 그 모든 철학적일 수 있는 의문점들을 또다시 제시한다는 점에서 저는 진짜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습니다.</div> <div>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고 해야할까요? 정말 어떻게든 흠을 잡아보려고 해도 흠을 못 잡겠네요.</div> <div>굳이 흠을 잡자면, 서포터하는 분까지도 자기의 스토리가 만들어줬었는데,</div> <div>부검하는 박소현씨나, 뒤에서 그들을 모집한 김규철씨의 스토리가 너무 빈약한 게 아쉬웠습니다.</div> <div>어쩌면 시즌2를 염두에 두고 그랬을 수도 있으니, 흠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겠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