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는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div><br></div> <div>내가 언제부터 마왕을 좋아했더라.</div> <div>처음 드는 기억은 2000때. 그땐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div> <div>친구들하고 노래방 가면 초딩이 멋져보이고싶다고 Here I stand for you를 부르고 그랬다.</div> <div>근데 친구들은 아무도 모르더라. 그때는 그게 무언가 니들은 모르는 보물을 아는 것 같아서</div> <div>괜히 혼자서 우월감에 젖고 그랬었던 것 같았어.</div> <div><br></div> <div>중학교때는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가 많았는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면 늘 고스를 듣곤 했었다.</span></div> <div>공부를 하려고 라디오를 듣는건지 라디오를 들으려고 안자고 공부하는 척 했던건지.</div> <div>정말 거의 맨날 고스까지 꼬박꼬박 챙겨듣고 다녔는데.</div> <div><br></div> <div>학교가면 그 때 고스 듣는 친구 나 포함 딱 세명 있었는데. 중딩들도 신해철을 알리가 없으니까.</div> <div>그러면 슥 모여서 위아더 칠드런 오브 다크니스. 위아 프랜드 오브 문앤 스타. 이러면서 낄낄댔는데.</div> <div>그래서 그 놈들이랑 전날 밤에 들은 얘기 하면서 친해지고.</div> <div><br></div> <div>사실 나 88년생이고 마왕 데뷔가 88년이니까 내가 넥스트고 뭐고 뭘 알았겠어.</div> <div>근데 그때쯤 넥스트 재결합한다고 콘서트 했었잖아.</div> <div>2003년 12월 28일 연말콘서트였지. 나 그때 그 콘서트가 너무 가고싶어서</div> <div>학교에 밴드에서 기타치던 친구 하나 꼬셔서 둘이 그 콘서트를 갔다.</div> <div>그게 내가 처음 가본 콘서트였어. 스탠딩석에서. 마왕 굽 높은거 놀리고.</div> <div>안녕 부르면서 아이돌그룹이라며 립싱크로 춤추고.</div> <div>그때 진짜 이어폰으로 듣는 락 말고 진짜 몸으로 느끼는 락이 뭔지 처음 알았는데.</div> <div><br></div> <div>공연장에서 마왕 베스트앨범 팔았잖아. 그 때 산 그 4장짜리 앨범이 내가 또 태어나서 처음 산 음악시디였어.</div> <div>공연끝나고 공연장에 붙어있던 포스터 떼가지고 도망갔는데. 그러면 안되는거였으려나.</div> <div>그게 내 방에 처음으로 붙인 포스터였고.</div> <div><br></div> <div>고스 들으면서 마왕이 나한테 가르쳐준게 진짜 많은데.</div> <div>코너중에 인디밴드들 소개해주고 곡 틀어주고 하는 특집코너들 있었잖아.</div> <div>아직도 그 드립 기억나는데 와이낫 노래 틀어줄때마다 Y자 낫을 보고 팀 이름을 지었다며</div> <div>낄낄대는 완전 아저씨 개그였는데 왜 그게 아직도 기억이 나지?</div> <div>아무튼 덕분에 인디밴드들에도 많이 관심 가지게 되고 다양한 음악 알 수 있게 해줬어 고마워 마왕.</div> <div><br></div> <div>그리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지지한다고 방송 관두고 인터넷 지지방송 하러 옮긴 적 있잖아.</div> <div>나는 그때 중딩이 정치의 ㅈ도 모르면서 마왕 라디오가 듣고싶어서 그걸 또 찾아서 들었거든.</div> <div>그렇게 마왕이 나를 또 노대통령하고 만나게 해준거야.</div> <div>진짜 알게 모르게 나한테 많은 영향을 줬어. 내가 어린 나이일 때 부터.</div> <div><br></div> <div>고딩때도 독서실에서 공부할 때는 넥스트 4집 들으면서 공부했었는데.</div> <div>나 잊고있었는데. 오늘 마왕 가고나서 노래 들으려고. 왠지 엠피쓰리로 들으면 미안해서 CD로 들으려고</div> <div>고군분투 베스트앨범 꺼내서 들으려고 보니까 나 5집 사인 앨범도 있더라?</div> <div>이거 몇장 한정으로 며칠간 팔았던 것 같은데. 참.</div> <div><br></div> <div>내가 고등학교 때 기타랑 건반을 조금 배웠는데. 피아노로 먼훗날 언젠가만 엄청 연습했거든.</div> <div>나중에 이거로 프로포즈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엄청 연습했었는데.</div> <div>언젠가 진짜 이 노래로 프로포즈 할 날이 올까?</div> <div><br></div> <div>그러고 나서는 뭐 그냥 가끔 마왕 사고치거나 앨범내거나 그럴 때 안부만 묻는 사이처럼 지냈던 것 같다.</div> <div>노래는 워낙 좋아하니까 자주 듣지만. 마왕 뭐하고 사는지. 잘 살겠거니 하고.</div> <div>가끔 생각나면 기사검색해보고 위키들어가서 근황이나 보고 그랬는데.</div> <div>맨날 기사로만 글로만 보다가. 요새 방송 여기저기 나오고 그래서 되게 반가웠는데.</div> <div>지난주부터 진짜 아침마다 마왕 이름 검색하면서 꼭 일어나길 바랐는데 너무 속상하다.</div> <div>근데 막상 눈물은 안나오네.</div> <div>솔직히 실감이 안나.</div> <div><br></div> <div>근데 노래 듣다보니 울컥울컥하네.</div> <div>지금은 불멸에관하여가 나온다.</div> <div>사라져가야한다면 사라질뿐이라고 했지만.</div> <div>마왕은 사라지지도 않을거 같아.</div> <div>이럼 오글거린다고 힛힛 거리겠지. 막 생각난다 슬프네.</div> <div><br></div> <div>그동안 콘서트고 방송이고 찾아가본적도 별로 없지만</div> <div>내일은 시간 내서 가볼까해.</div> <div>가면 눈물 날 것 같은데.</div> <div><br></div> <div>마왕 고마웠어.</div> <div>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펄펄 날길 기도할게.</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