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trong>유개차....</strong></p> <p>힘겨운 병상 생활을 하신 외조부께서 결국 머나먼 곳으로 떠나셨다.</p> <p>6.25 동란때의 공로로 국가유공자가 되신 외조부께서는 조그마한 함에 담기어 다시 조그마한 납골장에 안식처를 마련하셨다.</p> <p>호국원을 떠나오면서 문득 옛 이야기가 떠올랐다.</p> <p><br></p> <p>꼭 25년 전이었을 것이다.</p> <p>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지만) 2학년때의 여름방학 즈음인 것으로 기억한다.</p> <p>여닫이 문을 경계로 아랫방에 누워 설핏 잠이 들었던 나는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을 듣게 되었다.</p> <p>처음엔 흔한 집안 이야기와 친지들 이야기 같은 소소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런데 잠에 취해 중간중간 끊긴 대화 사이로 잠을 깨는 무서운 이야기가 </p> <p>여닫이 문 사이로 흘러들어왔다. 아마도 어린 내가 듣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무섭다고 칭얼 댈까봐 늦은 밤 이야기가 나온 것이겠지.....</p> <p><br></p> <p>이야기는 그 때로 부터에서도 한참 오래인 60~70년초로 추정된다.</p> <p>청년시절부터 철도청(당시는 국가소속이었던 관계로 기업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에 근무하셨던 외조부께서는 한국전쟁 이 후로도 계속 철도청에 근무하여 여러 역들의 역장에 취임하셨지만 외딴 산골의 벽지나 오지의 역들로만 배정을 받으셨다고 한다. 그 흔한 보선소(철도시설관리반) 직원들도 거의 전무하다 시피한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벽지역이라 당직 근무도 잦았던 만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셨지만 그것도 곧 익숙한 생활이라 할 정도로 적응이 되셨다고 한다. 어떤 역이었는지는 밝히지 않겠지만 당시 탄광지역으로 유명했던 그 역은 석탄이나 화물운송으로 인하여 <strong>객차</strong>보다 화물차가 더 많이 선로에 세워지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석탄 운반차나 목재를 실어 나르는 열차들이 많아서 한창 번화기 때에는 역의 선로에 화물차가 가득차서 <strong>발주</strong>한 물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아니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p> <p>그날도 당직근무 날이라 관사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시고 여객운행시간이 종료하고 야심한 시각으로 접어드는 역에 외조부는 혼자 계셨다고 한다. 산능선 사이를 가로지르는 철도의 역이라 인적이 없다시피 한 그 곳은 한밤중이면 <strong>괴괴</strong>하기 짝이 없으셨겠지......새벽즈음하여 늘상 하셨던 순찰을 돌기위해 역 주위를 습관적으로 둘러보시곤 흐릿한 후레쉬를 의지하여 운행이 끊긴 선로들 곳 곳을 둘러보기 시작하셨다. </p> <p>선로에 빼곡히 들어찬 새까만 석탄을 뒤집어쓴 <strong>무개차,</strong>어둠과 완전히 조화되어 공간인지 물체인지 분간하기 힘든 유개차들 사이로 자박자박 대는 자갈소리를 의지하며 선로 사이를 걷고 있으셨다고 하신다. 노반 사이를 거의 다 돌아 순찰을 거의 끝마치셨을 무렵, 외조부께서는 뒷골에 흐르는 한기를 느끼셨다고 한다. 누군가가 노려보는 혹은 응시하는 그런 느낌.... 마을과는 좀 떨어진 역에서 그것도 꼭두새벽에 선로 사이에서 누군가가 있을리라곤 도저히 여겨지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미연의 일을 방지하시고자 외조부께서는 몸을 돌려 지나온 곳으로 몸을 돌려 바라 보셨다고 했다. </p> <p><strong>바라본 그 곳에서는 한 유개차의 문 틈 사이로 창백하고 퀭한 모습의 한 남자가 얼굴만 빼꼼히 내민채로 말 없이 외조부를 응시하고 있었다 한다</strong>. 방금 전에 지나온 그 화차에는 인기척이라곤 없었는데 그 새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 싶기도 했지만</p> <p>그 시대가 시대다 보니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은 양반이고 간혹 열린 화물차에 몰래 들어가 이동을 하는 노숙자나 범법자가 많았다고 한다. 원래대로 라면 크게 호통을 치거나 꾸짖어서 내보내야 했지만 산간지역에다 초겨울이라 저 사람도 잘 곳이 없어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절도하기엔 혼자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화물만 실은 화물차들 속에서 별 수 있겠나 싶어 그냥 나즈막히 ' 이런데 계시면 안됩니다" 라고 말씀하시고 당직실에 들어가 남은 새벽을 보내셨다고 하셨다.</p> <p>이윽고 아침이 되어 교대시간이 되어 직원과 간단히 인수인계만 하고 퇴근하시려는 찰나, 새벽의 그 신원미상의 사내를 떠올리셨다. 그냥 가려니 찝찝하고 혹시라도 오늘 운송할 열차라면 골치 아프기도 해서 바로 관사로 가지 않고 선로에 있던 그 유개차로 발걸음을 옳기셨다. 밤새 생긴 서리가 붙어있는 냉장고 같은 유개차 사이를 지나 사내가 있었던 그 유개차를 보시고 외조부는 그만 등골에 식은 땀을 흘릴 수 밖에 없으셨다고 한다.</p> <p><strong>문이 반 열린 화차 사이로는 강아지 한 마리 들어갈 틈도 없이 목재가 빼곡히 쌓여 있었을 뿐이었다.</strong></p> <p><strong>-------------------------------------------------------------------------------------------------------------------</strong></p> <p><strong>-유개차[box car]</strong></p> <p class="txt">방수 포장되고 측면에 미닫이문이 있는 화물차. 기상 환경과 도난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화물을 운반한다.</p> <p class="txt"><strong>-객차 :</strong> 승객을 운반하는 차량</p> <p class="txt"><strong>-괴괴하다 :</strong>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p> <p class="txt"><strong>-무개차 :</strong> 덮개가 없이 지붕이 없고 네 측면이 판자로 둘러싸인 화차.</p> <p class="txt"><strong style="padding:0px 7px 0px 0px;color:#000000;font-size:12px;font-weight:bold;">[네이버 지식백과]</strong> </p> <p></p> <p><strong>----------------------------------------------------------------------------------------------------------------</strong></p> <p><strong>작가의 한마디: 할아버지,그 곳에서는 고통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손자도 열심히 살아볼게요.</strong></p> <div class="바탕글"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normal;"><font face="맑은 고딕" size="2">[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font></div> <div class="바탕글"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normal;"><font face="맑은 고딕" size="2">[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font></div> <p><strong><br></strong></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