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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hil_14031
    작성자 : Δt
    추천 : 3
    조회수 : 468
    IP : 118.41.***.6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5/21 02:56:55
    http://todayhumor.com/?phil_14031 모바일
    이유는 한가지가 아니다.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769777cec9764046654fab8b1f14839ecf999e__mn113721__w736__h368__f12872__Ym201605.jpg" width="736" height="368" alt="c19bd9dc6e21bc68a53171cd41a6e96e.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당신이 어제 점심으로 먹은 것은 무엇인가? <div><br></div> <div>짜장면을 먹었다 치자. 왜 하필 짜장면인가?</div> <div><br></div> <div>짜장면을 좋아해서? 짬뽕은 매워서? 머릿속에 맨 처음 떠오른 것이 짜장면이어서? 짜장면이 제일 싸니까? </div> <div><br></div> <div>도시락을 먹었다 치자. 왜 하필 도시락인가?</div> <div><br></div> <div>직접 싸먹는 것을 좋아해서? 직접 싸는게 돈이 덜 드니까? 장소를 마음대로 선택해 먹을수 있어서?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으니까?</div> <div><br></div> <div>이유는 한가지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일 수도 있다. 당신은 짜장면을 좋아하면서 마침 제일 싸기 때문에 짜장면을 먹었을 수도 있다.</div> <div><br></div> <div>짜장면이 제일 싸기 때문에 짜장면을 먹었다고? 이유에 대한 이유도 묻기 시작하면 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div> <div><br></div> <div>당신은 돈이 없어서 제일 싼 음식을 골랐을 수도 있다. </div> <div>당신은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인간이라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제일 싼 음식을 골랐을 수도 있다.</div> <div>당신은 얼마 후 있을 큰 지출계획에 대비하기 위해 제일 싼 음식을 골랐을 수도 있다.</div> <div>당신은 근검절약을 미덕으로 생각했기에 제일 싼 음식을 주문했을 수도 있다.</div> <div><br></div> <div>당신은 이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질문을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div> <div><br></div> <div>"왜 짜장면을 시켜드세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타인이 했든, 스스로가 했든 질문을 받으면 당신은 당신의 이유를 창조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당신 스스로에게 거짓말한다.</div> <div><br></div> <div>당신이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이 머릿속에서 정리해낸 그 생각은 당신의 실제 동기와 전혀 상관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당신은 당신 자신을 당신이 창조해낸 그 동기의 틀에 쑤셔넣기도 한다.)</div> <div><br></div> <div>어린이들은 이런 종류의 창작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그래서 어린이들은 "왜 그랬어?" 와 같이 자기 내면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으면 "그냥" 이라고 얼버무리기 일쑤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사람이 죽은 사건에 대해 짜장면 취사선택을 비유하는 행위가 너무 무례할 지도 모르겠다.</div> <div><br></div> <div>그러나 정상인조차 자기 내면을 잘 모른다. </div> <div>자기 동기를 정확하게 콕 집거나,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둔 열린 서술을 할 수 있는 훈련을 한 사람은 내가 여태껏 살면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div> <div><br></div> <div>하물며 정신분열증 환자야!</div> <div><br></div> <div>왜 그 여자를 찔러 죽였느냐는 질문에 그 조현병 환자는 뭐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그 진술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div> <div><br></div> <div>왜 그녀를 찔러 죽였는가?</div> <div><br></div> <div>동물도 안다. 살상이라는 행위를 성공시키려면 상대가 나보다 약자여야 한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살인마는 피해자가 자기보다 약해서 찔러 죽였을 지도 모른다.</span></div> <div>그 살인마는 하필이면 전의 여섯명이 들어올 때는 찌르려는 용기를 갖지 못했다가 일곱번째로 입장한 그 피해자를 본 순간 결심했는 지도 모른다.</div> <div>그 살인마는 신학대학을 졸업하면서 요한계시록의 7이라는 숫자에 자기 망상을 부여했는지도 모른다.</div> <div>그 살인마는 남성으로써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이루지 못한 욕구가 응어리져 그 결과 여성에 대한 혐오를 분출하려 여성을 노렸는지도 모른다.</div> <div>그 살인마는 여성을 본 순간 짐승으로써 칼이라는 긴 물체에 자신의 성기를 투사해 일종의 정신적 강간을 저지른 것인 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신도 자신의 행위의 이유를 설명하는데 일종의 한계를 느낀다. 이유는 한가지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일 수도 있으며, 모를 수도 있다.</div> <div><br></div> <div>하물며 이 살인마는 정신분열증 환자이다.</div> <div><br></div> <div>하물여 이 살인마는 살인이라는, 엄청난 행위를 저지른 데 따른 현기증을 느낀 직후이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신도 알지 못할 하고 많은 이유들 - 내지는 이유가 될 수 있었던 수많은 다른 옵션들 - 가운데서</div> <div><br></div> <div>하필이면 당신이 고른 그 하나의 선택지가 팩트여서 이것은 혐오범죄이다 라고 단언하는 근거는 ㅡ 도대체 얼마나 용감하면 감히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건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p.s.) 당신의 그 용감함은 수많은 다른 적군들 앞에서야 비로소 터져나올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수많은 다른 옵션들이 있기 때문에 당신은 과감하게 다른 선택지들을 모조리 배제하고 "이것은 혐오범죄이다!"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div> <div><br></div> <div>그래서 당신은 여성만을 골라 수없이 연쇄살인을 저지른 ㅡ 거의 확실히 여성 혐오범죄자인 유영철 강호순 앞에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거기서는 여성 혐오범죄라는, 누가 봐도 확실한 단 하나의 선택지만 있고 다른 선택지는 없었기에 당신은 용기의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빌어먹을 멍청이들. 그래서 당신들은 수많은 이별범죄, 치정살인, 강간 등의 명백한 여성 혐오범죄에 대해서는 그토록 소극적이다가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쌩뚱맞은 범죄 현장에서 여태 받아온 모든 폭력행위를 역으로 투사했다. 추모하는 척 포스트잇 나부랭이나 붙이고 저는 우연히 살아남았습니다 운운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하루에도 몇번씩 살해위협을 당한다는 식의 선동을 - 즉 당신이 마주치는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이 모두 잠재적 살인자라고 매도하는, 또다른 폭력행위를 저지른 것이다.</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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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1 03:19:44  117.111.***.145  에버샤이닝  135870
    [2] 2016/05/21 06:34:49  180.68.***.104  묻어버린아픔  496585
    [3] 2016/05/21 11:32:59  117.111.***.65  엄마눈엔원빈  167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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