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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16939
    작성자 : 조냐
    추천 : 2
    조회수 : 321
    IP : 121.135.***.8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10/29 19:45:35
    http://todayhumor.com/?readers_16939 모바일
    [단편] 교차로 길 가로수에서
    나는 그 아저씨를 교차로 왼편 길에 있는 가로수에서 발견했습니다.  <div>처음에는 발견이라기보다, 무관심이었습니다. 그대로 지나갔었죠.</div> <div><br></div> <div>나는 매일 아침, 등교하려면 그 길을 지나가야 했습니다.</div> <div>언제나 한산한 시각에 나는 아저씨 앞을 지나갔습니다. </div> <div><br></div> <div>두번째 만남. 나는 그때도 무심코 지나가려 했습니다.</div> <div>아저씨의 눈이 반짝 빛나는 것 같았지만, 내 알바는 아니었으니.</div> <div>그래서 지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세번째 만남, 그때에 비로소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습니다.</div> <div>나는 기분이 나빠 서둘러 지나갔습니다.</div> <div><br></div> <div>네번째 만남. 그날도 짜증내며 지나갔습니다.</div> <div>그런데 그곳엔 아저씨가 있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던것이 과신이었을까요,</div> <div>분명히 있던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div> <div><br></div> <div>아저씨는 그 길을 지나가도 이제 보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그길에서 만난 아저씨를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별거아닌 만남이었습니다. </div> <div>자연스레 그 길을 바삐 지나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아저씨는 있었습니다. 자리를 옮겼더군요.</div> <div>특별히 사고를 당해서 죽었다거나 다친게 아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아저씨는 저를 힐끔 보더니, 그다음날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div> <div>그다음날, 그 아저씨는 내게 돈을 건넸습니다.</div> <div>나는 지저분한 손으로 내미는 천원이 더러워 그손을 쳐내고 도망쳤습니다. </div> <div><br></div> <div>나는 도망갔던 날 이후로 그 길을 피해다녔습니다. </div> <div><br></div> <div>세달 후, 나는 아저씨가 그 길에서 다른 자리로 옮겼으리라 짐작했습니다.</div> <div>그래서 이제 그쪽으로 지나다녀도 괜찮겠지 싶었습니다.</div> <div>그 길이 지름길이어서, 그 길을 다니지 않으면 돌아가야 했습니다. 교차로가 있는 동네를 빙 돌아서.</div> <div><br></div> <div>그러나, 여지없이 아저씨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난 일부러 걸음을 독촉했습니다.</div> <div><br></div> <div>다른 사람들에게 그 아저씨 얘기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다들 내가 예민한거라며 웃었습니다.</div> <div>돈 이야길 꺼내자 미친 사람이니 경찰서에 신고해라. </div> <div>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신고하고 경위를 경찰에게 설명하는 것, 귀찮기도 하고 왠지모르게 경찰이라고 하면</div> <div>숨어야 할것 같은. 죄지은 것도 없는데. </div> <div><br></div> <div>아저씨는 이번에도 뭔가를 떨리는 손으로 내밀었습니다. 글이 적혀 있고, 구겨진 종이였습니다.</div> <div>손이 저번보다 더럽지 않았습니다. 손날에 굳은살이 있었고 손도 거칠었습니다. </div> <div>나는 그 손에서 종이를 받아들고 호주머니에 쑤셔넣고는 냅다 뛰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종이를 받은 날로부터, 아저씨는 포장되어있는 먹을것을 내게 내밀기 시작했습니다.</div> <div>아저씨는 내가 자신의 더러운 차림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어느새 옷도 깨끗하게 갈아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한뒤에</div> <div>그 자리에 늘 앉아있었습니다. </div> <div><br></div> <div>매일매일, 그 길을 거쳐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아저씨는 나날이 말끔해진 인상으로, 매일 아침 항상 그자리에. 한번도 내게 손을 대려한적도 없고, 그저 하는 일이라곤 </div> <div>내게 먹을것을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내가 처음으로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을 때, 아저씨는 울었습니다. </div> <div>펑펑 쏟아지는 눈물에 나는 옆에 앉아서 아저씨가 그칠때까지 기다렸습니다. </div> <div>이른 아침이라 학교에 늦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div> <div>처음으로 폐쇄공포증이 있는게 싫지 않았습니다. </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저씨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div> <div>내 앞에서 운 것이 창피해서 그러나보다 했습니다. </div> <div>나는 사람이 없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아침이라 공기도 신선하고, 밝았기 때문에 무서움은 느껴본적 없습니다.</div> <div><br></div> <div>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습니다. 내가 가면 소리가 이어지고, 내가 멈추면 그도 멈추었습니다.</div> <div>나는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발자국 소리는 더이상 따라오지 않았습니다.<br></div> <div><br></div> <div>아저씨는 그로부터 또, 모습을 감추었습니다.</div> <div><br></div> <div>7년뒤, 나는 경찰이 되었습니다. 동네 파출소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div> <div>나는 첫 근무날, 아저씨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div> <div><br></div> <div>나와 정말 닮은 녀석의 벽보. 10년전, 그는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div> <div>그의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는 그를 아직도 애타게 찾고있답니다.</div> <div>그는 나와 정말 미묘하게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와 내가 분명하게 다른점이 하나 있었습니다.</div> <div>나는 7년전, 키가 나이 평균보다 작은 편이었습니다. 반올림해서 160. </div> <div>그의 키는 실종당시 170. 나보다 10cm나 훨씬 큰 키였습니다. </div> <div>내가 아무리 비율이 좋아도, 내가 그 일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는 아저씨를 다시 볼수 없었습니다.</div> <div>이윽고, 벽보를 내리라는 상부 명령이 내려왔을 때. </div> <div>그저 나를 닮은 녀석이 과거 사진에서 웃고있는 걸 보며 </div> <div>아주 잠깐 가슴께가 시큰거렸을 뿐입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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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9 22:07:21  39.7.***.44  그렇기에  348842
    [2] 2014/10/29 23:01:38  115.143.***.164  검정볼펜  54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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