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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6557
    작성자 : 8비트
    추천 : 2
    조회수 : 1394
    IP : 222.236.***.19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3/06 22:09:22
    http://todayhumor.com/?readers_6557 모바일
    [시] 이성복 - 세월에 대하여

    세월에 대하여

     

    - 이성복

     

    1

    석수(石手)의 삶은 돌을 깨뜨리고 채소 장수의 삶은

    하루 종일 서 있다 몬티를 닮은 내 친구는

    동시상영관(同時上映館)에서 죽치더니 또 어디로 갔는지

    세월은 갔고 세월은 갈 것이고 이천 년 되는 해

    아침 나는 손자(孫子)를 볼 것이다 그래 가야지

    천국(天國)으로 통하는 차()들은 바삐 지나가고

    가로수는 줄을 잘 맞춘다 저기, 웬 아이가

    쥐꼬리를 잡고 빙빙 돌리며 씽긋 웃는다

     

    세월이여, 얼어붙은 날들이여

    야근하고 돌아와 환한 날들을 잠자던 누이들이여

     

    2

    피로의 물줄기를 타넘다 보면 때로 이마에

    뱀딸기꽃이 피어 오르고 그건 대부분

    환영(幻影)이었고 때로는 정말 형님이 아들을 낳기도

    했다 아버지가 으흐허 웃었다 발가벗은

    나무에서 또 몇 개의 열매가 떨어졌다 때로는

    얼음 깔린 하늘 위로 붉은 말이 연탄을

    끌고 갔다 그건 대부분 환영(幻影)이었고 정말

    허리 꺾인 아이들이 철 지난 고추나무처럼

    언덕에 박혀 있기도 했다 정말 거세(去勢)

    친구들이 유행가를 부르며 사라져 갔지만

    세월은 흩날리지 않았다 세월은 신다 버린 구두

    속에서 곤한 잠을 자다 들키기도 하고

    때로는 총알 맞은 새처럼 거꾸로 떨어졌다

    아버지는 으흐허 웃고만 있었다 피로의 물줄기를

    타넘다 보면 때로 나는 높은 새집 위에서

    잠시 쉬기도 하였고 그건 대부분 환영(幻影)이었다

     

    3

    세월은 갔고 아무도 그 어둡고 깊은 노린내 나는

    구멍으로부터 돌아오지 못했다 몇 번인가 되돌아온

    편지(便紙) 해답은 언제나 질문의 잔해(殘骸)였고 친구들은

    태엽 풀린 비행기처럼 고꾸라지곤 했다 너무

    피곤해 수음(手淫)을 할 수 없을 때 어른거리던

    하얀 풀뿌리 얼어붙은 웅덩이 세월은 갔고

    매일매일 작부들은 노래 불렀다 스물 세 살,

    스물 네 살 나이가 담뱃진에 노랗게 물들 때까지

    또 나는 열 한 시만 되면 버스를 집어 탔고

     

    세월은 갔다 봉제 공장 누이들이 밥 먹는 30분 동안

    다리미는 세워졌고 어느 예식장에서나 30분마다

    신랑 신부는 바뀌어 갔다 세월은 갔다 변색한

    백일 사진 화교(華僑)들의 공동묘지 싸구려 밥집 빗물

    고인 길바닥, 나뭇잎에도 세월은 갔다 한 아이가

    세발 자전거를 타고 번잡한 찻길을 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불쌍했고 어떤 사람은 불쌍한

    사람을 보고 울었다 아무것도 그 비리고 어지러운

    숨 막히는 구멍으로부터 돌아오지 못했다

     

    4

    나는 세월이란 말만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나는 곱게 곱게 자라왔고 몇 개의 돌부리 같은

    사건(事件)들을 제외하면 아무 일도 없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 어려운 수업시대(修業時代), 욕정과 영웅심과

    부끄러움도 쉽게 풍화(風化)했다 잊어버릴 것도 없는데

    세월은 안개처럼, 취기(醉氣)처럼 올라온다

    웬     들     판         렇     게     넓     어     지    

    얼마나빨간작은꽃들이지평선끝까지아물거리는가

     

    그해

    자주 눈이 내리고

    빨리 흙탕물로 변해 갔다

    나는 밤이었다 나는 너와 함께

    기차를 타고 민둥산을 지나가고 있

    었다 이따금 기차가 멎으면 하얀 물체(物體)

    어른거렸고 또 기차는 떠났다……세월은 갔다

     

    어쩌면 이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돌아서

    출렁거리는

    어둠 속으로 빠져 들어갈 때

    너는 발을 동동 구르며

    부서지기 시작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네가 잠자는 두 평 방()이었다

    인형(人形) 몇 개가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고

    액자 속의 교회(敎會)에서는 종소리가 들리는……

    나는 너의 방()이었다

    네가 바라보는 풀밭이었다

    풀밭 옆으로 숨죽여 흐르는 냇물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문득 고개를 떨군 네

    마음 같은,

    한줌

    공기(空氣)였다)

     

    세월이라는 말이 어딘가에서 나를 발견할 때마다

    하늘이 눈더미처럼 내려앉고 전깃줄 같은 것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을 본다 남들처럼

    나도 두어 번 연애(戀愛)에 실패했고 그저 실패했을

    , 그때마다 유행가가 얼마만큼 절실한지

    알았고 노는 사람이나 놀리는 사람이나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세월은

    언제나 나보다 앞서 갔고 나는 또 몇 번씩

    그 비좁고 습기찬 문간(門間)을 지나가야 했다.

     

     

     

     


    오늘부터는 그냥 시만 올리는 것보다는 약간의 썰을 덧붙일까 합니다.

    신통치는 않겠지만요.


    오늘의 시는 이성복 시인의 세월의 대하여 입니다.

    처음 읽었던 건 고등학생 때인데, 세월에 대해 무얼 안다고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어요.

    일종의 예감 같은 거였을까요.

    세월이라는 말이 나를 발견하게 될 순간에 대한,

    그 비좁고 습기찬 문간을 언젠가는 지나게 될 거라는 예감이요.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시는 여전히 힘 있고 서늘하고, 쓸쓸하지만, 남루하진 않네요  

    8비트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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