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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23477
    작성자 : 손발이저릿
    추천 : 6
    조회수 : 738
    IP : 121.160.***.3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9/08 14:09:19
    http://todayhumor.com/?menbung_23477 모바일
    응급실에 누워있는 동안 있었던 작은 멘붕
    사실 배부른 소리같지만 가난이란걸 경험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가난이라는 말에 곧잘 마음아파하고 내가 성공해서 많은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생각하고

    나름 기부도 몇년간 성실히 해왔다

    하지만 가난을 직간접적으로 느껴볼 기회는 없었다

    오유에 가끔 올라오는 가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됐다고 생각하며 혼자 소리죽여 운 적은 있었어도.
     
    지난주에 배가 정말 너무 아파서 난생처음 응급실이라는데를 갔다

    링거맞고 소변검사 피검사하고 누워있는데 옆자리 할머니를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할머니는 끙끙 앓으시며 누워계셨다

    할머니는 초라했지만, 나는 그게 가난때문일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윽고 할머니의 보호자인, 할머니만큼 초라해보이시는 할아버지가 오셨다

    할아버지는 난처해보였다

    내가 엑스레이 촬영을 마치고 올때도 할아버지는 거기서 난처하게 서있었고

    할머니는 앓으며 누워계셨다

    내가 씨티촬영을 마치고 올때도, 입원수속을 밟고 올때도.

    할아버지에게는 지금 당장 MRI를 촬영할 25만원이 없었다

    할아버지는 당장 내 아내를 살려내라고 고함도 치시지않고

    계속 다 낡은 폴더형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의사가 어떡할거냐며 할아버지께 재차 물었다 

    할아버지는 지금 돈을 구하는 중인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손자뻘인 의사에게 얼굴을 못들었다

    나는 그 때 간접적으로 가난을 경험했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있는지

    내게는 건강을 위해서라면 덜컥 써버릴수도 있는 25만원이라는 돈이

    할아버지에게는 그렇게 여러군데 전화를 걸어서 빌려야하는 큰 돈이라는게...

    내가 아파서 전화를 하자 우리아버지는 돈걱정은 하지말고 푹쉬다가 오라고했다

    순간

    묘하게 가슴에서 죄책감? 미안함?이랄까...그런것이 일었다

     25만원이 없어서 꼼짝없이 앓아야되는 사람이 있다는걸

    물론 머리로는 알고있었지만 실제로 경험한적이 없어서...

    또 내가 그 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선뜻 내놓을수 있는 입장도 아니어서...

    조금더 열심히 살고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해서...

    꼭 돈때문에 치료받지도 못하는 아픈 사람들을....더 많이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 나는 입원하게되어 그 뒤 사정은 잘 모르겠다..... 
    출처 응급실에 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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