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많은 사람을 떠올렸습니다.<br>전설의 고전음악 작곡가들, 영원불멸의 마에스트로들,<br>아트락의 황제들, 환상의 기타리스트들, 살아있는 우리가요의 신화적 인물들..</div> <div> </div> <div>하지만 김민기를 떠올린 순간, 이사람을 생각했습니다.<br>블라디미르 비소츠키(Vladimir Vissotsky).....<br>둔기로 머리를 맞은듯,<br>저는 이 소비에트 최초의 대중적 시인을 떠올렸습니다.</div> <div> </div> <div>어려운 말로 서두를 시작할까 합니다.</div> <div> </div> <div>"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사실주의라고 하는 예술의 사조는<br>고도로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선구자들과<br>그들이 숨쉴수 있었던 토양에서만 기능을 발휘할수 있었다.<br>또한 그것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서,<br>실제의 세계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표현들과의 대립을 통해,<br>그리고 은폐와 허위에 대한 지속적인 대항을 통해 거짓없는 진실을 지켜왔다.<br>또한 이런과정을 통해,<br>사실주의는 예술의 사실성을 지켜왔다." (1992. 킹레코드 문예부)</div> <div> </div> <div>궤변이라 할만큼 난해하고 혼란스러운 말로,<br>비소츠키의 음반 서두는 시작하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왜 이런 이야기를 꺼낼까요?<br>러시아 아니 소련, 다시말해 소비에트를 이해하지 않고서는,<br>그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파악하지 않고서는,<br>비소츠키, 그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div> <div> </div> <div>영화"백야"를 기억하실겁니다.<br>라이오넬리치의 "Say you, Say me"라는 발라드 노래가 나오는 영화였죠.<br>그것보다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br>저 믿을수없는 발레 솜씨라고 하면 더빨리 기억할까요?</div> <div> </div> <div>안드레이 누레예프의 후계자로 일찍이 주목받고,<br>소련 예술의 상징인 키에프 발레단의 얼굴로 추앙받다,<br>망명이라는 쿠데타적인 행동으로 전설이 되어버린 인물 바리시니코프..</div> <div> </div> <div>백야의 한장면,<br>"그가 무대위에서 조그마한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고,<br>누군가의 처절한, 섬뜻한, 폐부를 쥐어뜯는 듯한 음악을 들으며,<br>옛 연인 앞에서 자유로운 춤을 추고있습니다."</div> <div> </div> <div>밤바바바..밤바바바.. 1차원적인 표현으로는 나타내기 어렵군요.<br>누구나 들으면 아~ 하고 나즈막히 부르짖을 노래.<br>바로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노래였습니다.<br>야생마, 달리 뒷걸음치는 말 이라는 제목을 달고있는 노래.<br>약간의 설익은 듯한 반주와 긁는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br>소비에트 최고의 반체제 가수, 아니 시인이었던 그.</div> <div> </div> <div><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witNwvewcmg" frameborder="0"></iframe> </div> <div> </div> <div>이 위대한 소비에트 메신저의 출발은 1938년,<br>모스크바의 한 초라한 조산원에서 시작합니다.<br>그당시 소비에트는 스탈린의 광기어린 숙청이 절정이었건 시기죠.<br>트로츠키와 부카린에 맞서기 위한 스탈린의 발악정도?</div> <div> </div> <div>놀랍게도 이 위대한 아티스트의 출신은, 건축학과 기하학으로 대변되고있습니다.<br>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았겠지만 말이죠.<br>모든것이 강제적이었던 소비에트의 체제를 짐작해 볼때,<br>이 뛰어난 감수성의 아티스트가 얼마만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을지는,<br>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div> <div> </div> <div>먼 훗날 비소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br>"그것은 내가 할일이 절대로 아니었다.<br>건축과 기하학은 어떠한 형태로던지 나와 친해질수 없었다.<br>나의 유일한 꿈은 배우학교에 들어가는 것이었다."</div> <div> </div> <div>사회주의 국가에서 예술이라는 것은,<br>국가의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는 것과, 민중의 삶을 왜곡하는것.<br>이 두가지를 스테레오로 겸비한 것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서두에 언급한, 지극히 사실주의라는 것이<br>역으로 전혀 사실적이지 못한,<br>상식의 궤를 절대로 벗어날수 없는(소비에트 정치권의 입장에서 말이죠)<br>그러한 형태를 가질수 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자꾸 자꾸 중복되며 나오는 이야기라고 짜증은 내지 마십시오.<br>비소츠키를 알기 위해서는,<br>약방의 감초처럼, 다뎀벼의 전설이라는 단어사용과 함께,<br>반복해서 나오는 얘기들이니까요.</div> <div> </div> <div>1980년 영광, 고난, 명예, 핍박이라는<br>지극히 상반된 모든것을 가지고,<br>무덤으로 돌아간 블라디미르 비소츠키.</div> <div> </div> <div>그에 대한 이야기는,<br>다음 (2)편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div> <div>1999년도에 썼던글입니다.</div> <div>오늘 우연히 낡고 쾌쾌한 내 하드디스크의 옛 구석때기를 정리하다보니,</div> <div>1999년 천리안 동호회에서 미친듯이 휘갈겼던 많은 잡스런 글들이 보이더군요...</div> <div>하루에 하나씩만 올려도 한 삼년 정도는 느끈히 가능할듯한...</div> <div>...</div> <div>머나먼 남아공의 구석진 호텔방에 박혀, </div> <div>옛추억을 더듬는 생각으로 하루에 한편씩 올려볼랍니다....</div> <div> </div> <div>2016. 9. 15<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