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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1318
    작성자 : 다뎀벼
    추천 : 4
    조회수 : 564
    IP : 119.71.***.19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7/03/04 12:23:45
    http://todayhumor.com/?lovestory_81318 모바일
    머리를 깍은 아버지......
    <div><font size="2">차가운 겨울공기가 온몸을 떨게 만드는 오늘입니다. <br>예전 울산의 현대중공업에 다닌 시절,<br>매일매일 출근길에 만나는 얼굴이 있었는데, <br>내가 걸어오는 방향과 반대방향에서 항상 그 시간에 멍하게 걸어오는 한 노인.. <br>머리를 빡빡 깍고서, 짧디 짧은 담배 한개피를 손가락에 끼우고서, <br>추워보이는 겉옷차림으로 내 옆을 스쳐지나는 얼굴... <br>그때 마다 나는 불쑥 불쑥 아버지의 생각을 하였답니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대학시절 경제사범으로 아버지가 감옥에 간적이 있습니다. <br>경찰의 구치소가 아닌 정식 교도소메 말이죠. <br>당뇨병의 증세가 심해지기 시작한 무렵이었는데, <br>80키로가 넘던 몸무게가 60키로 정도로 줄고, <br>제법 까뭇까뭇하던 머리의 체모도 많이 빠졌을 때였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어릴적, <br>항상 가족들에게 특유의 낙천성과 유머를 보여주시던 아버지가,<br>1년 가까이 부산의 주례구치소와 김해교도소 생활을 하였는데, <br>다른 부분은 몰라도 먹는 부분에서, <br>그 입맛 까다로우신 양반이 어떻게 그곳 생활을 용케 버텼는가 생각하면.. <br>지금도 가끔식 이상한 생각이 든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저는 대한민국의 감옥이란 곳이 그런 곳이구나 하는 것을, <br>그때에 많이 알게되었는데, <br>면회를 갈때마다 돈을 넣어야하고, 음식을 넣어야 하고, <br>내의를 넣어야 한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곤 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영어의 몸으로 꼼작달싹 할수 없게 한다는 것. <br>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통이라는 자유에의 족쇄를 채워놓고서, <br>의.식.주의 해결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대한민국..<br>(요즘은 조금 틀린가요?)</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나마 경제사범이라는 이유로, <br>약간의 격리된 죄수들과 생활을 하였던 모양인데, <br>소위 말하는 폭력관련 수감자들에겐 폭행과 가혹행위가 <br>비일비재 하다고 하더군요.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5분여 간의 면회시간이 주어지면 아무 할말이 없이 <br>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는 가족들. <br>그나마 구치소에 계실때는 매일 매일의 면회가 주어졌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 먼 길을 두어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2시간여를 가서, <br>매일 매일의 면회를 신청하시는 어머니. <br>그리고 2시간, 혹은 3시간의 면회 대기시간후에 주어지는 5분여 시간. <br>이 치졸하고 옹졸한 큰아들은 그 대기시간에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br>한달에 두어번의 면회에도 가기를 꺼려했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구멍이 숭숭 뚫린 유리창 너머로 보인 아버지를 보고서, <br>순간 목에 팥빵이라도 걸린듯. 아무 말을 못했던 처음의 면회. <br>공부 잘하고 있느냐고 물으시던 당신의 목소리에,<br>서글픔과 아픔이 묻어남을 느꼈기에, <br>더더욱 당신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었습니다. <br>어색함을 달래려 괜히 유쾌한듯 허허~ 웃으시는 모습이 못내 안쓰러워, <br>나와 작은누이는 그만 당신의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답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하루의 24시간중에 오직 가족이 찾아오는 5분을 기다리며, <br>새벽의 눈뜨임과 밤의 눈감김을 생각한다는 말을, <br>어머니에게 전해듣고서 유난히 눈물많은 큰누이는 하루종일을 울고..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렇게 재판을 기다리며 구치소 생활을 하다.. <br>어느날 면회를 갔다오신 어머니가, <br>그 조그만 얼굴에 가득담긴 수심을 숨기지 못하는데.. <br>김해 교도소로의 이감이 결정났다며.. 그말을, 그말을,<br>나에게 못해 말을 돌리는 어머니.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아무것도 모른 이 무심한 큰 아들은, <br>아~ 면회 갈곳이 조금 더 멀어졌구나. 하는 단순한 생각만 했으니... <br>후에 알고보니, 교도소로의 이감은 잦은 면회를 허용치 않는다더군요. <br>겨우 일주일에 한번, 혹은 이주일에 한번 정도.. <br>그리고 반드시 머리를 짧게 깍이우고..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스산한 11월의 계절.. <br>김해 교도소로 이감되신 아버지는, <br>얼굴 가득 담긴 걱정의 표정으로 어머니를 불렀습니다. <br>그 없는 숱의 머리카락을 바리깡으로 짧게 밀고서, <br>멋적은듯이 웃으시는 아버지. <br>머리카락이 없으니 시원하다~.. 하시는데...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오늘, 인생의 중간에 선 아들의 머리속에 자꾸만 자꾸만, <br>그때의 아버지 얼굴표정이 떠오릅니다. <br>내 머리에서 떠나가지 않는 아버지의 얼굴.. <br>박박 깍이운 새파란 머리...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차가운 아침공기에 총총 걸음으로 출근하던 내눈에 비친, <br>어떤노인의 모습.. <br>아버지와의 환영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br>........<br>........</font></div> <div><font size="2">아버지, 오래 사십시오. <br>되도록이면 오래 사십시오. <br>당뇨병과의 합병증으로 찾아든, 이 지긋지긋한 중풍을 이겨내시고, <br>되도록이면 오래 사십시오. <br>내 아들이 나의 얼굴표정을 가슴속에 묻어둘 그날까지 말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위의 글은,</div> <div><font size="2">2001년 어느 추운 겨울날 <br>아버지를 생각하며 썼던 한편의 글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우연히 뒤적거린 컴퓨터 하드의 한 폴더안에 있더군요...</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내 아들이 나의 얼굴표정을 가슴속에 묻어둘 그날까지...<br>오래 오래 사시라고 끝말을 맺었던지가 겨우 몇일전 같은데...</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당신은 남겨진 식구들에게 <br>그 무거운 병마의 몸이 짐으로 보여지기 싫었던지,<br>급히 실려간 병원에서 <br>단 6시간 만에 세상을 등졌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이 옹졸한 큰 아들에게는<br>아련히 흔들거리는 뒷모습만을 남겨둔채 말입니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아버지, <br>왜 저에겐 저를 변명할 시간을 주지 않으셨는지요...</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어느새 인생의 깊은 시간을 꽤 살은 이 아들에게,<br>꿈속에 보여진 너무나도 또렷한 아버지의 뒷모습 탓에,<br>흔들 흔들 거리며 방문을 여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탓에,<br>오늘 아침, 눈을 뜨고선..</font></div> <div><font size="2">그냥 그냥... 눈물이 납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1003"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alt="아버지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3/14885977996d01c9b4923c4f0b855001c5d3f9b0eb__mn11173__w1148__h1440__f211991__Ym201703.jpg" filesize="211991"></div><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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