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책에서는 스타니스가 가장 좋았습니다. <div>어찌되었든 너무 이상적이지도 않고, 신념이 있었거든요.</div> <div><br></div> <div>사실 왕좌의 게임이 그렇게 뛰어난 작품은 아닙니다.</div> <div>자극적이고, 이슈몰이도 잘 하지만, 문체도 별로고, 그렇다고 정말 치열한 머리싸움이 있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div> <div>그렇게 쓸 수도 없죠. 워낙 등장인물이 많아서, 그렇게 쓰면 아마도 독자들이 과부하가 걸릴 겁니다.</div> <div><br></div> <div>제 생각에 왕겜이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캐릭터성이죠.</div> <div>캐릭터 하나하나마다 신념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 각자의 선택에 책임을 집니다.</div> <div>책에서는 별볼일 없는 롭 스타크의 경우 복수와 가문의 재건, 그리고 사랑 사이에서 갈등합니다.</div> <div>반대로 어머니 캐틀린은 무조건 복수고, 아버지는 친구이자 왕인 바라테온에 대한 충성과 의리가 캐릭터성이었죠.</div> <div>이밖에도 다들 각자의 신념이 있습니다. </div> <div>그리고 각자 독특한 자신만의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이 캐릭터성을 결코 해치지 않죠.</div> <div><br></div> <div>제가 스타니스를 좋아했던 건 스타니스도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죠.</div> <div>인기는 없지만 나라를 위해 애쓰고, 자기 이익보다는 나라의 큰 일을 처리하러 떠납니다.</div> <div>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정하죠. 다보스 같은 부하한테도 그렇고, 자기 자신에게도 그렇습니다.</div> <div>근데 딸을 태운 건 도대체 스타니스 답지가 않습니다.</div> <div>만약 책의 스타니스였다면 차라리 자신을 태웠겠죠.</div> <div>그 힘든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한다는 게 스타니스 답지가 않습니다.</div> <div>그전 시즌에서도 스타니스는 붉은 여자의 초능력을 봤음에도,</div> <div>그 여자를 전적으로 믿지 않습니다. 항상 다보스를 통해 자신이 균형을 가지게 하죠.</div> <div>그리고 붉은 여자를 신뢰하는 이유도 초능력이라는 추상적인 것보다는,</div> <div>모든 사람들이 그 여자를 믿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현실적이죠.</div> <div><br></div> <div>그런데 이번 화에서는 그냥 어떻게든 권력에 기생하는 찌질이로 캐릭터성이 변했습니다.</div> <div>사람들이 납득못하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하네요.</div> <div>만약 진짜 딸을 죽여야 하는 어떤 이유가 있었다면,</div> <div>그러니까 애초에 드라마에서는 죽일거면 </div> <div>안 좋은 소문이 퍼졌다거나, 딸이 실수로 병을 옮긴 걸로 모함을 받았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딸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면</div> <div>그래서 공정하기 위해 딸을 태웠다면 스타니스가 찌질이가 되진 않았을 겁니다.</div> <div>근데 캐릭터성이 우장창 파괴되었네요.</div> <div><br></div> <div>롭 스타크나 오베린 마르텔이 죽었을 때도 참 안타까웠지만, 그들은 자기 캐릭터를 지키며 죽었죠.</div> <div>근데 스타니스는 자기 캐릭터를 잃어버린 체 살았습니다.</div> <div>죽는 것만 못하네요.</div> <div>9화를 항상 자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건 알겠지만, 너무 뜬금 없고, 이해도 가지 않았으며, 캐릭터 하나가 찌질이가 됐습니다.</div> <div>이제 다보스랑 딸 캐미 못 보는 건 둘째치고, 스타니스랑 다보스간의 신뢰까지 어그러뜨려졌는데,</div> <div>도대체 드라마 작가진들은 딸을 죽여 무엇을 얻으려고 그랬는지 의문입니다.</div> <div>잃은 것은 산더미 같은데, 얻은 건 충격적인 어그로가 다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