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동동이(장녀)는 못봤어요.</span></div> <div>동생이(장남 둘째)는 지나가다가 얼핏 봤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냥 아기인 줄 알았는데, 많이 컸더라구요.</span></div> <div>그 어린게 상주랍시고 삼베를 왼팔 상박에 차고 있었어요.</div> <div><br></div> <div>영숙이 누나(부인)는 못뵈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봤어도 아무말 못했겠죠.</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실감이 안났습니다.</div> <div>장례식장 입구 로비에 카메라들이 16개쯤</div> <div>거치대에 놓인채, 정문을 겨냥하고 있었지만요.</div> <div><br></div> <div>장례식장 안을 들어가</div> <div>장례식장을 안내하는 대형 LED패널을 보는데, 마왕의 얼굴이 없더라구요.</div> <div>아, 역시 오보였구나 생각했지만, (제발 그러길 바랐지만)</div> <div>그 다음 화면에 마왕의 얼굴이,</div> <div>23호실(2층)이리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장미'때의 사진이 뜨더라구요.</span></div> <div>'가족사진컨셉'이라 말했던 그 사진이요.</div> <div><br></div> <div>그래도 실감이 안났어요.</div> <div>그래서 23호실로 갔죠.</div> <div>거기에는 마왕의 영정 사진과, 애도하는 조문객들이 있었어요.</div> <div><br></div> <div>무릎이 꺾이는 기분이었어요.</div> <div>"팬이신가요? 조문 오셨으면 줄 서서 기다려주세요"</div> <div>하는 관계자분의 말을 듣고.</div> <div>일단 1층으로 내려갔어요.</div> <div>... 돈 찾으러요.</div> <div><br></div> <div>통장 잔금을 확인하고 *원을 출금했어요.</div> <div>'미안 마왕 나 이거 밖에 못해'라고 자책하면서</div> <div><br></div> <div>돈을 넣고</div> <div>봉투에 누구라고 이름을 적을까 고민하다가.</div> <div>내 이름?</div> <div>기억도 안나는 고스시절 아이디?</div> <div>아니면 내가 아는 마왕을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의 이름?</div> <div>고민고민하다가 </div> <div>그냥 아무것도 안적었어요.</div> <div>알아달라고 온 건 아니니까</div> <div>그냥 오랜친구한테 인사하러 온거니까요</div> <div><br></div> <div>봉투를 들고 </div> <div>다시 참배객 사이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div> <div>차례가 되어서, 봉투를 건네고</div> <div>방명록은 객적어서 안적었어요.</div> <div><br></div> <div>향을 올리고</div> <div>두번 반 절을 하는데</div> <div>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div> <div>눈밑을 훔치고 서둘러 나왔죠.</div> <div><br></div> <div>밥도 거르고 올라온거라 한쪽구석에서 밥을 먹었어요.</div> <div>한쪽 구석에선, 이미 소주 2병을 마시는 청년이 있었고</div> <div>내가 앉은 뒷자석에서는, 도란도란 오래된 시절의 마왕 얘기를 나누었구요.</div> <div>'원래 장례식장이 이렇지'라며 묵묵히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었어요.</div> <div><br></div> <div>눈물을 쏟을랑 말랑 쏟을랑 말랑 하고 있는데</div> <div>신대철 형님이 식사하는 곳으로 오셨어요.</div> <div>들어오시면서 오열하셨어요.</div> <div>그 어느 누구보다도 서글피,</div> <div>그 모습을 보는데, 참고 참았던 울음이 터지려고 했어요.</div> <div>참으려, 참아보려 애썼는데, 안되더라구요.</div> <div>먹는둥 마는둥 밖으로 나갔어요.</div> <div><br></div> <div>하, 날씨는 지랄맞게 맑더라구요.</div> <div>장례식장 앞 벤치에서 하염없이 처 울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씨발. ㅈㄴ 개씨발</div> <div><br></div> <div>나이가 아깝다</div> <div><br></div> <div>남은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div> <div><br></div> <div>벌써 가냐?</div> <div><br></div> <div>서럽고 원망스럽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 언젠가 뫙은 그랬지.</div> <div>자신이 27살에 죽을줄 알았다고.</div> <div>천재들은 그 나이에 죽으니까.</div> <div>하지만 일찍 사그라 드는 것보다, 롹커로서 천수를 누리고 죽는게 더 멋있는 것 같다고.</div> <div>일흔이 되도 여든이 되도 살아 있었어야지 </div> <div>벌써 가냐</div> <div><br></div> <div>원망스럽고 원망스럽다.</div> <div>난 당신을 보내지 못하겠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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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10/29 00:45:43 175.197.***.129 압락사스
56935[2] 2014/10/29 00:48:07 59.3.***.51 하지불안증
270738[3] 2014/10/29 00:54:00 115.143.***.223 부르마
206158[4] 2014/10/29 01:42:01 14.34.***.154 쿵후보이친일
325109[5] 2014/10/29 01:50:12 121.158.***.160 허덩이
170027[6] 2014/10/29 02:42:12 210.216.***.175 썬파워레인져
561689[7] 2014/10/29 02:43:21 175.193.***.53 타쿠야
436056[8] 2014/10/29 02:44:32 124.5.***.38 반데르발스
389373[9] 2014/10/29 05:22:30 24.18.***.60 seatt
535788[10] 2014/10/29 06:48:04 49.50.***.136 유리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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